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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피트니스 큐레이터 Apr 17. 2017

엉덩이 근육의 추억

엉덩이 기억상실증(Gluteal Amnesia)을 극복하자

한 주가 정신없이 지나갔다.

수업(개인 트레이닝) 일수가 갑자기 늘어나서 책 읽고, 글 쓰는 시간이 많이 줄어들었다.

카페를 가는 것이 한 주를 살면서 가장 가슴 설레는 일이다. 제3의 공간에서 완전 무장(몸과 마음)을 풀어헤친 채 생각하고, 글 쓰고, 졸고, 책보고, 인터넷 검색하는 것이 최고의 쉼이 된다.


수업(개인 트레이닝)은 밥벌이를 위해 초인적 힘을 발휘해야만 한다.

내 근본적인 성향은 사람과의 교제를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첫 만남의 설렘은 좋아한다.

그러나 돈이 걸린 만남은 거북스럽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클라이언트와의 상담이 그렇다. 말실수를 할까 봐 이기도 하지만, 계약을 체결하기 위한 좋은 인상을 심어주어야 하는 분위기가 너무 인위적이라 싫다. 밀고 당기기도 내 취향이 아니다.

10년이 넘었지만 내겐 아직도 클라이언트와의 첫 만남은 설렘과 함께 피하고 싶은 가시방석이다. 말보다 글이 편한 것을 보면 더욱 분명해진다. 글에 숨어 사는 것이 더 편하다. 혼자 생각하고 이것저것 끼적거리는 직업을 가진 자들이 참 부럽다.

기회가 되면 나도 그런 일을 전업으로 삼고 싶다. 그렇게 되면 얻는 것 보다 잃는 것이 더 많겠지만 말이다.


무엇보다도 좌식생활로 오는 의자 병(Sitting Disease)이 먼저 찾아올 것이다.

움직이지 않아서 오는 병의 대표적 증상은 다양하다.

먼저 상체에서는 심장병과 척추의 경직, 췌장의 혹사, 결장암, 복근의 약화를 둘 수 있다.

하체에서는 하지정맥류와 엉덩이 근육이 붙어있는 뼈인 골반의 틀어짐(Pelvic displacement)과 엉덩이 근육들의 불균형(Muscle Instability) 그리고 엉덩이 근육의 약화를 초래할 수 있다.

엉덩이에 관련된 문제들을 총칭하는 말이 있다.


바로 엉덩이 기억상실증(Gluteal Amnesia)이다.


의자에 앉아서 엉덩이를 지탱해 주는 뼈가 앉을 ‘좌’자를 쓰는 좌골(坐骨)이다. 그러나 의자에 오래 앉아 있다 보면 좌골로 앉아 있지 못하고 허리가 말려 들어가 살과 근육이 많은 엉덩이로 앉게 된다. 소파에서 티브이를 보는 모습을 연상하면 이해가 편할 것이다.

이런 자세로 오래 앉게 되면 엉덩이가 시쳇말로 떡이 되어 퍼져버린다. 신경도 눌려 엉덩이 근육의 저림 증상도 오게 된다. 신경과 근육의 탄력을 잃게 된다. 엉덩이에 힘을 주려고 해도 어떻게 주는 것인지 기억하지 못하게 돼버린다.


한 가지 실험을 해 보면 자신이 엉덩이기억상실증(Gluteal Amnesia)인지 알 수 있을 것이다.

옆에 있는 사람이 손가락으로 다른 한 사람의 엉덩이를 꾸욱 누른다. 엉덩이를 누를 당시에는 엉덩이에 힘을 주어서는 안 된다. 손가락을 누른 후, 다른 한 사람(손가락을 누른 사람 말고)은 엉덩이에 힘을 준다. 힘을 주었는데도 손가락이 튕겨 나가지 않고 누른 채 그대로 있다면, 아쉽지만 엉덩이가 힘을 주는 기억을 잃어버린 것이다.






그러나 해결책은 반드시 있기 마련이다. 엉덩이를 위한 힐링 프로세스가 있다.

엉덩이 근육의 기사회생을 위한 맞춤 운동을 하면 된다.


엉덩이 운동을 하기 전에 먼저 엉덩이의 제원부터 알아보자.

엉덩이는 둔근이라고 한다. 둔근은 대둔근, 중둔근, 소둔근, 이상근으로 구분할 수 있다.

이들의 근육들은 각기 맡은 역할들이 있다. 걷거나 서 있을 때 골반과 무릎이 정상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돕는 역할(안정화)을 하거나, 다리를 팔방(앞, 뒤, 몸 안쪽, 몸 바깥)으로 움직일 수 있도록 힘을 실어 준다.

그러므로 엉덩이 근육은 러닝을 할 때, 스쿼트나 런지를 할 때, 수영 발차기를 할 때 등 모든 하체 운동 시 사용되는 근육이다.




하체 운동의 힐링 프로세스는 누구나 다 알고 있고, 누구나 다 할 수 있다.

단지 비뚤어진 자기 사랑이 문제인 것이다.


‘좀 더 눕자, 좀 더 앉자, 좀 더 편해지자’ 한다면 엉덩이는 더욱 그 기억을 잃고 말게 될 것이다.

그래서 엉덩이 근육의 맞춤 운동은 매일 조금씩 자주 움직이는 것이라 감히 말하고 싶다.

특히 앉아 있는 시간이 많은 요즘 현대인들에게는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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