UX에 영향을 미치는 인지편향 및 원칙
사용자 경험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사용자의 결정 주기 단계에 영향을 미치는 편향 및 휴리스틱을 이해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디자인 심리학을 공부해야 해요.
사용자들이 경험을 하며 거치는 <정보 필터링 - 의미 찾기 - 주어진 시간 안에 행동 - 상호 작용의 일부를 메모리에 저장>의 과정 중, 지난 글에 이어서 [의미 찾기] 단계에서 일어나는 "고귀한 가장자리 효과"에 대해 다뤄보겠습니다.
고귀한 가장자리 효과
고귀한 가장자리 효과는 사용자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선호하는 경향을 말해요.
기업이 진정한 관심과 사회적 책임을 보여줄 때, 브랜드 충성도가 높아지고 이익이 더 많이 발생하는 경향이 있다고 합니다.
우리가 식료품을 사러 근처 마트에 가려고 하는데 차로 15분 거리에 A라는 마트가 있고 차로 5분 거리에 B라는 마트가 있다면 보통 5분 거리에 있는 B마트를 가겠죠? 그런데 A가게가 수익의 일부를 지역 보육원에 기부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면 우리는 고귀한 가장자리 효과에 의해 A마트에 갈 확률이 높아진다고 해요.
기업들이 자선 단체에 기부하거나 제품이 윤리적으로 공급된다는 경향이 더 커지는 것 등도 고귀한 가장자리 효과 때문이라고 볼 수 있어요.
"고귀한 가장자리 효과"의 일환으로 우리가 조금 더 익숙한 것은 CSR이 있어요. CSR은 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의 약자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뜻하는데요, 기업이 생산 및 영업활동을 하면서 환경경영, 윤리경영, 사회 공헌과 노동자를 비롯한 지역사회 등 사회 전체에 이익을 동시에 추구하며, 그에 따라 의사 결정 및 활동을 하는 것을 말합니다.
1. 후광 효과 Halo Effect
2. 지각된 동기 Perceived motivation
후광효과
후광효과는 어떤 사물이나 사람에 대해 평가를 할 때 그 일부의 긍정적, 부정적 특성에 주목해 전체적인 평가에 영향을 주어 대상에 대한 비객관적인 판단을 하게 되는 인간의 심리적 특성을 말해요. 그래서 후광효과는 우리가 선과 선을 연결시킨다고 주장합니다.
"선행을 통한 선행 : 기업의 사회적 책임의 자비로운 후광"논문에 의하면,
어느 날 우리가 A라는 기업의 사회적 책임 활동을 보고 좋은 일을 한다고 생각하면, 우리는 A라는 기업에 긍정적인 태도를 가지게 된다고 합니다. 그리고 이런 태도가 나중에 A기업의 제품이나 서비스를 마주쳤을 때, 긍정적인 속성을 부여하게 만들어 서비스나 품질을 더 좋게 평가하게 된다고 해요.
후광 효과를 설명하는 유명한 실험으로 "와인 시음회 실험"이 있는데요
와인 시음회에서 A그룹 참가자들한테는 해당 기업이 수익의 10%를 기부한다는 정보를 알려주었고 B그룹 참가자들한테는 아무것도 알려주지 않았어요. 그리고 두 그룹 모두 참가자들은 와인 맛을 1~9까지 평가하도록 요청받았고, 본인이 와인에 대해 얼마나 잘 알고 있는지 질문을 받았습니다. 그 결과, 기부금에 대한 정보를 들은 A그룹 참가자들은 B그룹 참가자들보다 맛에 대해 더 좋은 점수를 주었어요. 또한 이런 경향은 와인에 대해 잘 모르는 사람일수록 더 강한 경향을 보였어요.
두 그룹 모두 똑같은 와인을 마셨지만 참가자들이 알고 있던 배경 지식의 차이에 의해 맛에 대한 평가가 달라졌어요. 해당 기업의 긍정적인 특성에 주목해서 제품의 품질을 더 좋게 평가하게 된 거죠.
지각된 동기
지각된 동기는 소비자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행동을 진정성 있는 것으로 인식하는지 아니면 사익을 위한 활동으로 인식하는지의 판단에서 비롯되는 것을 말하는데요, 결국 후광 효과가 제대로 작동하려면 회사의 동기에 대한 소비자의 해석이 중요하다는 의미입니다.
똑같은 사실이더라도 어떤 출처를 통해 듣는지에 따라 소비자의 판단이 달라질 수 있어요.
예를 들어, 어떤 패션 브랜드에서 로고 티셔츠를 판매해 그 수익의 일부를 코로나 극복을 위해 고생하는 의료진들을 지원하는 데 사용한다고 가정해 볼게요.
그때, TV광고에서 수익의 일부를 기부한다는 사실을 보게 된다면 소비자는 이 활동을 마케팅 전략으로 여기는 경향이 있어 브랜드의 충성도로 이어질 가능성이 낮아요. 반면 지원을 받은 단체에서 해당 브랜드에 감사를 표현하기 위해 찍은 사진을 본다면 소비자는 이 활동을 진정한 관대함의 행위로 해석할 수 있고, 브랜드의 충성도로 이어질 가능성도 높아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우리가 브랜드의 충성도를 높이기 위해 기업의 사회적 책임과 관련된 활동을 한다면 이 활동이 소비자에게 어떻게 전달될지까지 신중하게 고려해야 해요.
배달음식 서비스로 인지도가 높은 배달의 민족은 배달음식의 인기가 높아지면서 일회용품 사용 문제의 책임을 피해 가기 어려웠어요. 배민은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천연 소재를 활용한 용기를 만들기도 하고 앱 내에서 일회용 수저, 포크 안 받기 요청사항을 추가하기도 했어요. 또한 다회용기로 음식을 받을 수 있는 서비스까지 제공하고 있다고 해요.
"착한 저 가게 돈쭐 내자!"와 비슷한 말 들어보신 적 있으실 텐데요. 2021년도에 '좋은 일을 한 가게에 가서 돈을 많이 쓰자'라고 권유하며 인증 릴레이가 SNS상에서 인기를 끌었습니다. 이런 사례도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기업을 선호하는 소비자의 경향으로 볼 수 있어요.
기업은 사회적 책임을 다하지 않는다면 다른 경쟁사들에게 충성심 있는 소비자들을 빼앗길 수 있기 때문에 경쟁사에 비해 불리해지지 않기 위해서 고귀한 가장자리 효과를 이해하고 효과적으로 활용해야 해요. 기업뿐만 아니라 소비자 입장에서도 우리가 왜 이런 결정을 내리는지 이해하고 현명한 소비를 하기 위해서 고귀한 가장자리 효과에 대해 이해할 필요가 있어요.
프로덕트 디자이너가 챙길 수 있는 사회적 책임은 다크패턴을 경계하고 윤리적인 디자인에 관심을 갖는 태도라고 볼 수 있을 것 같아요. 때로는 사용자를 기업의 목표대로 행동하게 만들기 위해 디자인 심리학까지 공부하며 노력하는 우리가 잘할 수 있는 일이기에 하지 말아야 하는 일도 있을 테니까요.
우리가 만든 긍정적인 사용자 경험이 사용자의 긍정적이 태도를 만들고 그것이 서비스에 대한 더 좋은 평가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봐요 :)
최근 회사에서 들었던 인상 깊은 말로 마무리할게요.
욕심, 부려야지. 그것 하나 때문에 사용자가 우리 서비스를 좋아하게 될지도 모르니까.
[참고 ]
https://growth.design/psychology#noble-edge-effect
https://thedecisionlab.com/biases/noble-edge-effect
https://www.coglode.com/research/noble-edge-effect
https://brunch.co.kr/@cliche-cliche/127
https://www.yna.co.kr/view/AKR2021031107270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