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금씩 앞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
매일 아침 모닝페이지(Morning Pages)를 쓴 지도 어느덧 1년이 되었다. 노트 속 문장은 크게 달라지지 않았고 변화가 보이지 않는다는 사실에 마냥 뿌듯하지만은 않다. 잘 가고 있는 걸까. 애초에 어디로 가고는 있는 걸까.
겉으로 보면 평온한 하루다. 감사해야 할 이유도 많다. 그런데 마음 한편에서는 멈춰 서 있는 느낌이 지워지지 않는다. 나만 제자리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때가 있다. 뒤처지고 있다는 불안감.
살아오며 자연스럽게 도달했을 거라 믿었던 모습은 아직 보이지 않는다. 각자 자기 방식으로 산다고 말하지만, 어느 순간 스스로를 관객처럼 느낄 때가 있다. 삶 한가운데가 아닌 바깥에서 바라보는 기분이다.
그래서 더 자주 묻게 된다. 나답게 산다는 건 무엇일까. 나이가 쌓이면 분명해질 줄 알았던 마음은 여전히 흐릿하다. 그 모호함이 불안을 키운다.
모닝페이지를 쓰는 시간은 이른 아침이다. 스스로를 다독이며 시작하는 작은 루틴이며 가장 맑은 정신으로 나를 들여다보는 시간이다. 매일 같아 보여도 생각의 결이 아주 조금씩 깊어지기를 바란다. 하지만 때로는 공허한 메아리만 남는다.
그래서 방법을 찾는다. 무엇을 해야 하는지보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를.
마음이 따라주지 않으면 몸으로라도 증명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움직이는 쪽을 선택하고 싶다.
문득 10대 시절이 떠오른다. 이유 없이 삶이 싫었던 때. 내 모습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학교도, 반복되는 하루도 버거웠다. 다른 선택이 있다는 생각조차 하지 못한 채 시간을 건넜다. 그냥 지나가길 기다렸다. 지금과 크게 다르지 않은 태도였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다시 돌아간다면 언제로 가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받으면 고등학생 시절을 떠올린다.
가장 힘들었고, 동시에 모든 것이 시작될 수 있는 시기. 그때는 몰랐던 질문들을 지금의 나는 알고 있으니까.
하지만 가끔 이런 생각도 든다.
지금에서 또 20년, 30년이 흐른 뒤의 나는 현재를 돌아보며 같은 말을 하지 않을까. 그때라도 늦지 않았다고. 이 순간에도 이미 변화의 가능성과 욕구는 충분했다고.
다들 이렇게 살고 있을까? 다른 사람들은 이런 마음의 불편함을 어떻게 안고 가는 걸까?
정답은 모르지만 난 오늘도 글을 쓰며 질문을 던진다. 그리고 어쩌면, 그 질문이 삶을 조금씩 앞으로 움직이게 하는 힘일지도 모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