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3
언제나 요맘때면
우리 가족은 남산에 오른다.
우리 부부의 결혼기념일이 있기 때문이다.
결혼을 하고 첫 결혼기념일,
딱히 뭘 해얄지 몰라
그냥 우리가 처음 손잡았던 남산에 갔었다.
근데, 참 좋았더랬다.
요맘때 단풍이 예쁘게 물들기도 하지만,
평생 짝꿍과 손잡고 남산 꼭데기까지
끌어주고, 밀어주고, 쉬엄쉬엄 오르는 기분이 왠지모르게 따뜻하니 좋았다.
그 때 부터 우리 부부는
매년 결혼기념일이 있는 주 일요일이면
남산에 올라간다.
이것도 이벤트면 이벤트겠다 싶어
매 년 남산 꼭데기에서 사진도 찍는다.
첫 두 해는 남산 어딘가에서 그냥 찍었는데, 그 때쯤부터 남산 꼭데기에 사랑의 자물쇠가 명물이 되었고, 세번째 해 부터는 그 자물쇠들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그렇게 둘이 찍던 사진이 어느덧 셋으로 바뀌었고, 없던 벤치도 생겨 이젠 우리 세 식구 고정 포토존이 되었다.
올 해, 우리는 11번째 남산 나들이를 했다.
여전히 자리를 지키고 있는 사랑의 자물쇠들 앞 벤치에서 11번째 사진도 찍었다.
벤치에 앉히면 두 다리가 공중에 떠 흔들흔들 하던 아이는 이제 훌쩍 커 다리가 땅에 닿고도 남는다.
우뚝 솟은 남산타워는 여전히 어질어질 들어가 볼 엄두가 나지 않고, 그 주변 단풍들은 매 년 붉은 빛이 선명하다.
11년을 한결같이 사랑해 준 내 서방님....
사랑합니다.
세상에 둘도 없는 내 아들......
사랑한다.
내년 결혼기념일까지
또 한번 잘~ 부탁드립니다~~^^
오늘의 선수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