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드코스트에서 케언즈로 젯스타 국내선 타고 이동!
송이 부부,
3주간의 호주 로드트립
시작!
내일부터 바로 캠핑카 여행이 시작된다. 오늘 밤은 케언즈 시내에 있는 호텔을 예약해두었다. 케언즈 시내로 이동하기 위해 구글 지도를 활용해 경로를 확인했다.
우리 부부는 우버를 이용하기로 했다. 대화는 간단했다.
"우버로 가자."
"콜!"
케언즈 공항에는 우버를 타는 장소가 따로 있다. 헤멜 필요 없이 이곳에서 우버를 부르면 된다. 카카오 택시와 사용 방법은 비슷하며 이런 종류의 서비스는 경로와 요금으로 실랑이할 필요가 없다는 점에서 좋다. 정신적 에너지를 덜 소모하기 때문이다.
케언즈 공항 우버 타는 곳
여러분은 양고기를 좋아하시나요?
첫날 밤, 우리는 양고기와 와인을 먹고 마시며 여행의 시작을 자축했다. 평소 양고기를 먹을 일이 많지 않아서 호주에서 만큼은 실컷 먹어야겠다고 양고기를 우적우적 씹으며 다짐.... 까지는 아니어도 양고기를 몇번은 먹어야지 싶었다.
양고기는 호불호가 갈리는 음식이라 누군가에게 먹자고 제안하기 쉽지 않다. 나는 양고기를 좋아하는 편이지만 가끔 우울한 맛의 양고기를 먹어야 할 때도 있다.
실은 오늘도 상당히 우울한 맛의 양고기를 골라버렸다. 어째서 이런 양고기를 골랐느냐 하면 나의 제안에 남편이 고심 없이 수락했기 때문이다.
"이거 먹어본 적 있어?"
"아니? 우와 이런 게 있어?"
"그럼 먹어볼까?"
"구~래!"
남편은 웬만하면 나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는다. 곰곰이 생각해봐도 떠오르지 않을 정도이다. 이건 엄청난 축복이라고 생각한다. 상대방에게 거절당한 경험이 있다면 아마 공감할 것이다. 거절당하는 일이 얼마나 마음 아픈 일인지 말이다. 게다가 한번 거절당하고 나면 다시 제안하기 쉽지 않다. 거절당하는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아무도 없을 것이다.
만일, 부부사이에 이런 대화가 오고 간다면 어떨까?
"이거 먹어본 적 있어?"
"아니"
"그럼 먹어볼까?"
"이런 걸 어떻게 먹어."
(그래?그럼 너 말고 딴 사람이랑 먹어야지.)
마음이 상한 배우자는 거절감이 들어 다른 사람과 추억을 만들러 가버릴지도 모른다.
그게 싫다면?
당장은 내키지 않아도 상대방이 좋아하는 것을 용기내서 시도해보자!
그것이 존중과 배려를 넘어선 사랑이니까.
상대방의 제안을 거절하지 않으면 좋은 점은 너무나 많다.
1. 상대에 대한 깊은 믿음이 생긴다.
2. 상대의 취향과 기분을 잘 공감할 수 있게 된다.
3. 둘이서 꺼내 볼 수 있는 재미있는 추억이 생긴다.
4. 상대의 무조건적인 수용은 내 존재에 대한 인정처럼 느껴진다.
5. 친밀감이 깊어진다.
급기야 상대가 더 좋아지고야 마는 것이다!
이런 다양한 이점이 있기 때문에 때론 하기 싫어도, 먹기 싫어도 거절하지 않고 "구~래~ 좋아!." 하는 것이다. (그리고 막상 해보면 재미있기도 하다.)
실패한 양과 빌린 컵
우리가 고른 양고기는 정말이지 맛이 없었다. 그래도 좋았다. 우리가 함께 고른 것을 웃으며 먹고 있으니까.
내일부터 긴 여행이 시작된다. 우리는 이미 30년도 넘게 따로 살아온, 전혀 다른 사람들이기 때문에 여행하는 동안 가끔은 다투고 가끔은 서러워질지도 모른다.
그럴땐 '구래~ 좋아.' 신공을 사용해야 겠다. 서로에 대해 더 깊이 알게 될 것이다.
# 송수연 코치는 10년간의 직장생활을 때려치우고 현재는 '어떻게 잘 살아야 할까?'라는 주제로 강연과 코칭을 하며 살고 있습니다. 당신의 '잘 삶'을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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