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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빛 휴양림

논산 근교 온빛 휴양림

by Suyoung



프로스트의 시 ' Nothing Gold can stay '가 떠오르던 저문 금빛의 휴양림 사진은 작년 것이다.

벽에 걸린 달력의 색채들이 차분해지고 어제부터는 가을비조차 내려 아침 장터 가는 길에

스웨터를 걸쳐야 했다. 리넨 옷을 정리하고 니트류를 몇 가지 내다 걸며 사물을 정리하듯 삶의 관점도

단순하게 추려가면 어떨까 싶었다. 몸에 밴 배려도 나의 시간을 오래 희생시키면 피곤하다.


아침 로컬 장터에서 추운 기운을 덜 겸 우거지 해장국을 시켰는데 돈 만원 정도에 사태살이 두툼하고

우거지양이 만만찮은 밥 한상이 나온다. 반만 먹어도 배가 든든해져 비 속을 운전하고 오는데

그 더운 기운 탓으로 기분이 좋아졌다. 누군가의 삶에 사소한 따뜻함이 되는 일은 좋을 것이라는 생각...

잊고 살던 순수함으로 돌아가네.

'서른, 잔치는 끝났다'로 젊은 우리에게 방점을 찍던 최영미 시인의 신간을 훑던 서점에서

코로나 예방 접종을 하러 다녔던 소아과 의사 선생님을 마주쳤다.

나이를 가늠할 수 없는 분이신데 언제나 생기 넘치는 비결을 물었더니 천진한 애기들만 상대한

특권이라고... 아이들 곁에 오래 살던 직업군인 나도 퇴직 후 매연이 가득 찬 고속도로를 걸어서 나오는 듯한

소모전을 치를 때가 많다. 플러스 살아보지 못한 삶의 지혜를 많이 배운다.


호수가 있는 이국적인 가을 풍경을 수 있는 논산 근교의 온빛 휴양림들어서는 메타스퀘이어 숲길도

편안하고 인상적인 탄소상쇄 숲이다. 근처 계룡시의 거울같이 맑던 입암호수와 더불어 가을 뷰가 아름다워

드라마 촬영지나 사진작가들의 명소로 잘 알려져 있단다.

개화기에 개통되어 내부에 볼거리가 많은 연산역레트로 감성을 되살려 옛 모습 그대로의 호텔, 커피숍을 운영하고 있는 강경 구락부.... 근대적 문화유산들이 근처에 보존되어 있어 더불어 하루를 만들고 오는

여행이 된다.

가을 원두를 사고 여름내 먹던 스파클링 와인을 붉은 포도주로 바꿨다.

Nothing gold can stay, 인간의 시간도 마찬가지겠지.

'서른 잔치는 끝났다'에 가슴 서늘하던 시간도 어느새 저만큼 사라졌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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