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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아쉬움은 더 나은 다음을 이끌 거야

첫 활동이 아닌 두 번째 활동 취소의 의미

첫 아트러너 활동은 무척 아쉽게 끝났다.

하지만 곧 두 번째 활동이 예정되어 있다.

참여자는 아홉 살 어린이 2명과 어머니들이다. 첫 활동의 아쉬운 점은 한 두 개가 아니지만, 가장 아쉬운 점을 바꾸고 싶었다. 바로 재미였다. 이번에는 재미 요소를 잔뜩 넣어서 나도, 참여자도 재미있는 시간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저학년 미술활동 관련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고, 네이버 블로그도 검색하며 아이디어를 수집하기 시작했다. 어려운 컨투어드로잉 과정은 과감하게 빼고, 재미있게 그림 그리기 시작하는 방법을 찾으려고 했다.

고민은 하나 더 있었다.

어린이도 즐겁고, 어머니도 즐거우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였다. 아무리 생각해도 한 가지 활동으로는 안될 것 같았다. 그래서 2가지의 활동 계획안을 만들기로 결정했다. 다행히 어머니들의 나이대가 나와 비슷하니 해볼 만했다.

문제는 아홉 살 어린이들의 재미 요소였다. 더 많은 시간을 들여 찾아보았고, 이렇게 한번 해볼까? 싶은 아이디어를 발견했다.

아홉살 마음 사전

 아홉 살 어린이들의 활동 주제는 ‘나만의 마음사전 만들기’이다.

먼저 A3 크기의 켄트지를 오리고, 접어서 종이책을 만들어 본다. 책표지도 그려보고, 안쪽에는 마음과 관련한 그림을 그려서 한 권의 책을 완성하는 것이다.

당장 도서관으로 갔다. 그리고 ’아홉 살 마음사전‘ 책 2권과 ‘아홉 살 감정사전’ , ‘아홉 살 내 사전’을 빌렸다. 책에는 마음에 관한 다양한 형용사와 부사가 있고, 그것을 설명하는 그림도 가득 헸다.

그림 그리기가 막막할 때는 이 책의 도움을 받으려 계획했다. 책 속 그림에서 힌트를 얻어 마음과 관련한 그림을 재밌게 그릴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본격적으로 활동계획안을 작성하려 책상에 앉았다. 그때 용인문화재단 담당자에게 전화가 왔다.

선생님!~
아트러너 활동을 예약한 참여자분께서 전화를 주셨어요. 그날 다른 일정이 생겨서 날짜를 변경하고 싶다셔서요. 참여자와 통화해 보시고, 결과 알려주시겠어요?

알겠다고 대답한 후, 전화를 끊었다.

함께 활동을 나가는 아트러너 선생님과 먼저 통화를 했다. 상황을 설명드리고,  활동 가능한 날짜를 물어보았다. 내 스케줄까지 확인 후 참여자분께 전화를 드렸다. 최대한 맞춰보려고 했으나 쉽지 않았고, 활동은 취소되었다.


첫 활동보다 잘하고 싶어서 일주일 넘게 고민하고, 검색해서 방향을 잡아갔다. 그런데 막상 취소가 되고 나니 허전한 마음이 들었다.

첫 활동 날짜가 잡힌 날, 너무 떨리고, 안 하고만 싶고, 내가 왜 한다고 했을까? 하는 후회하는 마음까지 들었는데, 이번에는 달랐다.

진짜~ 즐거웠다! 느껴지도록 해봐야지.
이렇게 해보면 재밌지 않을까?
쉽게 그림 그리기를 시작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이번에는 꼭! 눈을 맞추고, 이야기를 시작해야지
한 마디를 건네고 난 후, 차분히 돌아올 말을 기다려봐야지…
느낌을 공유하는 시간에는 참여자분들의 말을 더 귀 기울여봐야지…

첫 활동의 경험으로 얻은 값진 깨달음을 두 번째 활동에 모두 녹여내고 싶었다. 허전한 마음이 드는  이유를 이제 알 것 같았다. 이번달 예약은 끝났기에 한 달 후에나 시도할 수 있는다는 것, 그 아쉬움 때문이었다.

만약 첫 활동이 취소되었으면 어떤 생각이 들었을까?‘휴!~다행이야‘,  ’오히려 잘 되었어 ‘했었을지 모른다.  아쉬운 마음이 드는 것이 감사하게 느껴졌다. 다음 달 활동이 기대되기 때문이고, 참여자분을 만날 생각에 설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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