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스윗드림 Jan 26. 2023

3월 8일, 러시아에선 여성에게 꽃선물을 꼭 해야 한다

<세계 여성의 날>

러시아 여성들은 특히나 꽃을 좋아한다고 한다. 척박한 지형에 꽃을 보기가 힘든 이유일까? 러시아 여성과 결혼한 지인은 연애할 때도 자주 꽃선물했다. 이러한 러시아 여성들이 꽃을 특히나 기다리는 날은 따로 있다. 매년 3월 8일, '세계 여성의 날'이다. 이 날은 여자친구, 아내, 처제, 장모를 포함한 처가 여성분들께 또는 주변 여성에게 꽃을 선물하는 날이다. 그분 또한 이 날이 얼마나 중요한 지 잘 알기에 오후에 꽃다발을 준비하려 했다.


하지만 아침부터 뭔가 싸한 기운이 느껴졌다 한다. 눈을 떠보니 여자친구와 예비 처제가 눈을 시퍼렇게 뜨며 뾰로통해 있었다는 것이다. 무슨 일이 있었냐 물어보니, 오늘이 무슨 날인지 모르냐며 왜 꽃을 준비 안 했냐고 추궁을 당했다. 휴일이라 늦잠을 잔 그는 러시아 여성들에게 꽃다발이 얼마나 큰 의미인지 몰랐던 것이다. 매년 이 날에는 꽃다발을 사려는 러시아 남자들로 인해 거리마다 '꽃을 든 남자'가 가득하다.


3월 8일, 러시아에서는 밸런타인데이 때보다 꽃다발 특히나 튤립이 더 많이 팔린다. 이 날을 기점으로 꽃 매출이 두 배 이상 증가한다. 러시아는 세계 여성의 날을 축하하기 위해 매년 이 날을 휴일로 정하고, 여성들은 축하카드와 선물, 꽃을 받는 것뿐만 아니라 평소 갖고 싶어 하던 선물도 받고, 집에서 밥을 해 먹지 않으며 외식을 하는 아주 행복한 날이라고 한다.



여성 노동자의 근로여건 개선과 참정권 요구


세계 여성의 지위를 향상한 날로 1908년 3월 8일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이 근로여건과 개선, 참정권등을 요구하기 위해 시위를 벌인 것을 시작으로 이후 1975년을 '세계 여성의 해'로 지정하고 1977년 3월 8일을 '세계 여성의 날'로 공식 지정했다.


당시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은 먼지가 가득한 현장에서 하루 12~14시간씩 일하면서 선거권이나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 등 기본적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다. 봉기한 의류 노동자들의 시위로 1910년 '의류노동자연합'이라는 조직이 창설되었다. 이후 1913년 3월 2일 최초로 여성들이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게 되는데 이는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여성노동자들이 거리에 나와 반전시위를 한 것이 시작이다.


1908년 3월 8일, 미국 1만 5천여 명의 여성 노동자들이 뉴욕의 루트커스 광장에 모여 선거권과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대대적인 시위를 벌였다. 노동자들은 '우리에게 빵과 장미를 달라'라고 외쳤다. 저임금에 시달리던 여성에게 빵은 생존권을, 장미는 참정권을 뜻한다.

뉴욕 루트커스 광장에 모인 자유를 쟁취하기 위한 여성들 © Media India Group


당시 미국의 여성 노동자들은 먼지가 가득한 현장에서 하루 12~14시간씩 일하면서 선거권이나 노동조합 결성의 자유 등 기본적 권리를 부여받지 못했다. 봉기한 의류 노동자들의 시위로 1910년 '의류노동자연합'이라는 조직을 창설했다. 이후 1913년 3월 2일 최초로 여성들이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게 되는데 이는 페트로그라드(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여성노동자들이 거리에 나와 반전시위를 한 것이 시작이다.

1917년 페트로그라드로 나온 여성 시위자 ©Fototeca Storica Nazionale/Getty Images, The Guardian


혁명으로 인 로마노프 왕조의 몰락


1917년 3월 8일, 당시 러시아의 수도였던 페트로그라드의 최대공장이었던 푸틸로프 플랜트의 여성 노동자들이 빵과 평화를 요구하며 파업한 게 시작이 되어 러시아 차르 니콜라이 2세가 폐위됐다. 여성들은 임시정부로부터 참정권을 얻어냈고, 여성노동자들을 시작으로 마침내 300년간 이어져온 로마노프 왕조가 무너졌다. 이이로부터 새로운 소비에트연방으로 가는 길로 이어졌다.


'세계 여성의 날' 공식 웹사이트에 따르면 보라색, 초록색, 흰색이 여성의 날을 상징하는 색이다. 1908년 영국의 여성사회정치연합에서 유래된 상징색으로 보라색은 정의와 존엄을 상징하고, 녹색은 희망을 뜻한다. 흰색은 순결을 말한다. 여성의 평등에 영향을 미치는 문제에 대해 인식을 제고하고, 긍정적인 행동을 만들기 위해 불평등을 외치는 자세를 취하며, 여성의 업적을 축하하기 위한 날이다.

2023년 세계 여성의 날 캠페인 #EmbraceEquity © internationalwomensday.com

  

여성들이 사회, 경제, 정치 등 전반에 걸쳐 부당하지 않은 걸 싸워 쟁취한 것을 축하하고 기념하는 날이다. 구 공산권 국가들이 더 의미 있게 여기며 슬로바키아, 폴란드, 발트 3국, 헝가리, 러시아, 우크라이나, 벨라루스 등에서도 이 날을 기념일로 지정하고 있다. 이탈리아에서는 여성들에게 노란 미모사 꽃을 선물하고, 평양 옥류관에서도 여성 고객을 위한 특별메뉴를 내놓으며 아침 밥상을 남편이 차려준다.



러시아 여인에게 꽃선물을 할 때 주의할 점


러시아에서는 꽃선물을 꼭 홀수로 해야 한다. 죽은 이에게 바칠 때엔 짝수로 맞춘 꽃다발 노란색이나 흰색으로 선사하기 때문이다. 러시아인들은 숫자 3을 좋아하기에 세 송이의 꽃 선물이나 홀수의 꽃다발이 좋으며, 반드시 생화여야 하고 뿌리가 없는 꽃을 좋아한다. 또 노란 꽃은 이별을 의미하기 때문에 아무리 색의 조화로움이 있더라도 빼는 것이 좋다.


러시아의 인기가수 알라 푸가초바가 불러 대중에게 널리 알려진 곡 《백만송이 장미》의 가사는 안드레이 보즈네센스키가 작사한 것으로 조지아 출신의 화가 니코 피로스마니가 프랑스 출신 배우와 사랑에 빠졌던 일화를 바탕으로 쓴 것이다. 가수 심수봉이 번안해 부른 동명의 곡은 한국에서도 인기가 많았다.


우리는 축하할 일이 생겼을 때, 감사의 표시를 전할 때, 또는 슬픔을 전할 때도 꽃을 선물한다. 식물들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기에 비바람을 견뎌야 하고 추위 또한 이겨내야 하며 꽃가루를 퍼뜨리기 위해 다양한 수단을 동원한다. 꽃 한 송이가 핀다는 것은 여간 쉬운 일이 아니다. 척박한 영토에서 이 날을 바라보며 꽃다발을 기다리는 건 어쩌면 100년 전 여성노동자들을 위한 헌사가 아닐까?이번 세계 여성의 날에 그들의 권리를 응원하며 꽃을 선물하는 건 어떨까?


그러나 그는 꽃을 사랑하는 여배우를 사랑했다네
그래서 자신의 집을 팔고, 자신의 그림과 거처도 팔아
그 돈으로 완전한 장미의 바다를 샀다네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붉은 장미
창가에서 창가에서 창가에서 그대가 보겠지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사랑에 빠진
누군가가 그대를 위해 자신의 인생을 꽃으로 바꿔놓았다오
《Million Alyh Roz》알리 푸가초
그토록 기다린 인연인데
그대와 나 함께라면
더욱 더 많은 꽃을 피우고
하나가 된 우리는
영원한 저 별로 돌아가리라

미워하는 미워하는 미워하는 마음없이
아낌없이 아낌없이 사랑을 주기만 할 때
백만송이 백만송이 백만송이 꽃은 피고
그립고 아름다운 내 별나라로 갈 수 있다네
- 《백만송이 장미》 심수봉


<참고 자료>

- 세계 여성의 날

- 백만송이 장미

- '꽃을 든 남자'의 나라 러시아에서 꽃 선물 잘못했다간..

- International Women's Day

매거진의 이전글 전 세계를 누리는 아름다운 버디 베어 프로젝트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