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 이유/ 강한 행동
운동을 하기로 마음먹기까지는 많은 이유가 있었을 것이다. 어떤 이는 허리나 목, 다리, 어깨 등 몸의 통증이 있어 건강을 위해, 또 어떤 이는 살을 빼고 싶어서, 또는 그동안 하던 운동에 지루함을 느껴 새로운 운동을 접하고 싶어 헬스클럽에 오기도 한다. 모두 각자의 이유와 목표가 있다.
수업을 받는 회원 중에 근육운동의 효과를 톡톡히 보고 있는 분이 계신다. 나이는 예순이 훌쩍 넘으셨다. 그가 젊었을 때는 스포츠센터라는 곳을 거의 찾아보기 힘들어, 차선책으로 집에서 아령과 웨이트 기구를 사서 운동을 하셨다. 그런데 어느 날 벤치프레스(가슴과 삼두박근을 키우는 운동 기구)를 하다가 어깨의 심한 통증을 느껴 그 뒤로는 근육운동을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렇게 근육운동의 트라우마를 갖고 30년 이상이 흘렀다. 하지만 4년 전 미디어를 통해 근육운동의 중요성을 깨닫게 되면서부터 집 근처 스포츠센터에 등록하고 조심히 근육운동을 시작하셨다고 한다.
4년 동안 매주 두 번에서 세 번 꾸준히 개인 트레이너의 도움을 받으며 근육운동을 계속하시다가 현재는 내게 수업을 받고 있다. 지금도 일주일에 서너 번을 근육운동에 전념하신다.
며칠 전 종합 검진을 받으셨는데 신체 나이가 50세로 나왔다면서 매우 흐뭇해하셨다. 실제로 운동을 지도해 보면 근력이 좋은 편이다. 턱걸이와 팔굽혀펴기도 젊은 사람들 못지않게 잘하신다. 그 회원님이 늘 나만 보면 하시는 말씀이 있다.
“근육운동을 해야 내장이 좋아져. 신진대사가 왕성해져서 내장이 튼튼해지거든. 걷는 것보다 근육운동을 해야 해.”
목표를 향해 움직이려면 동기부여가 가장 중요하다. 동기에는 내재적 동기와 외재적 동기가 있다. 내재적 동기란 강압 없이 스스로 원해서 하는 행동이고, 외재적 동기는 물질적 보상 같은 외부적인 이유로 하는 활동이다. 이 가운데 보다 장기적인 행동을 이끄는 쪽은 내재적 동기다.
트레이너인 내 경우, 솔직히 처음엔 외재적 동기인 물질적 보상이 앞선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회원의 몸이 좋아지는 변화를 경험하게 되면 성장과 행복감을 느끼는 내재적 동기로 변해간다. 현재는 외재적 동기에서 내재적 동기로 들어가는 시점을 맞이하고 있다. 그래서 어떻게 하면 회원에게 양질의 트레이닝을 줄 수 있을까를 고민하고 있다.
외재적 동기(보상)와 내재적 동기(성장)는 바늘과 실처럼 함께 가야 효과가 극대화된다. 목표를 향해 움직일 수 있게 하는 강력한 힘은 보상임이 확실하다. 그러나 여기서 짚고 넘어가야 할 것은 그 목표가 도달 가능한 것이어야 한다. 스트레치 골(stretch goal) 말이다. 즉 팔을 쭉 뻗으면 손에 닿는 거리 정도의 간격이다. 그런데 이런 스트레치 골을 달성한 횟수를 거듭하게 되면 내적 동기인 성장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 이것을 승자 효과(winner effect)라 표현한다. 스트레치 골과 승자 효과는 동기부여를 위한 필요조건이다.
다이어트를 할 때도 그렇다. 외재적 동기와 내재적 동기를 잘 활용해야 한다. 한 달 동안 저열량 식단을 철저히 지켰다면, 하루 정도는 다이어트 휴식(보상)을 준다. 하루는 먹고 싶은 것을 맘껏 먹는다. 하루 정도의 폭식으로는 한 달간 지켜온 몸의 환경을 바꿀 수 없기에 괜찮다. 이것을 생리학 용어로 항상성(homeostasis)이라고 한다. 그런데 참 신기하게도 한 달 동안 저열량 식단을 제대로 지키게 되면, 지금까지 해 온 스스로에 대한 신뢰가 생겨서, 보상의 하루가 지나면 더는 폭식을 하지 않게 된다.
근육을 만들기 위한 과정도 다르지 않다. 조금씩 식스팩이 새겨지는 복부를 경험하게 되면 내적 동기는 최고조에 다다른다. 이렇듯 도달 가능한 목표인 스트레치 골에 따라 운동을 하다 보면 어느새 변화된 자신의 몸과 만나게 된다. 또한 부위별로 원하는 근육을 만들어 승자 효과를 높일 수 있다.
단지 조심해야 할 것은 중독이다. 이것은 내적 동기의 부작용이며 정신적 스트레스다. 하루라도 근육운동을 하지 않으면 자신의 근육이 빠져나가는 망상에 빠지는 것이다. 관절이 상해도 정해진 양만큼 무게를 들어올려야 성이 찬다. 나 또한 걸린 적이 있는데 너무 힘들었다. 운동 중독에 걸리지 않도록 자신의 마음 상태도 잘 살피며 운동하도록 하자.
끝으로 현업 퍼스널 트레이너로서의 동기(외재적, 내재적)를 살펴보고자 한다. 나의 동기에 대한 목록(아래)을 참고해 각자 다이어트를 위한 동기(외재적, 내재적)를 적어 보면 어떨까.
1. 트레이닝은 내 밥벌이다. 가장으로서 돈을 벌어야 한다. (외재적 동기)
2. 트레이닝을 통해 클라이언트가 원하는 목표를 이룰 수 있도록 큰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다. (내재적 동기)
3. 정말 훌륭한 트레이너로서 인정받고 싶다. (외재적 동기)
4. 트레이닝은 나에게 도전적인 일이지만 수업을 통해서 많은 성장이 있을 것이다. (내재적 동기)
5. 트레이닝에 몰입할 때 행복감을 느낀다. (내재적 동기)
6. 향후 트레이닝 아카데미 과정을 만들어 트레이너를 꿈꾸는 이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싶다. (내재적 동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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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문헌 :
고영성, 신영준 『완벽한 공부법』,로크미디어, 2017.
https://page.kakao.com/home?seriesId=5295535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