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마음의 샘물 9

by 최선화

뙤약볕 아래서 땀 흘리며 일하다 보면 시원한 물로 씻는 목욕이 간절해진다. 한여름 뜨거운 태양 아래 일하는 것만큼이나 피곤하고 힘든 세상살이에서 벗어나는 길은 시원한 생수를 들이켜며 깨끗한 물에 푹 잠기는 것이다. 그러면 모든 피로가 씻어지며 마음의 여유를 회복하고 다시 살아갈 힘을 되찾게 된다.

그래서 더운 여름에는 강이나 바다를 찾게 되는 것 같다. 이런 일은 인간 삶이 회복되고 되살아날 수 있는 적절한 비유로 여겨진다. 신선한 물이 있는 곳에는 생명이 깃들 수 있고 새로움이 움틀 수 있다. 맑은 물은 시원한 가을바람처럼 청량해서 가슴의 상처를 어루만져 주고 달래주며 자비와 용서가 흐르게 하며 쥐고 있던 것들을 놓아버림으로써 벗어나게 하고 묶인 사슬을 풀어준다.


이웃의 삶에 대한 공감에서 나오는 측은지심은 사랑과 자비의 출발점이다. 내가 이웃을 대하는 방법이 타인이 나를 대하는 법을 정한다. 본질에서 보면 너와 나는 분리된 존재가 아니다. 하늘과 땅도 그리고 천국과 세상이 하나이듯이. 우주에서 바라본 지구는 하나의 작고 푸른 공이다. 어느 것도 구분되지 않는 아름다운 하나의 몸체다.


세상에서 사람들 간에, 갈등을 일으키는 원인 중 하나는 분별심으로 판단하고 비판하는 것이다. 이기적인 마음으로 내 식으로 판단하고 비판하지만 그런 태도가 얼마나 정당한지는 의문이다. 내가 다른 사람의 처지와 상황을 다 알지 못하기에 함부로 판단할 근거가 부족하기 때문에. 그리고 내가 이웃을 판단한 바로 그 칼날로 나도 판단당하게 될 것이다. 그러면 결국 모두의 손에 남는 것은 모래알 같은 단절뿐이다. 이런 상태에서는 서로가 합해지고 하나로 느끼며 이해받고 사랑을 나눌 수 있는 토대가 마련되기 어렵다.


서로에 관한 판단과 비판을 넘어서 이해하고 포용할 때 비로소 모여지고 너그러워질 수 있다. 흐르는 물처럼 너 나를 가리지 않고 모두를 품어주고 덮어주며 씻어줄 때, 비로소 거듭날 수 있고 자연스럽게 하나가 될 수 있다.

정신 못 차리는 사람에게 농담처럼 찬물 한잔 쭉 들이키고 속 차리라고 한다. 생명의 근원과의 연결을 통해서 내가 진정으로 어떤 존재인지 찾아가는 여행과 모험을 시작해 보자.


여행은 친숙한 것을 낯설고 새롭게 바라보며 새로운 의미와 가치를 발견하게 한다. 우리 삶도 그렇다. 무의미하고 지겹게만 느껴지던 일상에 새로운 빛을 비추고 새로움이 싹틀 수 있도록 맑은 진실의 물로 흠뻑 적셔주자. 때가 되면 자라서 꽃피고 열매 맺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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