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과 같은 세상을 살면서 상처받지 않는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처럼 느껴진다. 그러나 우리의 생명력은 그 어떤 상처도 치유해 나갈 힘을 가지며 모든 것을 초월하는 힘이 있다. 그러기에 어려움 속에서도 아름답게 피어나는 인간성을 보게 된다. 마치 진흙탕에서 연꽃이 피어나듯이.
어느 누가 아무리 그럴듯한 생각과 가슴속의 깊은 염원을 가진다 해도 결과적으로 소기의 성과를 거두지 못하는 것은 결국은 가슴의 치유가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가슴의 치유는 근본적인 치유로 진정한 존재의 치유다. 가슴의 치유가 없이는 순수한 사랑과 열정이 용솟음칠 수가 없다.
진정한 사랑은 머리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가슴에서 흘러넘치는 것이다. 존재 자체가 사랑의 표현이기에. 가슴에서 나오는 사랑이야말로 어떤 무엇보다 더 치유하는 힘을 가진다. 자신의 가슴을 먼저 치유하지 않고 다른 사람을 치유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가슴이 치유된 자만이 다른 사람의 상처 난 가슴을 쓸어주고 보듬어 안을 수 있다. 가슴의 상처는 그렇게 부드럽게 자연적으로 아물어진다.
진정한 치유는 삶의 과정을 믿으며 그 은혜로움에 자신을 내맡길 때 가능해진다. 자신의 아집과 욕망에 사로잡혀 있는 한은 삶의 치유가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없다. 삶의 강물에 자신을 송두리째 내맡길 때, 물과 함께 흘러 삶이 전하는 축복을 순간순간 받아들임으로써 자연스러운 치유가 일어나게 된다. 삶이 얼마나 큰 축복인가를 알게 되면 그 은혜로움에 감사하는 마음이 일어나며 치유는 자연스레 되는 것이다.
감사할 줄 안다는 것은, 얼마나 소중한 태도인가! 세상을 송두리째 변화시킬 수 있는 단 하나의 방법은 감사하는 마음을 갖는 것이다. 불평불만 앞에서는 모든 것이 생명력을 잃게 되지만 감사함 앞에서는 그 빛을 발하게 된다. 세상일로 불평을 하려면 끝이 없지만 감사한 마음을 가지게 되면 얼마나 모든 것이 고맙고 은혜로운지 모른다. 그래서 범사에 감사하게 된다. 감사와 불평 중 어느 것을 택하는가는 자신에게 달렸으며 그 결과도 스스로 선택한 것이다.
존재의 치유인 가슴의 치유가 일어날 수 있는 또 다른 방법은 스스로 정체성에 대한 자각을 통해서 바른 정체성을 가짐으로써 스스로에 대한 자각이 새롭게 생겨난다. 나는 어떤 존재인가, 무엇을 위한 존재인가, 나의 삶의 의미는 무엇이며 어떤 가치를 지니는가를 스스로 깨달아가며 매일의 일상이 자신의 존재를 드러내는 데 초점을 맞추며 사는 것이다.
다른 말로 하자면 존재의 본성이 신성함을 증명해 내는 것을 화두로 살아가게 된다. 이러한 과정을 통해서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늘 상 이리저리 헤매는 마음을 단련하고 가다듬으며 바르게 다스려 나가고 존재의 질에 초점을 맞추는 삶을 의식적으로 살아가는 것이다.
삶은 구도의 과정이며 우리는 모두 구도자들이다. 자신에게 부여된 상황 속에서 어떤 이유도 변명도 없이, 삶이 우리에게 부과한 영역을 충실히 일구고 돌보며 존재의 빛을 발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