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표이사 7년 차가 되다 보니 자주 나, 조직, 함께하는 사람들을 드러내야 하는 시간이 온다.
나에 대해서 설명하고, 과거의 성과를 이야기하고, 회사를 소개하고, 직원을 소개할 때다.
어느 순간 뒤를 돌아보니 회사 식구들이 늘었다. 나는 고객이라는 부대를 앞에 두고 최전방에 나와있는 장수 아닌 장수로 서 있다. 내 앞의 무리 앞에서 짧은 시간 동안 어떻게 이야기하느냐에 따라 다시 볼 수 있거나 연대할 수 있는 사이가 될 수도 있거나 서로를 마지막 만남으로 기억하게 될 수도 있다.
크고 작은 무리들이 접근해 온다.
협력을 위한 것인지, 싸움을 위한 것인지, 약탈을 위한 것인지 구분하기 위해 정신을 곧추세운다. 고백컨데 나는 가진 것이 덜하다. 사람들이 탐내하는 무기가 적다. 막대한 자본도 든든한 배경도 유학파도 박사도 아니다. 지속가능성이라는 한길을 걸어오며 어쩌면 사회적으로는 비주류 분야에 천착해왔고 여성으로서 팀원으로서 약자의 역할이 더 익숙했던 장수다.
더욱 아이러니 한건,나는 어떤 조직생활이나 만남, 고객과의 소통에서도 남들이 이야기하는 경쟁사도 적군으로 생각을 안 한다. 잘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