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혜 공작소
내가 시간 나면 찾는 제 3의 공간(제 1의 공간은 가정이고 2의 공간은 직장이다)이 두 곳이 있다. 하나는 카페이고 다른 하나는 도서관이다. 카페는 시간적 여유가 적을 때 가고 도서관은 많을 때 찾는다. 오늘은 오랜만에 도서관에 왔다. 카페와는 다른 분위기다. 조용한 분위기에 책 냄새가 배어있는 책장과 책상이 웰컴하고 반기는 듯했다.
도서관은 내겐 낯설지 않다. 중학교 때부터 찾았던 도서관은 마흔이 지난 오늘에도 즐겨 가는 곳이 되었다. 도서관에 들어서면 왠지 마음이 평온해진다.
나와 같은 사람이 있다. ‘지적 대화를 위한 넓고 얕은 지식’의 저자인 채사장이 그렇고 민들레영토 대표 지승룡, 그리고 도서관 책을 통째로 읽은 에디슨과 안철수 의원을 꼽을 수 있겠다. 이들과 다른 점이 있다면 아직도 나는 도서관에 간다는 것이다.
도서관은 이보 전진을 위한 일보 후퇴의 역할을 하기도 한다. 절치부심을 위한 수련의 장소이다. 책을 읽다가 섬광과 같은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올라 재기에 성공한 사람이 있는가 하면 또한 많은 책을 읽어 소위 말하는 독서천재가 되어 책에 관한 아이템으로 유명세를 타는 이들도 있다. 내게도 도서관은 신분 상승을 위해 미래를 준비하는 공간이었다. 트레이너가 되고자 자격증 취득을 위해 도서관을 찾았으며 대학원 진학을 위해서도 줄기차게 다녔다.
마흔이 되어 찾은 도서관은 글을 쓰기 위한 공간으로서의 역할을 하고 있다. 도서관에 있으면 집중이 잘 된다. 한 번 글을 쓰면 꾀 길게 이어간다. 쓰고자 했던 내용의 글을 마치고 나면 자리에서 일어나 늘어지게 기지개를 펴면서 성취감에 젖는다. 이후에는 읽고 싶었던 책을 골라 하염없이 책속에 빠진다.
참새가 방앗간을 그냥 지나칠 수 없듯이 도서관을 빼고 나의 삶을 논할 수 없을 정도다.
만약 부득이하게 일을 그만두게 되면 제일 먼저 출퇴근 할 곳은 도서관이라고 감히 말하고 싶다. 잘나가던 대기업 핸드폰 회사를 그만두고 3년간 도서관을 오가며 9000권을 읽어낸 김병완 작가처럼 말이다.
언젠가 아내에게 책방을 운영해 보고 싶다는 말은 한 적이 있다. 아내는 이내 철 좀 들으라면서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 이후로 책방은 내 마음속에서 떨쳐 버렸다. 그리고 여유가 되면 도서관 같은 서재를 꼭 만들리라 다짐을 했다. 아내에게 말은 안 했지만...
도서관은 새로운 비상을 꿈꾸는 사람들을 위한 지혜 공작소와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