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옥살이
심리상담이나 치료를 하다 보면 공통적인 현상이나 문제를 발견하는 경우가 많다. 그중 하나는 많은 사람이 스스로 만든 감옥 안에서 고통당하고 있다는 것이다. 생각이나 믿음이라는 감옥에 갇혀 자유롭지 못한 경우가 많으며 주변 모두가 큰 고통을 겪기도 한다. 이런 사람들을 만나면 우리가 갖는 생각이나 신념이 얼마나 우리 삶에 큰 영향력을 미치는 무서운 것인가를 알게 한다.
다른 관점에서 보면 별것도 아니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넘겨버릴 수 있는 일에 매달려 주변 사람들과 스스로 모두가 큰 고통을 겪는 것을 보면 안타깝기도 하다. 그래서 생각을 바꾸고 다른 시각이나 관점에서 바라보게 하며 자기주장과 믿음이라는 허상의 감옥에서 벗어나도록 돕는다.
근본적으로는 우리의 생각이라는 것이 과연 그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는 것인지도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우리가 갖는 생각은 보편적으로 지난 경험이나 내가 듣고 배운 제한된 영역에서 스스로 추론해서 만든 것이다. 그래서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기도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은 진리가 아니기에 틀릴 수도 있고 상황과 사람에 따라서는 전혀 맞지 않을 수도 있다. 그러기에 내 것만이 옳다는 주장과 고집은 상당히 편향될 수 있고 위험하기까지 하다.
다른 사람의 관점이나 입장에서 보면 다르게 보일 수도 있다는 것을 알고 내 생각에 유연성을 가지고 대화를 나누어 볼 필요가 있다. 모두가 다른 입장을 가질 수 있기에 그들이 모두 존중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받아들여야 한다. 그럼에도 내가 더 나이가 많아서, 아니면 지위가 높기 때문이라는 등등의 이유로 내 생각이 더 옳고 바르다는 자기 정당성과 옳음을 주장하거나 더 잘 안다고 여기는 교만과 위선에서부터 문제가 심각해지게 된다. 이런 경우에는 결국 힘과 권력다툼으로까지 번지기도 한다, 특히 가족 간에는 이런 경우가 더 흔하다.
그래서 인류의 큰 스승들은 생각과 그릇된 신념이라는 감옥으로부터 아예 벗어나라고 한다. 어떤 상이나 고정된 형태가 존재하는 한 자꾸 거기에 맞추려고 하다 보면 또 다른 미혹에 빠지기 쉽기 때문이다. 그래서 내가 가진 색안경으로 보기보다는 있는 그대로를 보고, 보이는 그대로를 받아들이면 문제 될 것이 적어지게 된다. 그러나 보통 사람들은 백지장처럼 깨끗이 비워지기가 힘들기에 온전히 보고 들을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비우고 수양하며 세상의 기억이라는 얼룩들을 닦아 나가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특히 이런 고정관념과 편견은 가까운 사람들과 마찰이 더 심해지기 쉽다. 애착이 있고 사랑하기에 더 기대가 생기게 되며 기대가 무너질 때 더 큰 아픔과 배신을 경험하게 된다. 그러나 냉정히 생각해 보면 애초에 기대한 사람이 누구며 그렇게 되기를 바라며 끝없는 압력을 가한 사람이 누구인가? 나만 배신당한 것이 아니라 배신한 사람도 오랫동안 큰 고통을 받아왔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그래서 신기루 같은 허상에 불과한 생각에 집착하거나 머리 굴림에서 벗어나서 있는 그대로를 담담히 바라보며 보이는 그대로를 수용하는 겸손과 믿음이 필요하다.
지금 내게 스스로를 괴롭히고 부자유스럽게 하는 생각이나 믿음은 무엇인지 돌아볼 필요가 있다. 특히 남들과 비교해서 남들은 다 잘 사는데 나는 왜? 내 가족은 왜?라는 잘못된 감옥에 갇혀 있지나 않은가? 누구누구 탓으로 돌리는 속임수에 말려있지나 않는지 깊이 성찰해 볼 일이다. 진정한 해방과 자유는 다른 사람에게서 오는 것이 아니라 내가 만든 감옥에서 스스로 먼저 벗어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