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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샤인 May 22. 2020

풍경(風磬) 너머 풍경(風景)

출처 : 한국교사식물연구회


" 풍경 속에 달린 게 무엇인지 아세요? "

" 글쎄요... 물고기였던 것 같아요! "

" 목어 맞아요 "

" 왜 물고기가 거기 있을까요. 물고기는 눈꺼풀이 없어서 늘 눈을 뜨고 있습니다. "


우리는 하루 중 얼마나 정신이 깨어있을까요? 생각을 해본다. 스스로 정신이 맑다고 여겨지는 시간이라... 시즌이라 바쁘다는 이야기를 달고 살면서 가끔씩 느껴지는 정신의 상쾌함이라던가, 관계에서 오는 깔끔함이라던가... 이런 기분을 느낀 지가 오래된 것 같다. 바쁘지만 쉬고 싶고 잡념에서 벗어나기 위해 버릇처럼 드라마를 틀어놓는다. 시즌의 스트레스가 커질수록 거의 모든 드라마 스토리를 알게 된다.


절에 풍경이 달려 있는 것은 물고기가 깨어 있을 때나 잠잘 때나 눈을 감지 않을 뿐 아니라 죽어서도 눈을 감지 않듯이 수행자도 물고기처럼 부지런히 도를 닦으라는 상징이라고 한다. 바람에 흔들리는 풍경의 소리를 들을 때마다, 깨어 있는 수행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한 시그니처인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나는 잡념과 스트레스의 바람이 불어올 때면 풍경이 흔들리듯 드라마를 시청한다.


'내가 이렇구나'를 생각하고 있는 찰나 창밖을 보았다. 감나무가 바람에 흔들리고 있었다.

함께 대화하는 이들 모두 자신이 일상에서 얼마 동안 깨어있는지 생각해 잠긴 것 같았다.


감나무로 늦은 오후 햇살이 스쳐간다.

문득 감사하다는 생각을 했다.


행복한 풍경 속에 머물고 어서


178번째 글쓰기 모임에서 쓴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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