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도 먼... 애매모호한 관계
회사 동료와의 관계는 참 미묘하다. 가까운 듯 먼 관계라는 표현이 정확한 것 같다.
나는 여느 때와 같이 장난기 반, 진심 반으로 그 동료에게 말을 건넸다. 그런데 돌아오는 반응은 시큰둥했다. 그런데 그 한 마디가 나 또한 기분을 상하게 했다.
그 말 이후로 분위기는 급반전되어 주변의 모든 공기들을 스산하게 만들었다.
원인 제공은 내가 했지만 그래도 그렇게까지 나올 줄 몰랐다. 대놓고 싫은 내색을 하니 참 난감함이 이루 말할 수 없었다.
나이를 불문하고 평소에 너무 허울 없이 지내서 지금의 행동들이 여과 없이 나왔던 것일까. 그리고 앞으로 나는 어떻게 그를 대해야 하는가? 아무 일 없었다는 식으로 그가 기분이 좋아지기를 기다렸다가 평상시대로 행동해야 하는가?
참! 친구도 아니고, 동생이지만 동생이라는 부호가 성립되지 않는 직장 동료와의 관계가 너무도 애매모호하다.
그런데 돌이켜 생각해 보면, ‘과연 나는 동료들에게 어떻게 대했나?’
오십 보 백도다. 나도 똑같은 반응이었던 것 같다. 집안의 우환이 생겼을 때, 감기 몸살이 심하게 걸렸을 때를 되뇌면, 오만 인상을 다 쓰며 말도 못 부치게 신경질적으로 대했던 기억이 떠올랐다. 옆에서 누가 뭐라 하면 못돼먹은 쌈닭처럼 달려들 기세로 공격적으로 변했다.
"마음은 살아있는 것이기 때문에 시시때때로 변하기 마련이니, 마음공부를 잘 해야 한다."
율곡 선생님께서 직장(관직)을 얻고서 스스로에게 경계하며 지키고자 썼던 글이다.
현 시대를 살아가고 있는 직장인들에게도 꼭 필요한 문구인 것 같다.
이러다가도 그 동료가 미안하다고 하면서 내게 커피 한 잔을 들이밀면 나는 금세 서운했던 감정들이 눈 녹듯 사라질게 뻔하다.
칼로 물 베기라는 말이 부부와의 관계에만 성립되는 것은 아닌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