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서] 지금은 당연한 것들의 흑역사, 앨버트 잭
내가 봤을 때 전 세계 컴퓨터의 수요는 기껏해야 5대가 전부일 것이다.
이제 컴퓨터로 가능한 일들은 한계에 부딪혔다.
2019년 지금 아무것도 모르는 어떤 바보가 한 말이냐고 묻겠지만, 이들은 모두 당시 최고의 지성이자 전문가였다. 첫 번째 망언은 1943년 IBM의 회장 토머스 왓슨이 한 말이며, 두 번째 실언은 애드박의 창시자 폰 노이만이 1949년 자신 있게 한 말이다. 그들은 당시 시대 최고의 기술을 자랑하며, 혁신을 외치는 선구자였지만 정확한 미래 예측은 인간의 영역이 아니었다. 그들의 예측과 달리 컴퓨터는 엄청난 속도로 발전했고, 일상생활에 없어서는 안 될 필수 요소로 자리매김했다. 이렇듯 우리가 지금 주변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혁신의 출발은 모두 비판, 아니 그보다 심한 혹평과 조롱에 시달렸다. 모두가 아니라고 할 때 묵묵히 연구를 계속했던 이들은 자기 분야에서 눈부신 성과를 거두었고, 시대가 흐른 지금 위인으로 칭송받는다. (물론 사후에 재평가되어 돈은 후손이 챙긴 경우도 있었다.)
<시대가 비웃었던 상상>, <혁신을 불러온 집념>, <우연히 탄생한 것들의 역사>, <당대의 혹평을 들었던 문화상품>, <지금은 당연한 것들의 탄생>, <우스꽝스럽거나 황당하거나>. 총 6개의 챕터에는 온갖 실패와 좌절, 그리고 마침내 성공하는 이들의 이야기가 다양하게 담겨 있다. 우리가 모두 알고 있는 갈릴레오의 지동설을 시작으로 다양한 분야를 총망라하고 있다. 라디오, 컴퓨터, 제트 엔진, 낙하산, 자동차 같은 기기는 물론 비틀즈, 엘비스 프레슬리, 마를린 먼로 같은 문화 스타까지 익숙한 모든 것들을 나열한다. 마치 MBC <신비한 TV 서프라이즈>에서 좋아할 만한 소재들이 가득한 책이었다. 혁신을 위해 고군분투한 이들의 이야기가 재밌는 이유는 독자 입장에서 당연히 '성공'이란 결과를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래도 루카스는 여기에 동의하지 않았고 영화 개봉식에도 모습을 드러내지 않은 채 대신 스필버그와 휴가 여행을 떠났다. 개봉하던 날 저녁 사람들의 입소문을 타고 열광적으로 반응하는 사람들이 생겨, 다음날에는 39개의 모든 영화관 앞에 줄이 늘어서리라고는 아무도 예측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에 따라 어떤 예술가도 감히 꿈꾸지 못했던 국제적인 규모의 선풍적 반응도 돌아오기 시작했다. <스타워즈>는 얼마 지나지 않아 7억 5,000만 달러의 매출을 올렸고 관련 상품과 후속작을 통해 수십억 달러를 더 벌어들이는 하나의 산업이 되었다. 감독을 포함한 그 누구도 전혀 상상하지 않았던 대단한 성공을 거둔 것이다. - <형편없는 아이디어 취급을 받았던 블록버스터 영화들> 中
비루한 안목으로 이들을 비난하고 실패할 거라 당연시했던 이들은 사실 매우 객관적이고 이성적이었다. 그들 역시 충분한 지식이 있었고, 다수의 지지를 받아 생긴 규칙에 따라 이들을 저지한 것이다. 하지만 혁신은 결국 남들과 다른 길을 확신을 가지고 묵묵히 걷는 이들에 의해 탄생하는 법이다. (+ 엄청난 행운이 따라서!) 이 책을 읽고 나면 자신의 신념에 목숨까지 거는(특히 낙하산의 경우에!) 과학자의 열정을 조금이나마 느낄 수 있었다. 우스터소스, 고양이 배설용 점토 등 뭔지 갈피를 잡지 못하는 소재들을 제외하고는 부담 없이 가볍게 읽어나갈 수 있었다. 원래 숨겨진 비화가 더욱 재밌는 법이며, 서문에서부터 은근히 유머러스한 저자 앨버트 잭의 문체 덕분에 유쾌한 시간을 보냈다. (그의 서문은 아래와 같다. "마지막으로, 실은 제일 처음 언급했어야 하는 사람은 조디 와이스너이다. 그는 나와 대화를 나누던 도중에 자기도 모르게 이 책에 대한 아이디어를 제공해 주었다. 그러니 여러분이 이 책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면 그것은 조디의 탓이다.)
과연 나라면 혁신을 위해 노력하는 이들을 '바보'라고 조롱하지 않았을까? 현재의 기준에 맞춰 그저 안정을 추구하는 타입이기에 아마 그들의 기약 없는 노력, 비이성적인 신념을 비웃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런 안전한 노선은 잘하면 평균은 해도, 평균 이상을 할 수는 없다. (물론, 평균만 하는 것도 엄청난 행운이 필요한 시대다.) 그러니 타인의 노력과 신념을 함부로 속단하고, 비웃거나 하찮게 여기지 말아야 한다. 이들은 단순히 돈을 벌기 위해서, 명예를 얻기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신념, 아이디어가 맞다는 걸 증명하기 위해 노력하기 때문이다. 한편 아이디어의 가치를 쉽게 판단할 수 없다는 점과 역시 '사람은 기술을 배워야 한다'는 웃지 못할 교훈을 얻으며 책장을 덮었다. 그러니 남에게 상처 주는 말은 막 내뱉는 게 아니다. 그 사람의 성공을 가장 배 아파할 사람이 바로 그런 사람들일 테니.
갈릴레오는 1642년에 사망했다. 로마 카톨릭 교회의 신성한 가르침에 의문을 제기한 사람 가운데 이렇게 평화롭게 삶을 마감한 경우는 드물었다. 갈릴레오의 망원경은 처음에는 효과적인 군사용품으로 만들어졌지만 인류의 역사를 완전히 바꾼 얼마 안 되는 발명품으로 남았다. 또한 가톨릭 교회를 항상 신뢰해서는 안 된다는 최초의, 그리고 중요한 증거가 되었다. - <망원경: 갈릴레오를 비웃은 사람들> 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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