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론과 실기를 갖춘 전문가
오늘도 새벽 4시 30분 기상으로 일과를 시작한다.
이 시간은 트레이너로 일하면서 16년 동안 일어나는 절대 시간과도 같다.
현재 나이 마흔여섯이고 회사에 소속된 프리랜서로 일을 하는 나의 삶.
언제 잘릴지 모르는 계약직. 그러나 올해 13년 차. 또한 언제까지 근무할지 모르는 안개와 같은 존재.
매달 몇 세션을 했는지 세어 보고 이번 달은 얼마를 벌었는지 가늠해 보는
일명, 한 달 벌어 한 달 사는 인생이다.
아내의 권유가 있었다.
“앞으로 무얼 하며 살 거야?”
“그때 가서 시작하면 늦는다. 지금부터 준비하고, 경험을 쌓아야 자연스럽게 갈아탈 수 있는 거야.”
인생 2막을 준비해야 하는 나이가 되었다. 그런데 나는 트레이너 외엔 할 수 있는 게 하나도 없다.
그러나 트레이너로 노후를 준비하기가 쉽지 만은 않다.
수업하느라 심도 있는 전공 공부는 엄두도 못 내는 상황이다.
공부하는 시간을 늘리면 월급이 줄어들어 가계에 치명적 손해를 입힌다.
현재 석사 과정을 마친 이후 공부는 중단된 상태다.
전공 공부를 해야 전문가라는 인정을 받는다. 마냥 현장의 경험만으로는 전문가가 될 수 없다.
기록하고, 문서로 만들어 체계를 잡는 것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이론은 탁상공론에 불가하지만, 이론 없는 실무는 모래 위에 성을 쌓는 것과 같다.
문무를 겸비하는 것이 롱런할 수 있는 비결이기도 하다.
'이율배반적이다'라는 말이 있다.
사전적 의미는 ‘서로 모순되는 두 명제가 합리적 근거를 가지고 맞서는 것’이다.
돈을 버는 것과 공부를 계속해야 하는 현재의 내 삶이 이율배반적이라 할 수 있겠다.
그러나 선택해야 한다. 앞으로의 노후를 위해서는 말이다.
전문가의 길을 갈 것인지, 세일즈 트레이너로 남을 것인지 그것이 문제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