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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Suyoung Sep 25. 2024

밤을 보는 사람들

평창 안반데기 , 루소, 에드워드 호퍼


 카메라 성능이 별로였던  달빛아래 잠든 집시노곤한 얼굴을 제대로 담아오진 못했지만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에서 오래 바라봤던 앙리 루소의 '잠자는 집시 ( The sleeping gypsy )'.

 신비한 밤의 사막에서 자고 있는 까만 얼굴의 집시 여인 애완견처럼 무심히 곁에 선 사자 한 마리

손에는 그녀의 피곤한 하루를 말해주는 지팡이를 자면서도 놓지 않았다. 그리고 소중한 악기와 물병 하나

그윽한 달빛에다... 야행성인 내게 아주 흥미로운 풍경이었다.

그녀의 얼굴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어찌나 평온한지 보는 내가 숙면하는 감정이입까지 다.

 이렇듯 섬세한 집중력을 발휘하고 흔쾌히 시간을 할애하는 독특한  명화들 속에 많이 있다.

어쨌든 밤의 경이로운 사막을 상상하고 오롯이 느끼는 시선은 루소 자신이다.


 시카고 미술관 소장이라 뉴욕에선 보지 못해 아쉬웠던 에드워드 호크의 ' 새는 사람들 (Night hwak )' 

역시 도시를 살아가는 현대고독보여주는데 밤이라는 배경은 제대로 빛을 발한다.

함께라는 관계 있지만 사실은 각자그들내면 핏기없는 밤의 조명아래 모여 앉은 인물들의

표정으로 읽는 화가...

 이렇듯 밤은 살아있는 또   영민한 인간 활동 역이다. 자연의 개화를 보거나 다양한 분야

창작물이 새롭게 탄생하고 있나...


 

 번쯤은 봤으면 했평창의 고랭지 배추밭을 사진 동호회분들 일원이 되어 야간촬영에 동참했다.

수확 앞둔 짙은 초록벌끝없이 펼쳐지는 안반데기는 알배기 배추만큼이나 사이사이 우뚝

풍력 발전기들 모습도 경이롭다. 캄캄한 밤하늘에서 돌아가거대한 날개들은

조디 포스터가 나오던 영화'콘택트'에서 우주와의 교신을 위해 설치해 놓던 기구들을 연상시킨다.

 여기 밤새고 보는 일출이 경사진 배추밭과 어우러져 사진작가분들에겐 손꼽히 촬영 명소란다.

 도착하자 모두들 좋은 자리를 잡기 위해 동분서주하더니 자신만위치를 잡고 꼬박 밤이슬에 젖어가며

새벽이 올 때까지 밤을 지킨다. 나는 간간이 커피와 간식을 얻어먹으며 겨울패딩까지 걸치고 이 분들을

재미에 빠졌다. 좋아하는 일에 진지하게 임하는 사람들은 어디서든 흥미롭.


 무서울 지경으로 형형색색의 변화를 보이던 일출시간 지나가고 운무 붉은 해의 기운이 조금씩 빠지

밤에 제대로 보지 못한 고랭지의 풍경이 조금씩 드러났다.

이슬에 흠뻑 젖 배추포기들이  비싼 몸매를 수천 이랑으로 보여주 부지런한 일꾼들은 출하 

작업을 서둘러 시작했다.

 평창 안반데기는 도시인들이 흔히 보지 못하는 독특 전원풍경들지닌 마을같다.

이곳저곳을 둘러 한참을 구경하며 내려와 주민센터 안 식당에서 아침을 는데 가짓수 많은 밥상 위에

김치만 없네. 온통 배추밭에 둘러 싸인 동네에서 말이다.

아줌마가 쑥스럽게 웃는. 다음 주가 수확기라고..  마지막 여름이 끝자락을 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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