싫은 일이 싫지 않은

이곳으로 이사 온 지 일 년 하고, 6개월이 지났다.

결혼생활 19년 동안 11번의 이사를 했기에 새로운 곳에 적응하고, 그곳만의 맛집을 알게 되고, 그 지역의 매력을 찾는 것은 즐겁다.

어느 지역이든 2년을 살면, 온전히 그 동네사람으로 변한다.


아이의 여름방학이 시작된 지 이틀째,

우리 가족이 약속한 스케줄에 지키기 위해 10시까지 수지도서관으로 갔다.

평소라면 무척 한가했겠지만, 방학이 시작되어서인지 사람들로 가득했다.

아이는 어린이자료실에서, 나는 종합자료실에서 여러 권의 책을 빌려서 도서관 앞 카페로 갔다.


도서관 정문 앞에 위치한 브런치 카페에서 속을 든든히 채우고, 빌려 온 책을 신나게 읽어 나갔다. 2시간쯤 지나 카페 안에서 도서관을 바라보니 재밌는 풍경이 펼쳐졌다.

셀 수 없이 많은 사람들이 도서관에 들어가고, 그만큼의 사람들이 나오고 있었다.

중고등학교 아이들끼리 무리 지어 들어가기도 하고, 젊은 부부나 연인들, 아이와 함께 온 어머니, 아버지, 연세 지긋한 어르신까지 수많은 사람들이 오고 갔다.


나에게 책 읽기는 대부분의 다른 일들에 밀려 후 늘 순위였다.

더구나 공공도서관을 가는 것은 더욱더 밀리고 밀린다.

‘책 읽어야지’ 굳게 결심한다 해도 분위기 좋은 카페에서 ‘밀리의 서재’ 전자책을 본다.

오늘도 도서관에서 책을 읽자는 아이에게, 책을 빌린 후 카페에서 읽자고 조른 것도 나였다.


요즘 최애 관심사인 ‘작은 브랜드’ 관련 책을 검색했다.

책 위치가 적힌 색인표를 출력하고, 책장에서 해당 책을 찾아 열댓 권을 대출했다.

카페 책상 위에 높게 쌓아두고, 목차에서 필요한 부분을 찾아 먼저 읽어나갔다.

유튜브 영상이나 전자책, 인터넷 검색을 통해서 알아보는 것보다 몇 배나 직관적이고, 고농축 된 정보를 빠르게 얻을 수 있었다.

왜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지 아주 조금, 어렴풋이 알게 된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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