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웃음은 뒤센 미소라 하고, 가짜 웃음은 팬아메리카나(1991년 운항 종료된 미국의 항공사) 미소라고 합니다. 뒤센 미소는 18-9세기 프랑스 심리학자이자 신경생리학자인 기욤 뒤센이 얼굴이 마비된 실험 참가자 얼굴에 전기 자극을 가했을 때 만들어지는 얼굴의 표정을 진짜 웃음과 비교한 실험인데요, 가짜 웃음은 얼굴에 전기자극을 가하여 만들어내고, 진짜 웃음은 농담을 통해 유도해서 실험을 했습니다.
전기 자극으로 인한 가짜 웃음은 광대뼈 쪽의 협골 주근(입 가장자리 있는 근육)이 입술 꼬리를 위로 끌어올렸습니다. 반면 농담으로 인한 진짜 웃음은 입가뿐만 아니라 눈 주의의 안륜근이 작용하여 눈썹은 아래로, 뺨은 위로 잡아당겨 눈 주위에 주름을 만들어 냈습니다. 눈주름은 무의식적으로 접히기 때문에 가짜 웃음으로는 좀처럼 만들어지지 않습니다. 즉, 진짜 웃음은 협골 주근과 안륜근이 함께 작용하는 반면 가짜 웃음은 입 주변의 근육만 사용하여 입꼬리만 올리게 됩니다.(항공기 승무원이 짓는 미소가 가짜 미소의 대표 격이라 생각한 과학자들이 팬아메리카나 미소라고 이름을 붙였나 봅니다)
진짜 웃음(자발적 웃음)과 가짜 웃음(꾸며내는 웃음)은 얼굴 근육뿐만 아니라 사용되는 뇌의 부위도 다릅니다. 가짜 웃음은 임의로 통제가 가능한 피질 회로에서 실행되는 반면 진짜 웃음은 전두피질, 시상하부, 기저핵 등 뇌 여러 부위에서 만들어집니다. 기저핵은 사고나 계획 등을 수행하는 두뇌의 피질과 진화적으로 오래된 시상 사이에 있는 부분입니다. 미국 버클리 대학의 심리학자 리 앤 하커와 켈트너 교수의 연구에 따르면, 뒤센의 미소를 짓는 사람이 그렇지 못한 사람들에 비해 더 건강했고, 결혼 생활도 행복했으며, 수입도 높았다고 합니다.
웃는 사람에게 호감이 더 생기신 경험이 있으신가요?
라마찬드란이라는 인도의 신경과학자는 웃음에 대한 설명으로 “거짓 정보이론”을 주장했는데요, 웃음은 어떤 개체가 사회 집단의 구성원 중 누군가에게서, 혹은 주위 환경에서 발견한 심상치 않은 비정상성이 알고 보니 사소한 것이고, 따라서 걱정할 필요가 없음 즉, 안전을 주위에 알리는 신호로 진화하였다는 것입니다, 즉 웃는 사람이 그것을 의식하고 있든 아니든 결과적으로 자신이 걱정했던 비정상성이 거짓 경보임을 발견하고 주위 사람들에게 본인들의 소중한 물질적 육체적 정신적 자원을 낭비하지 말라고 공지하는 것이 곧 웃음이라는 것입니다.
우리 인간의 최초 조상들은 몇 백만 전 (200-400만 년 전) 아프리카 초원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맹수의 습격, 사냥, 집단 간 갈등, 이성-동성 간의 경쟁 등 안전과 식량, 생존, 번식에 대한 경쟁과 고민으로 살았습니다. 그 과정에서 기본적인 문제들이 해결되면 조상들은 편안하고 안전한 상황을 유쾌하게 보내자는 신호로 웃음을 사용하게 되었다는 것입니다. 긴장과 스트레스를 풀고 즐거운 마음으로 나누자는 사회적 신호로 웃음이 진화했고 함께 있는 사람들이 서로의 무탈함을 기뻐하며 결속력을 높이기도 하는 작용을 했다는 것입니다.
웃음과 호감에 대한 실험을 한 학자들이 있습니다.
듀크 대학교의 다카시 스기우라와 로베르토 카베자는 fMRI 연구를 통해 미소가 이름을 기억하게 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밝혔습니다. 실험에 참가한 사람들은 미소를 짓지 않은 사람보다 미소를 짓는 사람들의 이름을 더 잘 기억했습니다. 이런 것은 차후 다른 사람과 상호작용할 때를 대비하여 긍정적이고 사교적인 신호에 민감하게 반응하고 자신에게 친절한 사람을 잘 기억하고자 하기 때문입니다.
또한 라우의 1982년 실험에서는 사람들은 미소 짓고 있는 사람들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 비해 더 상냥하고 지성적이라 생각한다는 실험 결과를 냈고, 바초로프스키와 오렌은 솔직하고 시원하게 웃는 사람들이 더 섹시하게 느낀다고 했으며, 버크는 미소 짓고 있는 사람을 더 잘생겼다고 생각한다는 것을 실험으로 확인했습니다.
심리학자 솔로몬의 실험에서는 1981년 웃음이 타인의 행동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실험을 했습니다. 한 여성이 실험대상자에게 미소를 지어주느냐 혹은 무표정하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피험자가 나중에 길을 묻는 사람을 만났을 때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실험해 본 것입니다. 실험 결과 미소를 지었던 경우 70퍼센트가 길을 알려주었고, 미소를 짓지 않은 경우 35퍼센트만이 길을 알려주었습니다. 웃음은 웃고 있는 당사자뿐만 아니라 웃음을 본 사람까지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웃을 일이 있어야만 웃는 것은 아닙니다. 프랑스의 작가 샹포르는 "모든 날 중에서 완전히 잃어버린 날은 웃지 않은 날이다"라고 했습니다. 오늘 많은 분들은 기분이 좋았을 것이고, 또 절반의 많은 분들은 아쉬움과 속상함으로 하루를 보냈을 것입니다. 하지만 엎지러진 물을 주워 담을 수도 없는 것처럼, 내가 할 수 없는 일에 마음을 쓰며 힘들어하는 것을 잠시 멈추고 오늘 하루 잃어버린 날이 되지 않도록 옆에 분에게 한 번이라도 웃어보시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