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도시의 사랑법

감독 이언희 / 2024

by 달게

흥수와 재희는 둘도 없는 절친다.

서로를 그대로 인정하고 이해해 주는 유일한 친구.

흥수는 재희의 거침없고 자유로운 생활을, 재희는 흥수의 성정체성을 서로에게 '왜?'를 묻지 않는다.

그리고 난감한 상황에서 서로의 도피처가 되어준다.

자신의 헛소문을 정면으로 대응하는 재희와 자기 진짜 모습을 어디서도 드러내놓지 못하는 흥수.

정반대 쪽에 있는 것 같지만, 둘은 어쩌면 서로의 등을 대고 있는 것도 같다.


"네가 너인 게 약점이 될 수 없어."




어떤 장면은 흥수와 재희가 불편했고, 어떤 장면은 그들을 괴물 취급하는 주변인들이 불편했다.

나 역시 불편한 정도에 따라 이들 편이 됐다가, 또 이들을 힐난했다가 갈팡질팡했다.


영화는 재희 역에 김고은 배우를, 흥수 역에 노상현 배우를 캐스팅한 것만으로도 이미 판타지다.

현실에서는 일어날 것 같지 않기 때문이다. 이 판타지 같은 영화가 딱딱하게 굳은 내 사고를 조금씩 부수고, 녹여 유연하게 해줬다. 그런 면에서 이 영화는 내게 유효했다.


늘 영화 너머가 문제다.

현실 흥수는 지금쯤 뭘 하고 있을까? 또 어떤 사소한(나에게는) 사회관습과 싸우고 있을까?



사진출처: 도서 '대도시의 사랑법/박상영 저' 표지 캡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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