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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마음꽃psy Dec 15. 2021

마지막의 미학

헬스장 잠재고객에서 셀프삭제

동하던 헬스장 pt 마지막 회차를 다 했다. 연장을 고민했으나 경제적 상황을 고려하여 등록을 하지 않기로 결정을 내렸다. 사실 추가 등록을 하지 않은 이유 중의 하나는 비용도 있지만 그곳을 갔을 때, 기분이 썩 좋지는 않았다. 트레이너들이 웃으며 다른 회원을 응대하는 것을 본 적이 거의 없었 때문이다.


담당 트레이너와 수업 후 마지막 사인을 하고, 주차 차량 등록을 하며, 오늘이 마지막 수업임을 프런트에 있는 트레이너에게 이야기를 했다. 신발을 신고 나오며 '수고하세요' 늘 하듯이 인사를 하고 나오는데 정말 깜짝 놀랐다.

출처: 핀터레스트

4명의 트레이너가 내 마지막 인사를 들었는지 못 들었는지 아무도 인사를 하지 않는 것이었다. 순간 마음이 너무 상했다. 어쩌면 이럴 수가 있지? 싶은 마음과 함께 허탈감과 이곳은 돈 쓰는 사람에 대한 예의만 지키는 곳이구나 싶어 다시는 오고 싶지 않았다. 그래도 50회를 등록했으면 가장 많은 횟수를 등록했고,  담당 트레이너가 있지만 오며 가며 트레이너들에게 목례라도 했었다. 그런데 추가 등록하지 않은 회원에 대한 홀대에 너무 놀라웠고, 이곳은 머지않아 문을 닫겠구나 싶은 예감이 들었다.


헬스장의 장점은 여성전용이라는 것과 1:1 개인수업만 하여 한산했고 내가 좋아하는 안마의자가 있었다. 좀 일찍 가서 20여분 안마의자에서 쉬는 시간을 이용하는 것이 내게는 헬스장 이용의 좋은 점 중의 하나였다. 오늘 마지막에서 그들의 태도에 기분이 상했고, 행여나 누군가가 그곳에 대하여 물어보게 된다면 좋은 이야기를 하게 되지 않을 것 같다. 그리고 다른 곳을 알아보는 게 좋겠다는 추가적인 말도 덧붙일 것이다.




장사든, 사업이든, 물건이든 무릇 입소문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온라인 쇼핑을 해도 나는 이미 사용해본 분들의 후기 몇 편을 꼭 확인하고 사는 편이다. 어떤 곳을 여행하기 전에 먼저 다녀온 사람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지인의 추천으로 식당을 선택하기도 한다.


특히나 어떤 가게를 방문할 때는 그 가게의 분위나 맛도 중요하지만 그곳의 주인이 어떠한가, 혹은 그곳에서 어떤 감정을 갖게 되는가가 다시 방문할 때의 중요 요소로 작용한다. 내가 에어그램의 2번 성향이기에 사람에 대한 감정을 중요하게 여기는 특성이 있어서 그럴 수도 있다. 아무리 물건이 좋거나, 장소가 좋아도 그곳에서 사람에 대한 기억이 좋지 않다면 다시 그곳을 선택하지 않게 된다.


4명의 트레이너는 모두 자신의 담당 회원이 아니고, 다시 오지 않을 사람이기에 무관심할 수도 있다. 그렇기에 나는 다시는 그 헬스장에 가지 않을 것이고, 조만간 다른 곳에 가서 상담을 받보려고 한다.

         

흔히 유종의 미를 거둔다는 것은 '마무리를 잘하는 것, 끝을 잘 정리하는 것'을 말한다. 6개월 운동을 하며 체형교정을 위해 신경 쓰게 되었고, 나도 운동을 할 수 있다는 약간의 자신감을 갖게 된 것은 감사한 일이다. 하지만 마지막 문을 열고 나오는 순간에 내 마음에는 기분 나쁨으로 남았고, 잠재고객에서 셀프 삭제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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