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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션샤인 Feb 12. 2022

여전히 아름다운지

안녕! 친구들.


혹한의 끝자락에서 봄의 기운이 물씬 풍기는 2월이네.

잘 지내니? 너와 네가 사랑하는 사람들도 편안하지? 허름한 학교 벤치에 앉아 툭 안부를 건내고 싶은 그런 날이야. 나는 그럭저럭 잘 지내. 좋은 일 조금, 힘든 일 조금, 뒤섞였지만 정체를 모르겠는 일들 아주 많이... 나는 그럭저럭 잘 지내고 있어.


볕이 좋은 날엔 너희들 생각이나. 학교부터 집까지 우리는 걸었어. 걷고 걷다 보면 많은 풍광들이 지나갔지. 우리는 그때 끝나지 않는 이야기들을 나눴어. 웃기는 이야기, 힘든 이야기, 시답지 않은 이야기들. 그렇게 걷고 또 걷다 보면 2시간이 흐르더라. 그해 우리 사이에는 커플도 생겼고, 나는 종아리 살이 홀쭉하게 빠져버렸어. 한발 한발 디디며 우리는 미래에 대한 불안과 사회에 대한 불평을 거리에 남겨두곤했지. 집에 도착할 때쯤 늘 가벼워졌으니까.

우리 다시 걷지 않을래?

그동안 그 거리에 남겨야 할 마음과 버려야 할 생각들이 두둑히 쌓였버렸네.


우리 다시 함께 걷지 않을래?


우리 중 누군가 나의 편지를 본다면 내게 전화해줄래. 친구들 중 누군가에게 전화를 받는다면 뛸듯 반갑고 기쁠 것 같아. 나는 그동안 2시간 정도 걸을 수 있는 산책 코스를 정리해두고 있을게.


건강하고 단단하길 늘... 바랄께. 


여전히 아름다운 너희들의 웃음소리를 기대하며

너의 친구 욱이가.


2022년 2월 12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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