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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수리나 Oct 15. 2024

우리는 친한 사이인가요

누군가의 경조사를 챙긴다는 건

나이를 먹어갈수록

새로운 사람들과의 관계, 기존 알고 지내 사람들과의 관계를 지금처럼 유지하는 게 맞는지, 아니 계속 유지해 가는 것이 맞는지 하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성인이 되면서 주변 사람들과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방법이 어릴 때와는 조금 달라졌다.

어릴 때는 서로 기분을 챙기고 생일을 챙기는 것만으로도 서로가 친하다 느다면, 성인이 되고부터는 주변사람들의 경조사까지 챙기는 것이 관계 유지를 위한 기준이 된 거 같다.

결혼식, 장례식, 돌잔치 등등


예전부터 우리나라 사람들은 주변사람들의 경조사 챙기는 것을 중요하게 생각는데 필자가 성인이 되 '다른 것은 몰라도 조사는 꼭 챙겨야 한다'라는 어른들의 조언을 듣기도 했었다.

그런데 요즘은 예전과는 많이 달라졌다는 것을 종종 느끼게 된다.

각자의 기준에서 크게 중요하게 생각되지 않는 사람의 경조사에는 참석은 물론 마음의 표시도 하지 않는 것이 자연스러운 일이 되었다.

물론 '받았으니 해야지.'라는 생각인 사람들도 있고 '받은 만큼만 하면 되지'하는 사람들도 있고 '안 받고 안 하면 되지'라는 생각으로 서로 챙기지 않는 사람들도 많이 늘어났다.


어떤 사람이 맞고 어떤 사람의 생각이 틀리다고 생각하는가.

필자의 지인 '자신은 결혼생각 없고 사 결혼생각은 있더라도 본인은 결혼을 할 수 없을 거 같다'는 이유로 주변 지인들의 결혼식, 돌잔치에 전혀 참석하지 않았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늦은 나이에 인연을 만나 뒤늦게 결혼을 하게 된 지인의 결혼식장은 떠들썩한 축하의 분위기보다는 축하하는 사람이 굉장히 적어 조금은 차분한 분위기였다. 물론 지인이 그 분위기를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면 문제가 되지 않았겠지만 그 지인은 여태껏 다른 사람들의 행사에 참석하지 않은 것을 후회했고, 한편으로는 자신이 참석하지 않았다고 늦은 나이에 결혼하는 자신의 결혼식에 오지 않는 지인들을 원망하는 모습을 보면서 과연 안 주고 안 받는 요즘 분위기가 맞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들었다.


이런 이야기를 하면 필자보다 어린 친구들이 답하기를 "내 시간과 돈을 써도 나중에 돌려받지 못할 텐데 왜 귀한 내 시간과 내 돈을 써야 하는지 모르겠다."라는 답변을 하는데 사람과 사람 사이에 기계적이고 계산적인 마음만이 있는 것이 맞는 걸까.

요즘 같은 분위기가 서로를 더 삭막하게 만드는 것은 아닐까.


경조사 참석유무로 친분의 잣대를 정할 수는 없지만 혼자만 살아갈 수 없는 세상, 그리고 나에게도 올 수 있는 기쁜 일 또는 힘든 일이 다른 이와도 나누는 것으로 마음 한편이 채워지고 위로가 될 수 있을 텐데.

'나의 시간과 돈을 써도 돌아오지 않는 부메랑처럼 돌려받을 수 없을 것이다.'하고 미리 선을 긋지는 말자.

요즘 사람들의 생각이 틀렸다거나 다르다는 얘기가 아니다. 다만 주변사람들과의 관계에서 너무 선을 긋고 계산하기보다는 조금은 서로 어울려 살아갈 수 있게 마음 한켠을 열어두는 것도 지않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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