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성대에서 유명했던 김밥 맛집은 '소풍 가는 날'이었다. 오픈했을 당시에는 노부부 두 분이 하셨는데, 불친절하고 맛있기로 유명했다. 굳이 친절할 필요는 없지만, 상황을 보아하니 밀려드는 주문에 다른 걸 신경 쓸 겨를이 없으셨던 모양이다. 그때도 계란 지단을 쌓아놓고 김밥을 엄청 쌓아놓기 바빴다. 점심때 먹으러 가도, 지금 주문 안 돼요. 이른 저녁에 가도 안 돼요. 안된다는 말만 들었던 그때의 '소풍 가는 날'이 '오월의 김밥'으로 상호명이 바뀌었다.
모방하는 김밥 집이 많이 생기다 보니 어쩔 수 없이 상호를 변경했다는 '오월의 김밥' 좁은 실내 때문에 전화예약만 가능하며 오전 8시에 영업 시작하지만 3~4시간 후 픽업을 예상하며 주문해야 한다. 10분 단위로도 주문을 받으며"언제까지 갈게요 oo 김밥, xx 김밥 몇 줄 예약"을 하고 시간에 맞춰 가면 된다. 10분 일찍 갔더니 아직 김밥이 나오질 않았다. 차 세울 곳도 없고, 역과 가깝지도 않고, 인테리어에 1도 신경 안 쓴 정말 신기한 집이지만,오로지 맛으로만 승부하는 곳이다.
이전과 다르게 전화를 받는 아르바이트생을 둔 모양이다. 인테리어는 어릴 적 분식집과 같은 인테리어며, 테이블 위에 포장된 김밥이 주르륵 쌓여 있는데, 전화번호 뒷자리를 얘기하고 예약 시간을 이야기하면 김밥을 전해준다. 이때 계산도 함께 해야 한다. 밥도둑 김밥 러버가 있어서 김밥 먹으러 자주 가는 편이다.
계란 가득한 김밥이 바로 밥도둑이며 밥을 없애고 그 사이에 지단으로 꽉 채웠다. 샐러드 김밥도 안쪽에 샐러드를 가득 채워 실하다. 김밥이 너무 커서 어른도 입을 크게 벌려야 한다. 매운 참치는 매워서 아직 시켜 먹어보지 못했으며, 주로 다른 김밥보다 밥도둑이 1위, 샐러드가 2위다. 밥도둑 김밥에는 매운 어묵이 하나 들어가 있는데, 이 때문에 맵찔이는 약간 눈물을 흘릴 수도 있다. 김밥 대신 잘구워진 지단이 가득 들어가 있으며, 매운 어묵 김밥은 이 매운 어묵이 잔뜩 들어간 김밥일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