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피트니스 큐레이터 Aug 31. 2020

사장(死藏)될 것인가, 살아남을 것인가

퍼스널 트레이너의 미래

정부의 사회적 거리 두기 2.5단계가 시행되었다. 고로 내가 근무하는 센터는 8일간 집합 금지 명령을 준수해야 한다. 코로나 19라는 명칭이 붙기 전, 우한 폐렴이라는 말로 통용됐던 3월 말경에 강제 폐쇄된 이래로 두 번째 조치다. 그땐 한 달간 쉬었다. 이번엔 언제까지 쉴지 미지수다. 사람들의 접촉이 많은 곳이라 피해갈 수 없다. 이렇게 생각지도 못했던 상황을 겪으면서 앞으로 펼쳐질 직업 환경에 대해서 깊은 생각을 하게 된다.


‘미래에는 어떤 직업이 살아남을까?’라는 보고에서 퍼스널 트레이너는 단연 좋은 평가를 받았다. 인공지능이 대신할 수 없는 섬세한 직업이기에 후한 점수를 얻었을 듯하다. 그런데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변수가 나타나 모든 것이 역전되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는 앞으로 맞이할 우리의 미래를 말한다. 이 시대의 가장 큰 특징은 비대면 작업 환경이다. 비대면의 중심에는 단연 인공지능이 자리를 잡고 있다. ‘빅데이터 전문가’, ‘인공지능 전문가’ 등 사람의 손이 최대한 절제된 뉴노멀이 도래하는 것이다. 반면에 코로나 바이러스로 인해 전도유망한 퍼스널 트레이너 직업군이 하루아침에 순위 밖으로 밀려날 처지에 놓였다. 퍼스널 트레이너는 사람과 사람 간의 접촉이 최절정에 놓인 직업이다. 그리고 더욱 힘 빠지는 건 코로나 바이러스는 변종에 변종을 거듭해 영원히 사라지지 않고 우리를 긴장의 연속으로 이어 갈 거라는 전망이다.


 솔직히 앞으로 닥쳐올 비대면 시대에 ‘어떻게 내 직업을 대처할 것인가?’에 대한 물음에 답을 찾지 못했다. 그러나 근접한 답안은 있다. 오늘은 그 부분에 대해서 말하고자 한다. 


최근 줌(zoom) 앱으로 이루어지는 화상 회의 및 공연 등의 모임이 큰 인기를 끌고 있다. 트레이닝도 모바일로 많이 이루어진다. 나 또한 유튜브 채널을 통해 운동에 관한 동작을 소개하고 있다. 그러나 한계에 부딪힌다. 아무리 잘 설명하고 동작을 시연해도 무언가 꺼림칙하다. 그 이유는 디테일이 빠져 있기 때문이다. 섬세한 움직임을 잡아 주기 위해선 현장 감각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퍼스널 트레이닝은 디테일이 힘이다. 개인 트레이닝을 받는 회원은 마스크를 쓰는 답답함을 무릅쓰고 센터에 방문한다. 혼자 하는 것보다 몇 배 더 효율적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들도 유튜브를 통해 동작을 익히고 열심히 운동했을 것이다. 그러나 무언가 채워지지 않거나, 알 수 없는 부족함을 느꼈기에 이렇게 전문가의 도움을 받으러 위험을 고수하고 대면 수업을 자진하는 이유일 것이다. ‘디테일이 힘이다.’라는 책에서도 개인과 기업, 국가의 경쟁력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이 디테일이라고 왕중추 작가는 강조하고 있다.


앞으로 비대면 시기의 퍼스널 트레이닝은 더욱 디테일 해질 것이다. 규모 적인 부분에서는 많은 사람이 함께 사용하는 대형 스포츠 센터보다는 소규모의 개인 스튜디오나 방문 트레이닝을 선호할 것이다. 또한 티칭 적인 면에서는 한 시간 또는 그 이상 수업을 진행하는 것보다 원 포인트 레슨처럼 30분 내외로 디테일이 살아 있는 핵심만 가르치고 나머지는 스스로 연습하는 쪽으로 변할 것이다. 골프 프로가 수업하는 모습이 그렇다. 대면 트레이닝이 끝난 그 외의 부분은 화상으로 연결하여 부족한 부분을 서로 커뮤니케이션을 통해 해결할 것이다. 대면은 짧고 비대면은 길게 가는 쪽으로 말이다.


미래의 경쟁력을 갖춘 퍼스널 트레이너가 되려면 두 가지 사항은 염두에 두어야 할 것이다.

첫째는 디테일(detail)이다.

디테일이 힘이 되려면 지속해서 공부를 해야 한다. 두 가지 공부를 해야 한다. 전공과 교양이다. 전공은 공신력을 갖추기 위해서 필요하고 교양은 사람의 마음을 얻기 위해서 필요하다. 이 두 요소가 합쳐져서 디테일이 되는 것이다.


둘째는 디지털(digital)이다. 보통 디지털 혁명이라는 말을 한다. 18세기 산업혁명으로 기계를 사용한 대량 생산이 가능하게 된 것처럼 디지털 혁명을 통해 정보통신 기술과 인터넷의 발달을 가져왔다. 이제 모든 일의 중심엔 디지털이 대세다. 디지털은 인공지능으로까지 진화한 상태다. 트레이닝에서도 디지털은 더 이상 쇄국이 아닌 개화 시기를 맞았다. 그렇기 때문에 디지털 문화에 더욱더 익숙해 져야 한다. 데이터를 분석하고 활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다. 또한 앞에서 말한 온라인에서 이루어지는 환경에도 하루빨리 적응해야 한다. 모바일 트레이닝도 좋고 유튜브 영상도 훌륭하다. 자신만의 노하우를 영상을 통해 말과 몸으로 전달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스킬이 경쟁력이 될 수 있다.


코로나 19로 인한 8일간 강제 칩거 기간이 미래를 준비하는 모든 트레이너에게 좋은 기회가 되길 희망한다. 세계의 명작은 대부분 지독한 불운 속에서 탄생한 것을 생각하며…

매거진의 이전글 직장인을 위해 의자를 활용한 간편한 운동법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