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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young Jul 19. 2023

 Sapa의 기억

  인도차이나 북부, 고산족 마을, 하롱베이



 언제나 그렇듯 자다 깨다를 반복하는 낯선 숙소에서의  잠자리질기게도 깔리던 습기와 빗소리....

코로나 후 처음 찾은 여름 초입의 여행지 사파(Sapa)는 인도차이나반도의 최북단 고산지대,

다양한 소수민족이 모여 사는 발아래로 수많은 구름과 안개, 비를 품고 오는 곳이다.

새벽녘 잠시 멈춘 빗소리를 틈타 발코니 문을 면 온통 안개더미에 잠긴 산등성이와 집들이 비현실적

모습으로 머물 서서히 여명을 틔우는 신비로운 아침을 게 된다.

  " Find yourself in the clouds _  Vietnam "

호텔 입구에 붙어있던 포스터의 멋진 문장을 저절로 가슴새겨가는 곳이기도 하다. 

 여행은 한 편의 짧은 드라마처럼 지나간다. 많은 것들을 남기는 것 같기도 하고 한편으론 쉽게 지워진다.

길었던 코로나의 여파로 보낸 세월만큼 무거운 가방과 공항버스를 오르내리는 것도 조금 힘들어졌다.

한편 좋은 음식 앞에 텐션이 좋아지고 가성비 좋은 마사지나 이웃들과 주변 잡기를 쇼핑하는 아시아 여행의 소소한 즐거움을 맛보게 되었달까

그러고 보면 오래전 신혼여행으로 던 발리 이후 동남아 여행은 처음이었네



 

떠나기  베트남이라는 나라에 대한 배경지식은

소설 '머나먼 쏭바강'이 그나마였다.

전쟁의 와중에 까뮈의 '이방인'을 읽는 여대생 빅뚜이, 한국군 병사와 사랑에 빠지나 덧없는 전쟁은

미국 종군기자의 도움을 받으며 패전 상황을

탈출해야 하던  폐허가 된 나라...

그때 미군들이 자주 투덜대던 아시안들의 생선 절인 소스는 사이공 같은 유명 체인 쌀국숫집들을

뉴욕 중심가를 비롯한 온 지구촌퍼트리 프랑스 명화 '인도차이나'는 숨겨진 하롱베이 해변을 세상에 소개해준다.  이제 이 나라는 프랑스와 미국을

이겨 먹은   끈질긴 저력으로 북부와 남부의

다른 자산을 충분히 활용하며 눈부시게 발전하는 아시아의 강자임을 예감시킨다.

 이번 여행은 순박한 웃음을 많이 보여준 북부의 토속적인 아름다움을 지닌 관광자원과

부지런한 사람들이다.




 너무 많이 세속화되지 기를 바랐던 시내 곳곳, 밤 내 불빛이 환하다

음식은 다채로웠고 이국적인 문양의 가성비 좋은 수공예나 어린 소녀들의 에너지 넘치는 마사지숍들이 즐비하다. 그리고 어디에나 따라다니는 전통복장의 어린 손들도 있다.


 비와 안개의 고장이던 최북단 사파에서 수도 하노이 공항으로 이동하는 데는 무려 6시간이 걸린다.

아래로 내려올수록 더위가 심해져 틈틈이 시골 장터 같은 휴게소를 들러 갈증을 해소하는데

커피 생산국답게 간단히 사 먹는 캔커피도 괜찮은 편. 덜 익어 신맛 나는 푸른 망고를 썰어 소금에

찍어먹는 현지식 체험도 재밌우리에게 서툰 한국어를 시험하며 밝게 웃는 사람들이 내가 기억하는

처절한 전쟁영화들은 제대로 지웠다.

 

 떠나기 전 찾은 하노이에서 가까운 하롱베이는 붐비는 여행사진들을 하도 많이 접해서

기대치가 없었는데 짙은 초록빛 물살과 겹겹이 벽을 이룬  은 섬들, 점점이 수놓인 유람선들의

구도가 제법 아름답다.

유명 영화의 감동은 없었지만 살아 는 해산물 재료들로 잘 차려준 식탁과 열대 과일 뷔페를 즐기던

한나절 파티는 기억으로 남을 듯...

  현지 가이드들에게 쏭바의 위치를 묻고 다녔.

그곳은 유명한 휴양지가 있는 인도차이나 남부위치한 격전지였다고...

 핑곗거리처럼 또 한 번 이 나라를 찾아도 좋을 듯 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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