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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샤인 Nov 18. 2020

북극성을 잃어버린 시대의 고독


글을 함께 쓰는 소연님의 소개로 루카치라는 작가와 그분의 작품인 ‘소설의 이론’ 서문을 처음 접하게 되었다. 첫 번째 문장을 읽어 내려가면서 아름답다 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서문의 시작에서도 제1차 세계대전 전후의 유럽적 시대상황이 반영되었고, 지식인의 위기의식과 절망감이 엿보이는 것 같다. 문학하는 사람들의 필독서라는 말에 공순이 출신으로서 인터넷 서핑을 하며 단편적으로나마 최대한 이해해보려고 노력했다. 


루카치는 소설을 현대의 문제적 개인이 본래의 정신적 고향과 삶의 의미를 찾아 길을 나서는 동경과 모험에 가득 찬 자기 인식에로의 여정을 형상화하고 있는 형식이라고 정의한다고 한다. 역사적 상황에 대해 체념했지만 소설로서 영혼 속의 불꽃을 이어나가려는, 그리하여 시대의 불온을 극복하려는 의지를 불태운 작품이 아닐까 추측해본다. 문학을 전공한 소연님의 이야기로는 서문이 가장 멋있다고 하신다. 


문득 박노해 시인의 “시대 고독”이라는 시가 떠올랐다. 


인류에게 엄청난 고통을 안겨준 세계대전이 모두 끝났고, 소수의 희생으로 찾아온 평화. 그 평화를 큰 대가 없이 누리고 있는 나. 루카치의 별과 박노해 씨가 이야기하는 진리를 누구도 찾지 않는 시대다. 

 

나 하나 지키려고 몸부림치는 지난함 속에서 내가 느끼는 고독이 부끄러워진다. 

시대의 고독은 시대의 방향성을 구하는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사치가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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