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차만 읽어도 성장하는 리더가 갖추어야 할 10가지 덕목이 한눈에 보여서 좋았다. 서문을 읽고 궁금한 챕터부터 읽기 시작한다. 비즈니스의 업력이 쌓일수록 협업에 대한 요청이 많아지고, 누구와 어떤 조직과 일할 것인가에 대한 고민이 더해가는 시기다. '혼자 일하지 않는다'라는 챕터부터 선택적으로 읽기 시작했다.
" 협업은 결혼과도 같다" 마음에 와닿는다. 이와 동시에 '어떤 결혼이 성공적인가' 혹은 '어떤 결혼이 지속가능할까'를 생각해 보며 지속적이고 성공적인 협업의 요건에 대한 영감을 얻는다.
'결혼은 진짜 사랑하는 사람과 하는 게 맞다' 불꽃같은 감정이 지나고 서로에 대한 배려와 가족이라는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감내해야 하는 희생이 요구되는 결혼이라는 생활을 지속하려면 필요에 의한 조건보다는 진정한 사랑이 앞서야 하지 않을까 -
협업을 하는 대상에 대한 조건도 맥을 같이 한다. 얻을 수 있는 이해에 앞서는 중요한 가치들이 있다. 아마 개인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존재할 것이다. 누군가는 약속 시간에 늦지 않는 자세, 인성, 의리로 표현한다. 이 책의 저자인 존 헤네시는 "진정성"이라고 이야기하는 것 같다.
자문하는 사람이라는 업 특성상 협업을 하지 않는 순간이 없었다. 크고 작은 일들 모두 오롯이 혼자 할 수 있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비즈니스를 하며 자주 협업 제안을 받아왔지만, 거절하는 경우가 훨씬 많았다. 협업하는 것에 대해 굉장히 조심스러워하는 편이다.
'왜 그랬을까' 이해관계를 따져 보기도 전에 내면에서 어떤 불편함이 있었다. 주저함은 상대로부터 온다기보다 조건에 앞선 무엇가를 판단할 만한 기준이 정립되지 않아서였다. 결혼 생활에 있어 조건에 앞서는 사랑이 더 중요한 결론에 다다른 것처럼 아직 이해에 앞서는 협업의 조건을 찾지 못했다.
올해는 비즈니스를 대하는 몇 가지 관점의 변화가 있었는 데 그중 하나가 협업에 대한 생각이다. 피할 수 없는 일이라면 무조건 거절하고 피하는 것보다는 경험하면서 빠르게 시행착오를 겪어보기로 마음먹은 것이다. 그래서 많은 사람과 조직을 만났다. 불편함, 어색함, 호기심, 이해, 호의, 선의와 같은 감정과 이해들이 버무려져 내 안의 어떤 기준이 생겨나길 바랐기 때문이다. 지속적이고 단단한 협업 관계를 이어나가는 데 가장 중요한 요소가 무엇인지 스스로 정리가 되길 바라면서.
분명한 한 가지 원칙은 있다. 좋은 사람을 찾는 것에 힘을 쓰는 것보다 좋은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일이 더 중요한 것처럼 공동의 목표를 실현하고 싶은 매력적인 파트너가 되려고 노력하는 게 좋은 파트너를 찾는 것보다 앞서야 한다는 사실이다.
"능력 있는데 마음까지 맞는 사람이 두 명만 있다면 대기업도 만들 수 있다" 어른의 말씀이 생각난다. 그만큼 특별한 파트너십이 놀라운 성과를 만들 수 있다는 의미로 들려주신 이야기 같다. 지리, 문화, 산업의 경계를 넘는 초 연결 시대에 협업하고 싶은 존재가 되는 일은 리더로서의 최고의 가치가 아닐까.
함께 일하고 싶은 사람, 동료, 상사, 파트너로서 깊이 있는 진정성을 실천하기 위해 "협업"에 대해 다시 생각한다. 크고 작은 경험을 모으고, 곱씹고, 정제해서 스스로 추구하는 바람직하고 현실적인 자질을 알아내는 출발점에 서서 나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기로 한다.
"좋은 평판을 얻을 수 있는 길은 자신이 되고자 하는 사람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