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부터 더욱 치열하게 시작된 내 퇴사 고민을 한방에 날려버리는 이 상황,
임신
전혀 생각지 못했다.
특별히 계획을 했다고 하기도 준비를 했다고 하기도 난감하다.
곧 40대에 접어드는 내 나이를 감안한다면 더더욱,
치열하게 해 왔던 퇴사와 이직에 대한 고민이 이렇게 한방에 보류되어 버렸다.
우선 좋은 점은 당장 연말을 기점으로 더 이상 이 사무실에 출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출근하지 않아도 1년 3개월 동안 내게는 달콤한 수입이 생길 것이다.
반대로 임산부인 나는 더 이상 새로운 직장으로 이직을 할 수 없게 되었다. 지금 하고 있는 자격 과정이 끝나면 당분간 이 자격증은 그냥 내 품 안에 고이 보관하게 될 것이다.
신생아 육아가 끝나고 2년간의 경력단절과 40대를 맞이한 나를 새로이 받아줄 이직처는 더욱 없을 것이다. 결국 어디로든 옮기려면 다시 이 회사로 복직하여 사회생활 감각을 좀 익힌 다음, 다시 지금 진행 중인 퇴사 혹은 이직 고민으로 상황이 리셋될 것이다.
2020년 내가 첫아이를 가지고 이 모든 고민을 보류하며 휴직에 들어갔던 그때와 조금도 다르지 않게.
말 그대로 지금의 퇴사 고민을 2년여간 보류하는 것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물론 좋다. 지금 당장 이 고민의 끝을 정하지 않아도 된다. 다만 몇 년 후 다시 이 고민을 끄집어냈을 때의 난 지금보다 더 늙고 더 무지해있을 것이라는 점이 나를 더 조급하게 만든다.
여기서 다시 떠오르는 물음표,
그냥 좀 집에서 아이 등원시키고 하원하면 놀이터도 갔다가 집에 와 저녁을 차리는 그런 일상을 보낼 수는 없을까?
왜 이토록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일을 할지 말지, 무슨 일을 할지, 무슨 일을 하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는 데에 써버리고 있을까?
내가 진짜 원하는 일상은 뭘까? 내 인생에서 나는 무엇을 그토록 찾아다니는 걸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