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날은 세상에 나 혼자만 있는듯 고요하고 평화로워서 더 바랄게 없는 날이 있고
어떤 날은 너무 아무일도 없다며 내 인생이 불쌍하고 지루해서 눈물이 나는 날이 있다
내가 살아가며 하고 싶은 것이 너무나 명확해져서 행복한 날에는 나는 아무것도 바라는 것 없이 이 일만 하고 살면 죽기 전까지 행복하겠다고 생각한다
내가 하고 싶은게 아무 것도 아닌 것으로 느껴지는 날에는 그저 입 닫고 마음 닫고 누가 나한테 시키는 일만 하면서 기계처럼 살고 싶다고 생각한다 나에게 조금의 선택도 주어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한다
흔들리는 날들이 찾아올 때마다 흔들리면
나에겐 아무 것도 없이
쟁그랑 쟁그랑 허무한 소리들만 날까
내가 갖고 있다고 생각한 것들은 사실
비닐봉지 안에 담긴 바람 같은 것들이었을까
하면서 오늘이
지금 이 순간이
이 생각이
어서 지나가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