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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언화가 Oct 28. 2023

불행을 찾아서

익숙한 삶의 여정

미연은 오늘도 야근을 했다. 집에 도착해 핸드폰을 확인하니 밤 10시다. 방으로 들어가 편한 차림으로 옷을 갈아입고 거실로 나왔다. 냉장고 문을 열어 맥주 한 캔을 꺼낸다. 맥주 한 캔과 어제 먹다 남은 과자. 이것으로 오늘의 지친 피로를 푼다. 맥주와 함께 유튜브 속 영상들에 빠져든다. 유튜브 알고리즘은 미연의 관심사를 꿰뚫고 있다.      

유튜브 영상을 보다가 어느덧 12시가 넘어갔다. 얼른 잠들어야 한다. 내일 다시 이어질 하루를 살아내려면 조금이라도 자야 한다. 바쁜 일상 속에 새로운 꿈을 꿀 시간이 없다. 운동도 할 수 없다. 그저 핸드폰 속에서 찾을 수 있는 다른 이들의 삶을 보며 부러움과 대리 만족을 챙길 뿐이다. 오늘도 이렇게 하루가 갔다.      


미연의 삶은 허구로 만들어 본 누군가의 삶이다. 가바사와 시온이 쓴 책, [당신의 뇌는 최적화를 원한다]를 보며 행복한 삶을 상상했다. 그러다 문득 사람들은 왜 행복을 찾을까를 떠올렸다. 행복을 찾는다는 건, 현재가 행복하지 않기 때문이다. 불행. 행복하지 않음을 말한다. 행복하지 않다고 다 불행하냐고 물을 수 있다. 그런데 불행의 한자가 ‘不幸’ 행복하지 않다는 뜻이다.


가바사와 시온이 말하는 행복의 조건들을 우리 삶에 반대로 적용시켜 본 것이 미연의 삶이다. 그럼, 불행한 삶을 좇는다는 건 어떤 걸까. 


하나. 행복을 외부에서 찾기. 

오늘의 피곤을 유튜브 영상과 맥주로 풀어낸다. 다른 이의 삶을 엿보며 느끼는 대리 만족. 알코올의 힘을 빌려 즐기는 기쁨. 가끔 맥주를 마시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다. 그냥 삶이 되어 버린 외부 의존을 말한다.

  

행복을 느끼게 해주는 뇌 내 물질은 뇌 속에서 분비된다. 이것을 게임이나 쇼핑과 같이 외부 자극으로 분비시킬 경우 계속해서 외부에서 자극제를 찾게 된다. 그리고 이것이 충족되지 않으면, 불행해진다. 약에 의존하면 결국 약에 내성이 생겨 약 없이는 살 수 없는 것과 같다. 외부 자극제에 내성에 생기면, 내부에서 도파민 분비 방법을 잊게 된다. 그리고, 점점 더 큰 외부 자극제를 찾게 된다. 하지만 이미 자리 잡은 내성으로 인해 쉽게 행복을 느낄 수 없다.


둘. 목표 없이 살아간다.

도파민은 목표를 성취할 때 분비된다. 그런데 목표 자체가 없다면, 도파민이 분비될 수 없다. 어떠한 목표나 바람 없이 하루를 살아가는 것, 이것이 불행을 좇는 습관이다.


셋. 운동하지 않는다.

도파민 분비 특급 처방 중 하나가 운동이다. 그런데 움직이지 않는다면, 도파민도 분비되지 않는다.

      

미연의 삶은 나의 삶과 크게 다르지 않다. 행복하고 싶다면서, 말뿐인 행복 타령 뒤로 불행할 수밖에 없는 삶을 실천하는 건 아닌지 돌아본다. 행복하고 싶다면, 우선은 삶을 위한 아주 작은 목표 하나 정도 만들어 볼 것을 추천한다. 마치 미연이라는 인물을 설정해 작은 소설을 써 본 나의 글처럼.


가바사와 시온은 도파민 분비가 행복을 느끼게 해 준다고 말한다. 그리고 도파민 분비를 위한 방법으로 작은 목표를 설정해 조금씩 성취해 갈 것을 추천한다. 나의 작은 목표는 무엇일까를 고민했다. 결국에 도파민 분비도 만족을 모르는 것이라 점점 더 큰 목표를 추구할 것이다. 그렇기에 작음에서 시작해 큼의 영역까지 갈 수 있는 장기 목표가 필요하다. 그 하나로 소설을 선택했다. 아주 오래전부터 쓰고 싶었지만, 엄두도 내지 못한 일. 그 일을 이렇게나마 실천하다니, 오늘 나는 행복을 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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