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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1화> 다시 그리는 인생의 타임라인

의미 없이 찍은 점은 없다.

나는 요즘 퍼스널 브랜딩에 푹 빠져있다.

그림 작업도, SNS 활동도, 브런치 글쓰기도 제자리걸음만 하고 있어서다.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퍼스널 브랜딩 관련 유튜브 영상을 찾아보았다. 그리고 마케터 정혜윤 님의 영상을 보았다. 차분하지만 핵심을 명확하게 말하는 스타일이 마음이 들어 관련 책과 클래스, 인터뷰 등을 찾아보며 공부를 시작했다.

정혜윤 님은 클래스 강의에서 이런 질문을 던졌다.

인생을 돌이켜봤을 때 가장 살아있다고 느꼈던, 잊고 싶지 않은 순간이 있나요?
그 순간들을 인생 타임라인으로 적어보세요

질문 하나가 심장을 뛰게 했다. 왜 그랬을까?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질문 이어서일까? 바이킹을 타고 높이 올라갔다 내려올 때처럼 찌릿찌릿하고, 몽글몽글한 느낌이 들었다.


바로 인생 타임라인을 적어 보았다.

과거보다는 기억하기 쉬운 현재부터 적기 시작했다.

2024 용인문화재단 아트러너 선정 된 날
필리핀 세부 3달 살이 하던 시간
17년 근무한 국가직공무원 사직서 낸 날
서울일러스트페어 작가 참여 확정 된 순간
IDUS(아이디어스)에서 첫 주문 들어온 순간
브런치 작가 승인받은 날
21일 동안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여행

까맣게 잊고 지내던 순간들이 되살아났다.

얼마 전에 작성한 자기소개서도 그림 관련 이야기만 썼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의 인생 전부를 되돌아본 적이 얼마만이지? 기억도 나지 않았다.

오랜만에 지나온 시간을 떠올려보니 시간여행자가 된 것처럼 기분이 좋었다. 오래도록 떠올리지 않았지만 잊고 싶지 않은 순간들은 여전히 내 안에 존재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점 하나를 새롭게 찍었다

함께 아트러너 활동을 하며 만난 4명과 크리에이터스 클럽을 만든 것이다.

아트러너 덕분에 용인문화재단을 알게 되었고, 지방자치단체마다 문화재단이 있다는 것, 서울시, 경기도 역시 창작자 활동을 지원하는 다양한 채널이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후로 관련사이트에 들어가는 건 나의 루틴이 되었다.

그러다 ‘경기콘텐츠코리아 랩’ 사이트에서 <판교 크리에이터스 클럽> 모집글을 보았다. 창작활동을 하는 4인 이상의 소규모 그룹에게 활동지원금과 11월 전시기회를 제공하는 사업이었다. 마음이 잘 맞는 아트러너에게 함께 해보자고 이야기해서 지원했고, 최종선정되었다.

판교에 위치한 ‘경기콘텐츠코리아랩’은 다양한 모임공간과 영상촬영스튜디오, 녹음실, 편집실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으니 필요한 분들은 홈페이지에 방문해서 살펴보는 것도 좋겠다.   


인생 타임라인을 다시 써보니 불안이 조금 사라졌다.

지난해까지 내 그림으로 무엇이든 해보려고 치열한 시간을 보냈다. 작은 가능성이 보이면 꽉 붙잡고, 물고 늘어졌다. 전시비용을 내면 전시할 수 있게 해 주겠다는 제안도 덥석 받았고, 부스참가 비용이 비싸지만(약 80만 원) 나를 보일 수 있는 기회라는 생각에 서울일러스트페어(코엑스)도 참여했고, 내 그림으로 굿즈를 만들어 입점비를 내가며 소품샵 2~3곳에 입점했다. 소중한 경험이었고, 새로운 것에 도전했다는 성취감도 들었지만, 기대만큼 돌아오지 않는 성과에 늘 공허했다.

이번에 시작한 클럽 또한 작은 점일지 모른다. 인생 타임라인으로 보면 점보다 더 작은 먼지일 수도 있다.

그럼에도 점을 찍고, 모으고, 연결하여 삶을 채워갈 것이다.  



https://gconlab.or.kr/gcon/contents/gcon_register03.do?&schId=33&schM=appl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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