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칠기삼. 성공을 바라보는 노력과 행운의 맞대결.

[도서] 실력과 노력으로 성공했다는 당신에게, 로버트 프랭크

by 샘바리
재능과 노력만으로(실제로는 그렇지 않지만) 물질적 성공이 보장된다고 해도, 행운은 여전히 성공의 필수 요소로 남아 있을 것이다. 많은 재능과 열심히 일하고자 하는 성향을 타고난 사람들은 이미 엄청난 행운을 누리고 있는 셈이기 때문이다.


'행운'은 가장 손쉽게 보수와 진보를 나누는 요소 중 하나다. 막대한 부를 축적한 것은 개인의 노력과 재능의 영역이라는 점은 보수주의자의 믿음이다. 정치적 이념을 떠나서라도 인간 대다수는 자신의 실패를 운의 탓으로 돌리려는 경향이 있다. 반면 성공은 모두 자신의 공으로 돌리고 싶어 하면서. (조사에 따르면 절반이 넘는 사람이 자신의 재능이 상위 50% 안에 든다고 믿는다.) 저자 로버트 H. 프랭크는 현실의 성공에 '운'이 엄청난 영향을 끼친다고 다양한 통계, 실험을 통해 거듭 실력주의의 허구성을 꼬집는다. 유전자, 환경 역시 운의 영역이며 이와 관련된 자신의 경험담도 털어놓는다. 그는 운이 좋아서 교수 자리를 얻었고, 잊고 살던 친부모와 만났고, 나아가 죽음의 문턱에서 운 좋게도 심장마비에도 살아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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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소하고 우연한 사건이 큰 결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다.


브라이언 크랜스턴은 그저 중년의 조연배우였다. <브레이킹 배드>의 주인공 배역을 존 큐잭, 매슈 브로더릭이 거절했고, 프로듀서 길리건의 강력한 주장으로 가까스로 크랜스턴이 주인공을 맡았다. 그는 평범한 화학 교사에서 야심 찬 마약왕으로 변해가는 모습을 신들린 듯 연기했고, 시리즈는 대성공을 거뒀다. 한편 브레이킹 배드의 성공 요인에 대한 질문에 프로듀서는 "저도 정확한 이유를 잘 모르겠습니다."라고 밝혔다. 그저 이런 행운이 자신들에게 찾아온 것에 만족한다며 겸손하게 말했다. 꼭 작품 하나로 대스타가 탄생하는 연예계만의 일이 아니다. 저자가 교수 채용에 지원했을 당시, 코넬대 경제학부에서 역사상 유래 없이 7명을 임용하지 않았다면? 생일과 성취도 사이의 연관성, 이름의 첫 알파벳과 성취의 연계 등등. 뜻밖의 행운으로 인생 전체가 송두리째 뒤바뀌고, 최종 결과에 엄청난 차이를 빚어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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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레이킹 배드> 브라이언 크랜스턴. <대부> 알 파치노. 무명인 그들은 우연히 찾아온 행운을 놓치지 않고 성공했다.
재능과 불굴의 의지와 인내력을 지닌 사람이라도 행운이 따라주지 않는다면 성공적인 경력을 일구기는 무척 어려울 겁니다. - 브라이언 크랜스턴


빌 게이츠는 1960년대 말 컴퓨터 프로그래밍 단말기를 마음대로 이용할 수 있는 몇 안 되는 사립학교 가운데 하나를 다니는 행운을 노렸다. 그가 10년만 늦게 태어났더라면, 아니면 미국이라는 기회의 땅에서 태어나지 않았더라면 어마어마한 성공은 없었을 것이다. 제아무리 명석한 두뇌, 끈기 있는 노력과 도전을 계속한다 하더라도 주변 환경이 순풍을 불어주지 않았더라면 성공 신화는 없었을 것이다. 즉 법, 교육, 사회적 인프라가 잘 갖춰진 나라에서 자신의 재능과 노력을 펼칠 기회를 얻는 것도 운 때문이다. 이와 유사하게, 미국에서 부모-자녀 소득 사이의 상관관계, 키 사이에 나타는 상관관계가 거의 같다. 부의 대물림이 점점 고착화되는 한국도 예외는 아닐 것이다. 저자는 이렇듯 행운을 과소평가하는 사람이 공공 투자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한다. 모두가 성공할 가능성을 높여주는 일에 지나치게 세금을 내기 싫어하고, 승자독식 사회에서 자신의 능력으로 온전히 모든 걸 쟁취했다고 말한다는 것이다.


photo-1563198804-b144dfc1661c.jpg 누진 소득제가 아닌 누진 소비세를 주장하는 로버트 프랭크 (출처 : UNSPLASH / The New York Public Library)
공공 정책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간단한 변화만으로, 어느 누구에게 고통스러운 희생을 요구하지 않으면서, 그런 환경을 재건하는 데 필요한 자원을 확보할 수 있다는 사실이다.


차근차근 로버트 프랭크가 경쟁에서 행운의 역할을 컴퓨터 시뮬레이션, 개인적 경험, 심리학 실험 등을 통해 여러 분야의 사례를 들어가면 강조한 건 바로 '누진 소비세'때문이다. 효율성과 정의를 동시에 만족시킬 자신만의 대안을 제시하면서 성공적인 사회상을 꿈꾼다. 현재의 누진 소득제를 폐기하고 더 가파른 누진 소비세가 열쇠다. 지출 폭포에 내재하는 '낭비'를 제거하면서 소비의 불평등을 줄일 수 있다는 게 주된 논리다. 낭비되는 자원을 아껴 교육에 투자하거나, 방치해둔 기간시설을 정비하고, 의료 보험 보장 범위를 확대하길 원한다. '운'을 소재로 한 흥미로운 이야기 묶음이, 나아가 사회 전체를 발전시키기 위한 세금 제도로 마무리되는 흥미로운 책이었다. 개인적으로 이런 이상적인 제도의 성공을 위해서는 정부의 투명성과 이를 감시하기 위한 시스템이 선제 해결되야한다고도 생각했다.

오늘 누군가가 나무 그늘 아래서 쉴 수 있다면, 다른 누군가가 오래전에 그 나무를 심었기 때문이다 - 워런 버핏


다운로드.jpg 워렌 버핏의 명언에는 사회적 인프라의 중요성이 담겨있다.


한편 운칠기삼이 인생 모토 중 하나인 나에게 특히 공감 가는 부분이 많은 책이었다. 온전히 나만의 힘으로 이뤄낸 건 아무것도 없다. 주변 환경의 전폭적인 지원과 적절한 타이밍이 도와준 덕분에 소소한 성공을 거둘 수 있었던 것이다. 그렇다고 성공의 변수를 '노력'에서 찾고자 하는 심리적 성향을 깎아내릴 필요는 없다. 내 힘으로 온전히 바꿀 수 있는 부분은 최대한 노력하며 기회를 준비하는 것은 스스로의 몫이기 때문이다. 그저 언젠가 어떤 방식으로 찾아올지 모를 행운을 100% 흡수하고, 한 걸음 나아가기 위해서 묵묵히 노력할 뿐이다.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 전체는 되는대로'라는 모토에 어울리는 삶을 맞이해야겠다. 더 나아가 나에게 찾아오는 행운을 감사하며, 나누고 더 살기 좋은 세상을 위해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길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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