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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정을 잊어버리셨나요?
by
이승현
Dec 06. 2024
그 기억들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11년 전 썼던,
글씨체가 우연히도 떠오른 건 그 본능이 먼저 간 건 우연일까?
삼성 갤럭시 애플민트, 글씨체
.
내가 11년 전 썼던
글씨체다
.
많은 유료 글씨체중 단연코 무료 인기
스타일이던 이 글씨체가 며칠 전 유난히
눈에 띄었다.
과연 우연일까? 모르겠다.
눈에 익어서 그저
다운로드했
다.
아..
하 이거 내가 11년 전 썼던 거구나,
그 기억과 함께 진실을 마주하고 있다.
그 진실은 단연코 매일 나를 울린다.
여전히 지금도, 그리고 스스로에게
늘
말해준다.
넌
11년간 잘못 기억하며 오해했어,
내 기억이 없어서. 기억이 돌아오지 않아서
내내
참
아프고 나빴지. 그래, 그럴
수도
있어.
근데 너 많이 아팠잖아
.
기억상실로 인해
중요한 걸 캐리어에 다 놓고 떠난 그
기분, 이해해.
11년간 채 정확히 모르는
그
진실을 이제야
마주하는 것.
어쩌면 악다구니가 져지고
아주 슬프지. 그게 당연해! 그게
자연스러워
.
아주 뜨거운 눈물이 뚝뚝, 거세게 흐르고
무어라 표현도 채 안 되는 것.
그래
당연한 거야,
현실 감각이 없겠지. 돌아온 기억에 왜 11년이야!
왜 11년이나 걸렸어? 라며 분노와 눈물을 동시에
삼키는 것
사람이라면
당연한
것 같아.
제일 소중했던 걸 마음에 가득 품고 꼭 쥐고 있다가
그게 내 기억에서 채 사라지다니.
그것도 정말 감당하기
힘든데,
11년 동안 기억이 안 나 겨우 기억을 조작해
잘못 기억한 나를 스스로
참
죄책감이 크겠지. 괜찮아 울어도 돼, 다 돼.
그날은 엄마에게 울며 말했어.
네가,
참 간절했어.
(
널 하루빨리 다시 기억하고 싶었거든.)
나 기억이 안 난다고 좀 이상하다고 쓰러지면서 원목 가구에 머리를 세게 박아서 그런지
머리가 다 아프고 기억이
전혀
없다고.
물론 전체
기억이
다
없어서 모든 걸 기억 못 하는 건 아직 아닌데
..
엄마 아빠가 누군진 알지만
다른 게 기억이 안 난다고. 전혀,
그래서 나 지금
병원에
좀 빨리
가야 할 것 같다고.
엄마는 내게 강하게 말했어,
그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 네가 무슨 기억 상실이야?
네가 그냥 짜 붙인 거야. 아니야 그거~
엄마가 볼 땐
부분만 기억이 없는 건
기억 상실이 아냐
네가 잘못 생각한 거야.
그리고 그렇게 기억 못 하는 거면 너한테
그다지 중요한 게 아닌 거지.
울고 또 울었다. 엄마,
그렇게
쉽게 말하지 마.
나 소중한 걸
다 잃은 기분이란 말이야.
기억이 안 난다고,
아 진짜..
병원 좀 데려가 달라고. 울었다 또,
엄마는 병원에 간대도 바로 기억이 나는 줄 알아?
그냥
약만 줄 거야. 네가 기억해 내야지.
네 정신력으로
네 의지로,
그러다
계속 기억이 안 나면? 그럼
어쩔
건데,
나는
울었다. 계속
'
그건 네 의지에 달렸지.'
아 거지 같네 진짜
아
씨.. 그놈의 의지
.. 의지
지겨워
.
나 아프다고 기억이 안
난다고
엄마
.
진짜 이별은 고작 한
번뿐
인데. 그리움이 너무 커
나 죽을 것 같아. 유명 작가가 왜 사랑은 정신병 이랬는지
익히
알겠어,,
나 심장이 뛰는데 기억이
전혀
없어. 나 기억하고 싶어 엄마..
진짜 아..
진실을 알고 싶어.
울었다.
계속,
때론 모를 진실도 있는 거야,
몰라야 할 진심도 있고.
그런 거라고 생각해.
엄마아.. 나 지금 울잖아. 매일 울잖아.
하늘이 노랗다고 황사빛이 이야. 온통,
그 애가 나한테 중요한 사람인 것 같단 말이야.
기억은 없고. 잘 들어 엄마! 이거 나 의지박약 아냐.
사고 같은 거야
그냥..
기억상실은
그리고 기억해 내고 싶어.
근데 심장은 걜 향해
뛰는데
온통
기억이 안 나. 아무리 메시지를 잃어도
나 이상해.
교통사고나 큰
트라우마로 인해
기억이
삭제된 거면 내가 이해라도 해.
근데
이건
너무 갑작스럽잖아..
엄마는 더는 내 얘길 들어주지 않았다.
슬펐기 때문일까?
아님 공감이 안 되는 이야기라
장밋빛 인생 같은 딸의 인생에
많이
아팠기 때문일까?
그 이별의 날에,
나는
내
심장은
널 향해 뛰는데.
나
기억이 없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자고.
그
기억이 5년이고
,
10년이고 영영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는데
그렇게 무책임하게
말을
던질 순
없었다.
그래서 마음이 변한 것도 아니며.
같은 방향을 영원히 보고 싶었으며
네가 우는 그날에
,
그리고 매일을
눈이 팅팅
부어가면서 내내
울었으면서도.
진실을
말할 수가 없었다.
기억상실, 이라고 인지하기까지 난 꽤나
많은
시간이
아주
많이 걸렸으므로
기억이라는 게 그 기억상실이라는 게,
도통
흔한 게 아닌지라
의사 선생님께서도
너무 심각하게 받아들이지 말라고
그리고 바로
돌아오지 않을 수도 있다고
하셨다.
그럼 5년이 걸릴지, 10년이 걸릴지 모른다는
얘기세요?
가히
충격적이었다.
아무리 화가의 비유를 들어 걸작을 내는데
최소 5~10년 걸릴 수도 있다고 하셨지만.
모든 걸
다
포기하고 싶었다.
내 목숨까지도,
아마
그날
집에서
내내
기도했던 것 같다.
제가 도망쳤어요, 많이 좋아.. 아니 사랑한 거 같은데. 제 심장은 그렇게 말하는데
기억상실, 기분장애 뭘 말해도 배시시 웃으며
다 이해한다고 반길 것 같은데.
그 앤,,
이상한 거 아닌 것
다
아는데. 너무 사랑해서 놓고 싶지 않은데.. 도통 포기가
난
안 되는데.
포기라는 말도 전혀 하고 싶지 않은데,
제가 언제 기억해 낼지 몰라서요.
그리고 그 앤
일찍 결혼하고 싶어 했으니까.
나 정말
좋아해서
다른 사람이 그의 옆에 있는 거
정말 미치게
마음 아픈데요.
하나님이든 누구든 진짜 계시면요!
꼭 들어주세요. 저 마음이 많이
안 좋고
아프거든요,
제가 기억은 없지만 가슴이
이렇게
뛰는 거 보니..
그 사람을 많이 연모했나 봐요
저
혼자.
그래서 뭐가 진실이든 진심이든
전
잘
모르겠고요.
그냥
저는 늦게 결혼하고 싶으니까,
그리고
저
는 너무 모지리니까..
그냥
그 애가
나보다 더 나은
단단한 사람
만났으
면
좋겠어요.
부디,
그의 옆에 제가 있지 않을 게요.
이젠,
(
그러니까 제 소원 좀 다 들어주세요. 좀 많아요
저
미리 얘기했어요.)
그냥
저
이렇게
도망칠게요.
무서워서
대신 그가 살아 있는 한
죽을 만큼 아플
일은 더
없게 해 주시고요.
좋은 배우자 만나서 따뜻한 가정 이루고 살게
해주시고요..
그리고 마지막으로 제 기억이요.
죽기
전엔
꼭
꼭 꼭 제발...
찾아주세요
.
기적처럼요 꼭.. 이
게 제 소원이에요.
저 친구 죽을 만큼 아프지 않게 여생 보호하고
지켜주세요. 제 소원
아니 제 목숨
다 걸게요.
그리고 제 기억
딱
5년.. 만 걸렸으면 좋겠는데요.
선생님 말씀대로 반 평생이 걸릴 수도 있는
거라
면
죽기 전에는
꼭
제 기억, 찾아주세요.
제발요..
꼭
부탁드려요.
기억상실에
걸릴 만큼
앞으로도
힘든 일이 없으면
참
좋겠지만.. 만약 또 생긴다면 저 다
그것들
,
기억 못 해도 되니까
저 친구와의
예쁜
추억은 늦더라도 모두 기억하게, 꼭 기억해 내게
도와주세요. 제 목숨을 걸게요.
저
그냥
다 걸게요
.
저는 불행하고
,
슬프고 또 기억상실 걸려도
상관없는데요.
저 친구는 가는 길에 돌 하나 없게 해
주세요
.
꼭이요! 제 모든 걸 걸게요.
그러니까 딱 5년만 걸림 좋겠는데
시간이
만약
10년 이상이
걸린
다면
그렇게 걸리더라도,
진심이라면 내 진심이 통한다면
그
진실을 너무 아프지 않게 찾아주세요 제 기억.
하늘이 노랗고 황사밭이지만 이별 고작 한 번인데,
그리움이
너무
크지만 반 평생 고장 난 심장을 가지고
산다고 해도 그래서 기억상실로 내내 산다고
해도 저 친구는
절대
아프지 않게 해 주세요. 언제나,
꼭이요!
그
대신
제가 대신 아플게요.
제가 그 아픔 다 가져갈게요.. 제발요...
저 친구는 채
이유도 모르고
다 제 잘못이잖아요.
결국
제가
먼저
도망쳤
잖아요.
.
혹시나 진심을 다해 기억을 찾고 그에게 진실을
표현할 일이 생긴다면 너무 많이 울지는 않기를,
제 기도 들어주세요. 꼭 다. 무교여도 기도는 해도 되잖아요. 들어주세요. 꼭!
너무 많이 울지 않고
,
뭉클해도 조금은
서로 웃을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어느 날 문득,
마주한 자리에서요.
정말 나이 불문 엄청 좋아하고
엄청 사랑했어요. 태어나서 제일 많이.
애국가
1절에 하나님, 이 나오니까 하나님께
기도드릴게요. 늦더라도 제 진심은 통하게
해 주시고요. 제 기억 늦어도 되니까..
아니 가급적 5년 안에 찾아주시고요.
저 친구가 이유도 모르고
계속
울 것 같아요.
저 때문에
.
고작 저 때문에 울지 않게 많이 아프지 않게,
도와주세요. 또 저보다 더 나은
좋은 인연 닿게 해 주시고요.
그리고
하나님은 다
아시죠? 제가 기억 없었어도,
다 잃었어도 그에게
달려
가려고
했던 것.
그러니까 모든 사람들이 저에게 나쁜 년,
썅년, 하며 손가락질해도 신이
진짜
있는 거면
하나님 현존하신 거면 모든
사람들
이 저에게
등 돌리고 손가락질하고 돌 던져도 언제나 제 편,
되어주세요. 이게 제 소원 끝.
제가 혹시
지금 잘못 오해하고 기억해도 작은 퍼즐 조각이
안 맞아 매일
울더라
도
저
지켜주세요.
그리고
이 모든
것들도요.
이게
제 소원,
그럼 제가 모든
걸
걸
게요
.
다 걸게요.
꼭 그 친구 옆에는 저보다 나은 사람.
걸작 같은
사람이 있게 해 주세요
.
제가 말 못 하고 무서워,
도망갔으니.
그저
저보단 나아야죠.
저보다 하얗고 예쁜.. 키 큰..
?
아니다.
단단하고
,
성격 좋고 유쾌하지만
저보다 예쁘면
곤란해요!
세상에 예쁜 사람
많다는
거
잘
알
지만 이건 그냥 새침데기가 별명인
저.. 의 마지막 자존심이에요. 믿을게요
.
다 5년이든, 10년은.. 좀
오버긴
한데.
오래 걸려도
기억은 꼭
찾게 해
주세요.
찾아서 꼭 그에게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진심으로
표현하고 사과하게 해 주세요.
이제 진짜
제
소원 끝-
어느 날 문득, 기억을 찾아가고 어느 날 문득
혼란스러워 울고 손 편지를 적다
보니
20통쯤?
계속 쌓인다. 그날의 진실이,
그리고 내 진심이-
오늘도 펑펑 울었지만,
괜찮다-
기억을 찾아가는
하나의
과정이니.
누구나 혼란스럽고 슬프고 눈물 나는 게
당연하기 때문이다. 어디 그렇지 않겠는가?
11년 만에 진실이라니 말이다.
keyword
소원
소망
기억
Brunch Book
월, 화, 수, 목, 금, 토, 일
연재
연재
별로 로맨틱하지 않은 상실,
01
기억상실을 겪었습니다만, 아뇨 아뇨 저 정말 괜찮아요.
02
내가 매일같이 너랑 갔던 곳이 다른 곳이 아닌
03
그 기억들이 조금씩 되살아났다. 11년 전 썼던,
04
있잖아, 나 사실 그날 너에게 가고 있었어.
05
현아 너 지금 뭐 해, 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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