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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송수연 Mar 05. 2024

나 오늘은 왜 그거 안 해줘

남편이 말했다.



어떤 부부가 있었다. 보통의 부부처럼 가끔 다투고 소소한 잔소리와 핀잔을 주고받지만 마음속에는 서로에 대한 깊은 우정을 지니고 있는 부부였다. 조금은 멀리 있싶을 만큼 같이 있는 것이 너무나 익숙한 부부.


집에 돌아오면 지극히 건조한 이야기를 주고받고 습관처럼 함께 밥을 먹었다. 각자 핸드폰을 손에 들고 스르륵 침대에 스며들어 누가 곁에 있는지도 모르게 지혼자 잠이 든 지 과연 몇 달이나 되었는지 셀 수 없었다.


그런저런 늙다리 부부로 늙어가고 싶지 않았던 아내는 결심을 했다. 오늘부터 남편이 집에 돌아오면 엉덩이를 두드려주며 대단히 반겨주겠다고.


첫째 날, 남편이 집에 들어오자 아내가 즉시 현관으로 달려 나가 남편의 엉덩이를 두드렸다. "고생 많았어!!!"하고 말하는 것도 잊지 않았다. 남편은 "아이 왜 이래?" 하며 엉덩이를 내빼고 달아났다.


다음날도, 그다음 날도 아내는 어김없이 남편의 엉덩이를 두드려줬다. 피하지 않는 걸 보니 남편도 싫지 않은 모양이었다. 5일째 되는 날 아내는 엉덩이 두드려주는 것을 깜박하고 소파에 앉아있었다. 그러자 남편이 엉덩이를 내밀며 아내에게 물었다.

나 오늘은 왜 그거 안 해줘?

아내는 얼른 일어나 엉덩이를 두드려주며 말했다. "오늘도 고생 많았어~"


놀라운 것은 그 이후로 남편이 흥이 나서 집에 들어오기 시작했다. 야근이다 모임이다 허구한 날 늦게 들어오던 남편이다. 이제는 집에 들어오며 "난 집에 와서 여보랑 있는 게 제일 좋아." 한다.



좋은 부부 관계를 유지하려면 가장 편안한 상대가 되어주어야 한다. 그런데 실상은 많은 부부가 반대로 한다. 가장 불편한 사람, 가장 눈치 봐야 하는 대상이 바로 아내나 남편이 되곤 한다.


시들한 관계가 싫어 불평하면서도 작은것 하나 바꾸려하지 않는다. 마치 불행하고 싶어 그러는것처럼 불만과 서운함에 젖어있다. 그러다 큰일이 일어나면 (이혼, 절연, 질병, 사망) 상대와의 깊은 우정을 알아차린다. 그때는 너무 늦다.


구글의 연구팀은 성공하는 팀은 리더가 팀원들에게 이것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이것이 무엇일까? 바로 심리적 안전감이다.

심리적 안전감


당신은 지금 당신 가정의 구성원에게 안전감을 제공하고 있는가?


가정의 리더는 누가 뭐래도 남편과 아내이다. 서로에게 심리적 안전감을 제공하자. 가장 편안한 상대가 되어주자. 거기서부터 변화가 시작된다. 그리고 두 사람은 결혼식에서 선언했듯 검은 머리가 파뿌리 될 때까지 사랑하며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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