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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명언화가 Nov 05. 2021

나 탐구생활 1일 ] 나는 내가 될 거야

진짜 내가 되기 위한 다짐.

"인생의 목적은 사랑받는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자기 자신이 되는 거란다. 너에게는 너만이 완성할 수 있는 삶의 목적이 있고, 그것은 네 사랑으로 채워야 할 것이지 누군가의 사랑으로 채워질 수 있는 것이 아니야."-무라카미 하루키



살면서 나를 바라본 적이 몇 번이나 있을까?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밖에 나갈 채비를 한다. 화장은 잘 됐는지, 어제 자른 앞머리는 너무 둥글게 말린 건 아닌지, 여기저기 살핀 뒤 출근 준비를 마친다. 이렇게 자세하게 내 얼굴을 봤지만 난 나를 보지 않았다. 외면을 봤을 뿐, 내면을 보지 않았다. 외면을 살핀 이유도 나를 위함이 아닌 나를 보게 될 사람들에게 괜찮아 보이기 위한 꾸밈이다. 


이제껏 생각해보지 않았던 나에 대한 물음표가 떠오른 건 어느 순간의 자극 같은 건 아니다. 그저 옆에 떨어진 물방울들이 옷깃에 스며드는 것처럼, 나이듦이 내 인생에 나를 향한 연민을 스며들게 만든 것이다. 그게 아니라면, 도시 생활에 지쳤던 내게 주어진 2년 간의 시골 파견이 준 여유 덕분일지 모른다. 경적 소리가 새벽까지 이어지던 삶에서 개 짖는 소리와 낮과 밤을 가리지 않는 닭들의 울음소리가 전부인 고요함 때문일 것이다. 


무엇이 원인인지 모르겠고, 그걸 찾는다고 이 물음표가 느낌표로 바뀔 일이 없기에 잠시 원인을 찾는 건 뒤로 두기로 했다. 단지 내 안에 나에 대한 물음표가 점점 커진다는 사실이 지금은 더 큰 문제다.


남을 위해 살피는 나. 하지만 이제부터 나는 나를 살필 것이다. 그 방법은 때로는 책일 것이고, 여행일 것이고, 사람과의 대화일 것이다. 목적은 모두 네가 아닌 나이다. 나라는 단어를 글로 적을 때마다 내 안에서 불어오는 작은 기쁨의 움직임이 느껴진다. 마치 '드디어 나를 봐줄 거야?'라는 물음을 건네는 수줍은 소녀처럼. 


오늘 이 글을 쓰는 것도 나를 바라봐 준 결과다. 

쉽게 잊어버리고, 다짐이라고는 작심삼일을 즐겨 삼는 나라는 인간에게 건네는 약속. 너를 바라보기 위해 시작하는 일이니 지금부터 100일간 멈추지 말고, 우리 서로 마주봐주자는 약속. 작심삼일 만에 쉽게 무너지는 습관을 봐서는 3일에 한 번은 다짐의 글을 써봐야겠다. 


나 찾기 1일 차.

'나는 나를 정말 모른다'는 사실을 깨달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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