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퍼스널 트레이너가 버려야 할 단어

시기질투(Jealous) - 시기질투는 조직을 부순다

by 피트니스 큐레이터

몇 해 전 아버지 장례식에 많은 문상객들이 찾아와 위로를 해 주었다. 슬픔으로 인한 몸과 마음의 피로가 줄어드는 느낌을 받았다. 이러한 고마움을 몸소 체험 했기에 가급적 지인의 장례식엔 꼭 찾아보려고 노력한다. 이처럼 나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도 늦은 퇴근과 다음날 새벽 출근을 무릎쓰고라도 문상을 하러 갈 것이다.


그런데 그와 반대로 가까운 친구나 동료의 기쁜 일에는 좀처럼 마음을 나누기가 어려운 것이 솔직한 심정이다. 가령 친구의 승진이나, 함께 근무 하는 동료가 자신보다 더 좋은 대우를 받게 될 경우엔 내심 질투심이 생긴다. 친구의 승진은 나와는 상관없는 분야이기에 한 턱 내지는 두 턱 정도 얻어먹고는 질시의 감정 수위를 하향 조절 할 수 있게 된다. 그런데 같은 일을 하고 있는 동료의 승승장구를 가까이서 보게 되면 나도 모를 악마의 호르몬인 ‘노르아드레날린’이 걷잡을 수 없이 분비되곤 한다. 그렇다고 100% 싫은 감정은 아니다. 그중 60%는 부러움과 함께 성선설의 이론을 따르게 된다. 그런데 나머지 40%는 어디서 왔는가?


일에 대한 열정으로 가득 찼던 신입 시절에 나는 함께 근무하는 한 동료에게 극도의 질투심을 느낀 적이 있었다. 그는 입사 동기였다. 나이는 나보다 어리지만 일에 대한 전문성만큼은 나보다 어른이었다. 그래서 동기에게 염치 불구하고 이것저것 물어보면서 일에 대한 노하우를 터득했다. 그렇게 2년의 시간이 흐른 뒤 ‘올챙이 개구리 시절 모른다’는 속담처럼 일에 대한 자신감이 지나쳤는지 타인을 향한 시기심이 생겼다. 그것도 나를 많이 도와준 입사 동기에게서...


그는 늘 많은 회원을 보유 하면서 수업을 원활하게 진행하였다. 그런데 나는 그와는 달리 회원이 많이 없어서 수업 횟수가 적었다. 일의 특성상 수업의 횟수(세션수)는 실력과 급여의 차이로 돌아오기에 여간 신경 쓰이는 것이 아니었다. 겉으로는 내색하지 않았지만 속에선 부글부글 끓어올랐다. 열정에 의한 선의의 경쟁을 넘어선 살기어린 질투심으로 가득 찼다. 그러던 중 내 맘을 훤히 들여다보듯 매니저께서 직원들이 다 모인 자리에서 이런 말을 했다.


“이곳에서 가장 경계해야 될 것이 무엇 인지 아는 사람?”

“젤러스(jealous)다”

“다른 사람을 질투하는 것은 조직을 뽀갠다”

“여기 있는 모든 사람들은 다 월급이 다르다”

“다른 사람들이 얼마큼 받는지 궁금해 하지 말고 자신의 실력을 쌓는데 노력해라”


‘학문의 즐거움’이라는 책을 쓴 ‘히로나카 헤이스케’는 수학의 노벨상이라 일컫는 필드상을 수상했다. 그는 처음엔 수학을 전공한 것이 아니라 음악을 전공했다. 그러나 자신이 음악에 대해서 너무 문외한 이라는 것을 깨닫고는 미련 없이 음악을 접고, 그 다음 관심사인 수학에 올인 했다. 그렇게 시작한 수학을 이젠 많은 사람들이 본받고 싶을 정도의 위치에 까지 올랐다.

그러한 대 수학자도 때론 질투어린 시선으로 자신의 경쟁자를 견제한 적이 있었다.

그러나 질투대신 체념과 인정하는 마음으로 상대방을 대하자 모든 것이 잘 풀렸다고 고백했다. 바로 자신에게 집중한 것이다. 남과의 경쟁이 아닌 스스로에게 박수를 칠 수 있을 정도의 완벽을 위해 끊임없이 노력했던 것이다.

‘히로나카 헤이스케’가 말한 질투에 대한 글을 들여다 보겠다.


심리학자는 질투는 인간 특유의 감정이며, 모든 사람에게 존재한다고 말한다.
질투는 무언가를 창조하려고 하는 사람에게는 정말 좋지 않은 감정이라고 단언해 두고 싶다.
자기의 목표를 확실히 잡으면서 포기하는 것이다. 그렇게 하면 질투심이 안 생긴다.
체념하는 기술을 알아두는 것, 그것은 창조하는 데 관련되는 정신 에너지를 제어하고 증폭하는 데 대단히 중요한 것 중의 하나이다.


나는 매니저의 말을 듣고 질투에 가득 찬 동물적 감정을 누르고 이성적 감정으로 돌아올 수 있었다.

그 이후에 입사 동료와 정말 친해졌다. 나의 부족함을 인정하니 그에게 웃으며 다가갈 수 있는 용기가 생겼다.


슬픔을 위로하는 것보다 기쁨을 나누는 것이 훨씬 더 어려운 일인데 그 이유가 질투심이라니... 그리고 질투심이 인간 본연의 것이라니.

그래서 ‘사돈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라는 말이 나온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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