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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언화가 Mar 28. 2022

[서문]보잘것없는 하루의 위대함

오늘도 중심을 잡는 중입니다

농사를 짓다 보면, 하루가 보잘것없이 느껴지는 순간이 있다. 분명 잡초를 뽑았고, 씨앗을 심었는데 변한 건 아무것도 없다. 몇 시간을 쏟았는데 무엇을 쏟은 건지 도무지 알 수 없다.


하루가 지나고 이틀이 지나도 딱히 미동도 없는 땅을 바라보며, 내가 들인 정성이 외면당한 배신감마저 든다.


'과연 이곳에서 싹이 날까?'라는 걱정에 쌓일 때면 메마른 땅에 물을 준다. 어차피 땅에 대한 의심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렇게 일주일 남짓이 지나면 땅은 싹을 틔운다. 인내한 농부에게 주는 후한 선물인 것이다. 그 맛을 알면, 버틸 힘이 생긴다. 몸에 좋은 음식을 먹으면 힘이 나는 것처럼, 기다린 이에게 건네는 자연의 선물을 알면 인내할 수 있다.


보잘것없는 하루가 얼마나 위대한지 1년 농사를 지어보면 안다. 짧게는 6개월의 농사만 지어봐도 안다. 보잘것없는 것들이 모여 세상을 바꾸는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그러니 희망 없는 하루라고 멈추거나 헛되이 버리지 않기를 바란다. 내가 오늘 심은 작은 시간들이 모여, 오랫동안 꿈꿔온 목표를 이룰 수 있을 테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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