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선물

#32

by 소연


내 친구는 선교사이다.

옛날부터 목사님 사모님이 되는 게 꿈이었는데, 대학 C.C.C에서 만난 남자친구와 결혼하고, 그 남자친구이자 남편은 목사님이 되었다.

그리고 둘이서 그토록 원하던 선교사가 되어 태국 오지로 떠났다.

늘 자기 것은 없다고 하는 친구.....

그래서 뭐라도 생기면 그걸 꼭 다른 더 어려운 이들에게 보낸다. 태국에서도 가장 어렵고 힘든 곳을 찾아들어간 친구네 부부... 이들을 보면 길거리에서 예수 천국, 불신 지옥이라고 외치는 사람들에 대한 반감까지 덮고서도 천만배는 더 종교에 대한 호감이 생긴다.

그 어려운 상황에서도 늘 웃는 친구 부부와 아이들이 얼마나 예쁘고 대단해 보이는지...


이렇듯 모두에게 좋은 사람인 내 친구는

정작 부모님께는 가슴 아픈 딸인지도 모른다. 반대하는 종교를 선택할 때도, 오지 선교라는 힘든 길을 선택할 때도, 친구의 부모님은 딸에게 모진 말 몇 마디 뱉으신 그 몇 배로 자신들의 가슴을 찢으셨을게다.


두어달쯤 전, 친구가 태국에서 톡을 보내왔다. 아버지 칠순이신데 갈 수가 없어 마음이 아프다고.... 친정집에 변변한 가족 사진 한 장 없는 게 마음에 걸린다며, 자기네 가족, 오빠네 가족, 부모님까지 다 함께 있는 대가족 캐리커쳐를 부탁했다. 나는 흔쾌히 수락했다. 그리고.... 오늘에서야 그림을 친구 부모님께 전해드렸다. 고등학교 때 이후로, 아니 친구 결혼식 이후로 처음 뵙는 친구의 부모님.... 나도 모르게 눈두덩이 뜨거워졌다.


집으로 가는 길에 어머니께서 그림이 너무 좋고 맘에 든다시며 전화를 주셨다.

"아버지가 딸을 보는 것 같다시며 눈물을 글썽이셨어..."

그 말씀에 또한번 코 끝이 찡해졌다.


집에 도착해서도 또 문자로 고맙단 말씀을 해주신 어머니.... 집에 가족사진이 없었는데 너무 잘됐다고...... 진심으로 좋아해 주시는 친구 어머니, 아버지를 보니 내가 더 어찌나 고맙고 감사하던지......

오늘 나를 보시곤 멀리 있는 딸 생각에 또 얼마나 뭉클하셨을까 싶어 괜한 죄송함이 밀려왔다.


누군가에게 보고싶은 얼굴을, 행복한 순간을, 함께하고픈 마음을, 말하지 못한 사랑을 대신 그려 선물하는 이 작은 그림 선물이 나는 참 좋다.

이렇게 그림 선물을 할 수 있는 재주를 가졌음이 너무나도 감사하다.



문득........

울 엄마, 아빠가 보고싶네........

정작 우리 부모님 그림은 한번도 그려드리질 못했는데......

ㅠㅠ






오늘의 선수들.....



오늘 그림의 모델, 친구네 가족



전지&a4용지/Xeno붓펜 중,대/까렌다쉬 오일파스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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