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리그1 16R 리뷰
코로나 19의 재확산으로 다시 K리그 무관중 경기가 확대되었다. 지난 16일 서울, 경기 지역 사회적 거리 두기 2단계 격상으로 인해 FC서울, 수원 삼성, 성남FC(K리그1), 수원FC, 서울이랜드, 부천FC, FC안양, 안산 그리너스(K리그2)가 홈경기를 무관중으로 전환했다. 이어서 인천, 부산, 대구도 차례차례 무관중 경기를 결정했다. 점점 악화되는 코로나 19 시국에 사실상 마지막 홈경기였을 수도 있는 16라운드는 뜨거웠다. 경기 자체도 치열하고 박진감이 넘쳤지만, 기온 자체도 무척이나 높았다. 빡빡한 일정에 주전/비주전의 격차가 큰 팀들은 자연스럽게 후반으로 갈수록 발이 무거워졌다.
수원은 중원의 핵심 고승범이 부상으로 빠지며 악재를 맞이했고, 포항 역시 동해안 더비에서 위력적인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반면 울산, 전북은 U22 자원도 다양하게 활용하고, 체력적 부담이 적고 컨디션이 좋은 선수를 여유롭게 출전시켰다. 주니오, 이동경, 박주호(울산). 쿠니모토, 무릴로, 조규성(전북). 타 팀이었다면 붙박이 주전이었을 선수들을 교체 투입하는 것만 보더라도 스쿼드의 강력함을 느낄 수 있었다. 과감한 투자로 선두 경쟁을 펼치는 두 팀은 여전히 아슬아슬한 1점 차이를 이어가고 있다. 더운 날씨에 과부하가 걸린 선수들이 부상으로 빠지는 상황에서 양강 구도는 더욱 굳건해질 전망이다.
파이널 A팀, B팀의 맞대결이지만 전력차는 종이 한 장 차이였다. 스플릿 라운드가 정해지는 22라운드까지 7경기가 남은 상황에서 6위 성남과 9위 부산의 승점차는 고작 2점이었다. 아직 무승인 최하위 인천을 제외하고 11위 수원부터 6위 성남까지 1경기만으로도 순서가 뒤바뀔 수 있는 상황이었다. 강등 가능성 유무에 따라 파이널 A와 B의 긴장감은 천지차이다. 성남은 지난 강원전에서 나상호가 멀티골로 복귀를 신고하며 자신감을 되찾았다. 탄탄한 수비에 비해 빈곤한 득점력이 문제였던 성남에게는 천금 같은 다득점, 무실점 1승이었다. 김남일 감독은 양동현과 나상호의 시너지를 믿고 선발 공격수로 투입했다. 반면 3연패에 빠진 부산은 부상자가 속출해 더욱 불리한 상황이었다. 김진규, 이규성 모두 부상으로 빠져 센터백 김명준이 수비형 미드필더로 나섰고, 도스톤벡, 강민수와 함께 최대한 내려앉아 지키는 경기를 했다.
경기 초반 이동준이 슈팅으로 물꼬를 텄지만 전반전 내내 성남이 공격을 이끌고, 부산이 악착같이 막아내는 형국이었다. 전반 24분 나상호의 날카로운 슈팅은 옆그물을 흔들었고, 전반 34분 양동현의 침착한 오른발 슈팅은 골포스트를 맞고 나왔다. 부산은 중원 싸움에서 성남에 밀렸고, 장기인 측면 공격도 매끄럽지 못했다. 공격 전개가 제대로 되지 않아 0대 0으로 전반전이 끝난 게 다행일 정도였다. 성남은 확실한 마무리를 위해 후반전 들어 미드필더를 빼고 공격 숫자를 늘렸다. 이스칸데로프 대신 스트라이커 김현성이 들어갔고, 부산은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오히려 김병오를 투입하며 역습을 노렸으나 곧바로 성남에 실점을 허용했다. 후반 15분 김현성이 센스 있게 힐패스로 공을 넘겨줬고, 유인수가 침착하게 감아 차며 선제골을 터뜨렸다. 빠르게 빈 공간으로 파고들면서도 정확하게 골문 구석으로 감아 찬 유인수의 뜻깊은 K리그 데뷔골이었다.
조덕제 감독은 빈치씽코까지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지만, 분위기 반전은 쉽지 않았다. 롱볼 전술로 공격을 풀어가려 했지만, 짠물 수비가 강점인 성남은 실수가 없었다. 오히려 측면을 파고드는 연계 플레이보다 단순한 공격 루트가 대처하기 쉬운 편이었다. 답답한 공격이 이어지고 경기 종료 시간이 다가오던 순간 부산의 도스톤벡이 뛰어올랐다. 도스톤벡은 종료 직전 박종우가 올린 코너킥을 수비수를 벗겨내고 헤더 동점골로 마무리했다. K리그 데뷔골을 극적인 동점골로 터뜨린 도스톤벡은 포효하며 기쁨을 만끽한 이후 예비신랑 이정협을 위한 훈훈한 세리머니까지 펼쳤다. 하지만 부산은 경기 막판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종료 직전 토미가 혼전 중에 때린 터닝 슈팅이 골대를 때리고 골문 밖으로 나가며 그대로 경기는 무승부로 끝났다. 부산은 극적으로 4연패 탈출에 성공했지만, 단조로운 공격 패턴과 불안한 수비로 허점을 지속적으로 노출하고 있다. 이에 반해 성남은 다잡은 경기를 아쉽게 놓쳤고, 특히 홈경기 무승(3무 5패) 기록이 이어져 웃지 못했다.
“동해안 더비는 항상 집중을 요하는 경기다.” 지난 포항과의 맞대결에서 완벽한 4대0 대승을 거뒀지만 김도훈 감독은 겸손했다. 지난 수원전에서 김태환이 퇴장당했고, 아쉬운 무승부를 거뒀기에 분위기 반전이 필요했다. 주니오를 대신해 비욘존슨을 선발로 투입했고, 김태환의 빈자리는 신예 설영우가 채웠다. 아울러 홍철, 김인성이 왼쪽 라인에 나란히 출전하며 빠른 측면 공격을 예고했다. 이에 맞선 포항 역시 최근 2무 1패로 분위기가 좋지 않았다. 상위권 전북에 패한 것도 아쉽지만, 낮은 순위에 위치한 인천, 광주에 내리 1대1 무승부를 거두며 승점 획득에 실패했기 때문이다. 송민규, 일류첸코, 팔로세비치 등 주전 전원이 동해안 더비에 나섰지만, 울산에 비해 얇은 스쿼드 탓에 피로가 누적된 상황이었다. 특히 많은 활동량을 요구하는 중앙 미드필더 오닐, 최영준도 체력적 부담에 시달렸지만 중요한 동해안 더비에 선발 출전했다.
1경기에 선두가 바뀌는 상황에서 울산은 초반부터 강하게 밀어붙였다. 전반 9분 비욘 존슨이 문전에서 강하게 슈팅했지만 수비수를 맞고 굴절됐다. 이어진 코너킥에선 김인성이 강력한 중거리 슈팅을 시도했지만 골문을 벗어났다. 울산은 날카로운 크로스를 자랑하는 홍철을 기점으로 여러 차례 공격을 시도했다. 비욘존슨의 헤더, 고명진의 중거리 슈팅이 이어졌지만 아쉽게 득점으로 이어지진 못했다. 포항 역시 팔로세비치의 중거리 슈팅으로 간간이 역습을 시도했지만, 전반적으로 밀리는 경기를 펼쳤다. 전반전이 그대로 마무리되고 울산은 조급해질 수밖에 없었다. 전북이 전반전에만 수원을 2대0으로 앞서며 순위가 뒤 바뀌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후반 초반 빠르게 선제골을 뽑아내며 경기를 다시 지배했다. 후반 8분 홍철과 고명진이 2대1 패스로 측면을 파고들었고, 홍철은 수비수 태클을 피해 골문까지 빠르게 전진했다. 뒤이어 공은 골문 앞 김인성에게 정확하게 연결됐고, 김인성은 텅 빈 골문에 침착하게 밀어 넣으며 리드를 가져왔다.
울산은 선제골 이후 빠르게 몰아쳐 2번째 골까지 만들었다. 2분 뒤 신진호가 오른쪽에서 높게 올린 크로스를 존슨이 침착하게 트래핑하고 강한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수비수와의 경합을 피지컬로 이겨내고, 비욘존슨의 침착한 마무리 능력이 돋보인 순간이었다. 한편 설영우 쥐가 났던 지난 경기와는 다르게 90분 내내 송민규의 돌파를 막아내고, 침착한 패스 플레이로 시간을 벌었다. 포항은 전민광, 이광혁을 투입했지만 만회골을 뽑아내지 못했고, 울산은 주니오, 이동경, 박주호를 투입해 깔끔하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교체 카드의 무게감을 보더라도 울산의 우세가 점쳐졌다. 동해안 더비 연패도 뼈아프지만 포항은 주축 오닐, 권완규가 나란히 부상으로 빠지며 더욱 타격을 입었다. 포항은 울산보다 많은 11개의 슈팅을 시도했지만 무득점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다. 반면 무승부 이후 빠르게 승리를 챙긴 울산은 다시 1위로 올라서며 전북과의 치열한 선두 경쟁에서 한 걸음 앞섰다. 맞대결 이전 최대한 승점을 챙기려는 두 팀의 우승 다툼은 작년만큼이나 치열하다.
8월 가장 분위기가 좋은 팀을 꼽자면 단연 서울이다. 감독 경질이란 강력한 카드를 쓴 인천, 수원이 딱히 효과를 보지 못하는 것과 다르게, 서울은 빠르게 연승을 성공하며 분위기를 반전시켰다. 김호영 감독대행은 빠른 공격 전환을 무기로 윤주태, 양한빈, 정현철 등을 중용했다. 특히 유관중 첫 홈경기인 강원전에서 호쾌한 2대0 승리를 거두며 반등에 성공했다. 상주전에도 포백을 보호하는 역할의 김원식, 정현철이 중원 싸움을 펼치고, 상대적으로 수비 부담을 덜고 한승규가 공격적으로 나섰다. 이에 맞선 상주는 오세훈을 최전방에 두고 최근 활약상이 뛰어난 김보섭, 강상우를 전진 배치했다. 한석종, 박용우가 중원 미드필더로 배치되었고, 공격수에서 수비수로 포지션 변신에 성공한 김진혁은 선발 명단에 이름을 올리며 K리그 100경기 출전에 성공했다. 김진혁은 이번 시즌 전경기 풀타임 출전하며 권경원과 짝을 이뤄 탄탄한 수비를 펼치고 있다.
전반전은 박용우, 한석종의 중원 장악과 패스 플레이로 상주의 흐름이었다. 하지만 서울 역시 수비 라인을 끌어올려 적극적으로 압박에 나섰고, 치열한 공방전을 펼쳤다. 경기 첫 슈팅은 전반 9분 한석종의 패스를 이어받은 김보섭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이었다. 이어진 코너킥 상황에서 박용우가 머리로 공을 돌려놓으며 선제골을 뽑았다. 리드를 빼앗긴 서울은 김진야, 정한민의 위치를 바꾸고, 한승규를 보다 공격적으로 활용하며 빠르게 분위기를 바꿨다. 결국 전반 22분 한승규의 코너킥을 김원식이 헤더 골로 응수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기세가 오른 서울은 후반 시작과 동시에 빠르게 역전골을 뽑았다. 한승규는 중앙 먼 거리에서 공간이 생기자 곧장 중거리 슈팅을 연결했고, 정확히 맞은 공은 그대로 골대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선수비 후역습의 서울을 상대로 상주는 문선민, 문창진을 투입하며 동점골을 노렸다.
리드를 지키기 위해 서울 역시 양쪽 윙어 정한민, 김진야 대신 강상희, 양유민을 투입했다. 두 선수 모두 측면에서 끈질기고 강하게 전방 압박을 펼치며 상대를 압박해 박수를 받으며 교체 아웃됐다. 상주의 가장 결정적인 장면은 후반 17분 문선민의 발끝에서 나왔다. 수비수와 뒤엉킨 공간에서 빠른 스피드로 공을 따내 터닝 슈팅을 시도했지만, 양한빈의 슈퍼 세이브에 막혔다. 이후 김보섭의 PK 유도와 혼전 중 슈팅, 문창진의 날카로운 중거리 슈팅 등이 이어졌지만 번번이 동점골로 연결되진 못했다. 오히려 역습 상황에서 최전방에 남아있던 윤주태에게 위기를 노출하며 위험한 장면을 연출했다. 결국 상주는 서울의 탄탄한 포백 수비를 뚫지 못하고 역전패로 경기를 마무리했다. 7월까지 고작 3승에 그쳤던 서울은 8월 유관중 3경기를 모두 이기며 파이널 A의 희망을 높였다. 특히 한승규는 측면과 중앙, 최전방을 오가는 프리롤로 자신감 넘치는 플레이를 펼치고 있으며, 이를 정현철, 김원식이 뒷받침하며 팀 전체의 공수 균형이 맞아가고 있다.
전북과 수원의 통산 전적은 30승 23무 30패로 동률이다. 하지만 모기업의 적극적인 투자로 스타군단이 된 전북은 수원을 상대로 최근 5경기 4승 1무로 압도적인 우위를 점하고 있다. 자금 부족으로 유스팀 출신 센터백 구자룡까지 전북에 내준 것이 현재 수원의 상황을 설명해준다. 전북은 긴급 수혈한 구스타보, 바로우를 나란히 선발 투입했고, U22 카드로 미드필더 이시헌을 택했다. 볼 배급과 커팅 모두 리그 최고 수준인 손준호 역시 경기에 출전했고, 지난 경기 멀티골을 기록한 김보경도 연속 출전했다. 주승진 감독대행은 4-1-4-1 포메이션을 택해 빈약한 공격에 비해 수비 조직력은 한층 가다듬었다. 1위 울산과의 원정 경기에서 무실점으로 승점 1점을 챙겼다. 하지만 전북전에는 수비의 중심 헨리가 근육 부상으로 결장했다. 빈자리는 조성진이 선발로 나섰고, 박상혁을 대신해 유스 출신 강현묵이 K리그 데뷔전을 펼쳤다. 한편 수원은 이날 창단 25주년 기념 유니폼을 입고 나와 홈팬들의 기대를 높였다.
전북은 헨리의 공백을 노리며 제공권 싸움을 적극적으로 펼쳤다. 전반 9분 한교원의 크로스를 바로우가 헤더로 연결했고, 김보경도 코너킥 상황에서 헤더 슈팅을 날렸다. 수원의 젊은 중원 자원 강현묵, 고승범, 이상민은 많은 활동량으로 전북을 압박했지만, 노련한 전북은 점유율을 조금씩 높여갔다. 치열한 공방전 끝에 전북이 먼저 선제골을 넣었다. 전반 22분 손준호가 스루패스를 연결했고, 측면에서 파고든 한교원이 골키퍼와 골대 사이로 침착하게 슈팅했다. 오프사이드 판정을 받았지만, 비디오 판독 끝에 득점으로 선언되었다. 기세가 오른 전북은 빠르게 추가골을 뽑았다. 전반 32분 구스타보, 한교원에 패스에 이어 왼쪽에서 바로우가 정확하게 올린 크로스를 김보경이 머리로 밀어 넣어 리드를 가져왔다. 수원은 종료 직전 흘러나온 공을 강현묵이 강하게 때렸지만, 아쉽게 손준호를 맞고 나오며 0대2로 전반을 마무리했다.
전북과 수원은 나란히 하프타임에 U22 카드를 교체하며 100% 전력을 가동했다. 수원은 최근 주전으로 발돋움한 박상혁을 투입했고, 경기의 주도권을 내주지 않기 위해 전북은 공격적인 쿠니모토를 교체했다. 헨리가 빠진 수원은 후반 초반 더욱 아찔한 위기를 맞았다. 전경기 풀타임으로 중원을 책임지던 고승범이 결국 부상으로 교체된 건 단순한 교체가 아닌 엄청난 악재였다. 결국 후반전 쿠니모토의 낮은 크로스를 구스타보가 3번째 골로 연결하며 경기는 급격히 기울었다. 헨리가 없는 수비라인은 일대일 대결에서도 밀렸고, 공간을 여러 차례 내주며 허탈하게 무너졌다. 그나마 후반 38분 염기훈의 기가 막힌 침투 패스를 타가트가 마무리하며 1골을 만회했지만 그게 끝이었다. 전북은 4연승으로 여전히 울산과 치열한 1점 차 선두 경쟁을 이어갔고, U22 자원의 다양성도 재확인했다. (심지어 이수빈을 제외하고도) 조규성, 이시헌, 이성윤 등 상대 전략에 맞춰 다양한 포지션에 투입이 가능하다. 반면 수원은 2018년 이후 리그 9경기 동안 한 번도 전북을 이기지 못했다. 11위로 내려앉은 수원에게 고승범의 부상 아웃은 꽤나 큰 골칫거리가 될 전망이다.
K리그 통산 200승에 1승이 모자란 대구, 리그 15경기 내내 1승을 올리지 못한 인천. 양 팀 모두에게 소중한 1승을 놓고 무더운 여름날 대구에서 혈전이 펼쳐졌다. 대구는 부상에서 복귀한 세징야, 에드가를 동시에 선발 명단에 올렸고, 호흡을 맞춰온 스리백(김우석-정태욱-조진우)을 내세웠다. 3위 도약을 위해서는 반드시 1승이 필요한 만큼 정승원, 김대원 등 상승세의 선수들도 모두 투입했다. 이에 비해 인천은 무고사, 아길라르, 이준석을 앞세워 공격적인 3-4-3 포메이션을 택했다. 새로 부임한 조성환 감독은 이태희를 골키퍼로 세우고, 오반석-양준아-김연수 스리백으로 안정적인 수비를 택했다. 특히 정산, 김동헌을 제치고 올해 첫 선발로 나선 이태희는 무실점이란 막중한 임무를 부여받았다.
팽팽한 전반 초반 무고사의 슈팅이 골망을 갈랐지만 파울이 선언되며 취소되었다. 대구는 세징야의 중원 돌파를 바탕으로 공격적으로 경기를 이끌었다. 전반 26분, 27분에는 류재문, 세징야가 중거리 슈팅을 시도하며 상대를 압박했다. 하지만 첫 골은 공격진의 센스와 호흡이 돋보인 인천의 몫이었다. 전반 29분 이준석이 공을 흘려주고 측면을 파고들자 무고사가 원터치로 2대1 패스를 연결했다. 뒤이어 이준석이 올린 공을 무고사가 골대 구석으로 곧장 밀어 넣으며 소중한 선제골을 터뜨렸다. 이후 임은수와 류재문이 경합 도중 출혈이 생기며 어수선한 분위기가 이어졌다. 전반전 양 팀 합쳐 15개의 파울과 3장의 경고가 나올 만큼 치열한 분위기였다. 만회골을 위해 뒷공간을 파고든 김대원이 일대일 찬스를 만들었지만, 이태희가 적절한 타이밍이 뛰쳐나와 실점을 막았다.
후반전에는 대구의 총공세가 이어졌다. 부상 복귀 이후 가벼운 몸놀림의 세징야는 과감한 슈팅, 공격적인 전진 패스로 팀을 이끌었다. 특히 후반 8분 하프라인 뒤부터 거침없이 치고 들어와 골키퍼와 일대일 찬스를 만든 장면은 백미였다. 김연수마저 부상으로 교체된 인천은 승점 3점을 지키기 위해 전력을 다했다. 대구는 데얀, 김동진을 투입했고 거듭 슈팅을 시도했지만 수비벽과 이태희의 선방에 막혔다. 특히 후반 32분 정승원의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을 이태희가 아슬아슬하게 손끝으로 쳐내며 리드를 이어갔다. 이태희는 뒤이어 후반 36분 골문 앞 이진현의 감아 차기까지 감각적으로 막아내며 최고의 컨디션을 자랑했다. 후반 추가시간은 6분이 주어졌고, 총공세를 펼쳤지만 육탄 방어로 버텨낸 인천은 드디어 첫 승을 거뒀다. 16경기 만에 거둔 값진 첫승에 그라운드, 벤치, 관중석 너 나할 것 없이 모두 환호했다. 잔류왕의 본능이 16경기 만에 발현된 인천과 11위 수원의 승점차는 고작 6점이다. 한편 대구는 무려 28개의 슈팅을 시도하고도 득점을 터뜨리지 못하며 통산 200승 달성을 다음으로 미뤘다.
광주 축구 전용구장에 드디어 홈팬들이 거리를 두고 가득 찼다. 지난 13라운드 수원전에서 0대1로 패했지만, 당시에는 무관중 경기였다. "홈경기에서 승점을 쌓도록 노력하겠다. 원정에선 1점이라도 따오는 전략을 세울 작정이다." 박진섭 광주 감독의 말처럼 홈경기 승리는 생존을 위해선 필수적이다. 강원과의 맞대결에선 1대4로 대패했지만, 이제는 펠리페의 득점력이 물이 올랐고 엄원상, 윌리안의 컨디션도 끌어올렸다. 특히 인천전에서 멀티골을 기록한 엄원상의 발끝은 매서웠다. 반면 최근 4경기 2무 2패로 분위기가 좋지 않은 강원에게는 쉽지 않은 원정 경기였다. 상주전을 제외하면 무득점을 기록할 정도로 공격력 빈곤에 시달리고 있다. 하지만 FA컵 16강전, 리그 11라운드에서 광주를 만나 각각 4골씩 퍼부은 기억이 있기에 자신 있게 경기에 나섰다.
전반 초반 프리킥 혼전 상황에서 김창수가 건드린 공이 한희훈을 맞고 들어갔다. 하지만 오프사이드 판정으로 골은 무효가 되었고, 강원은 빠르게 경기를 주도했다. 전반 15분 이영재가 기습적인 중거리 슈팅으로 골문을 노렸고, 5분 뒤에는 첫 골이 터졌다. 조재완이 측면에서 특유의 드리블로 중앙으로 파고든 뒤 슈팅을 시도했는데, 수비수를 맞고 크게 굴절되었다. 이 공은 골문 앞 김승대에게 흘렀고, 김승대는 골키퍼 위치를 확인하고 침착하게 선제골로 마무리했다. 하지만 광주는 구세주 엄원상이 있었다. 실점 5분 뒤 윌리안의 중거리 슈팅이 골키퍼가 선방하자, 빠른 스피드로 재차 슈팅하며 동점을 만들었다. 후반전 달아나는 골 역시 원톱 펠리페의 개인 기량이 돋보인 광주의 몫이었다. 후반 8분 펠리페는 저돌적인 돌파와 강력한 몸싸움으로 단순에 골문 앞까지 파고들어 슈팅했다. 골키퍼를 맞고 속도가 줄어들던 공은 빠르게 달려든 윌리안이 마무리했다.
강원 역시 연패 탈출을 위해 총공세를 펼쳤다. 특히 후반 28분 김지현의 강력한 헤더가 윤평국 골키퍼를 맞고 빙글빙글 돌면서 골라인을 아슬아슬하게 넘지 않는 건 명장면이었다. 행운이 따르지 않았던 강원은 교체 투입된 고무열이 김지현의 침투 패스를 깔끔한 골로 연결하며 동점에 성공했다. 추가골을 위해 강하게 맞붙었지만 득점 없이 끝났고 나란히 승점 1점을 나눠가졌다. 펠리페의 높이와 윌리안, 엄원상의 스피드를 활용한 광주. 후방 빌드업을 포기하지 않고 점유율을 높여가는 패스 축구의 강원. 양 팀의 기록은 확연히 다른 스타일을 보여줬다. 광주-강원의 패스는 138개 VS 596개, 점유율은 36% VS 64%였다. 한동안 침묵했던 김승대, 고무열이 골맛을 봤지만 강원의 무승 기록은 이어졌다. 광주 역시 체력 부담, 스쿼드의 빈약함을 약점으로 노출하며 홈경기 승리를 지키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FW 한승규 무고사 윌리안
MF 유인수 바로우 김인성 한교원
DF 홍철 도스톤벡 오반석
GK 이태희
가장 큰 소득은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은 것이다. - 조성환 감독
무무-패패패패패패패패-무무무-패패-'승'. 인천은 무려 16경기 만에 2020년 첫 승을 거뒀다. 그리고 결승골의 주인공은 스트라이커 무고사였다. 전반 초반 빠르게 골망을 흔들었지만 반칙 선언으로 아쉬움을 달랬다. 세징야-김대원-에드가 삼각편대의 강한 공격력을 이겨내던 인천에게 전반 29분 기회가 찾아왔다. 대구 진영에서 이준성과 무고사가 절묘한 2대1 패스로 전진했고, 크로스를 무고사가 다이렉트로 때리며 첫 골을 뽑았다. 무고사는 올 시즌 필드골이 1개에 그쳤던 걸 만회하듯 소중한 결승골을 터뜨렸다. 육탄방어로 1골 차 리드를 지켜낸 인천은 결국 1승을 따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