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8일째, 그리고 1월의 마지막 날.

1월 31일. Day 8 in 후쿠오카

by 사진 찍는 미미

오늘의 일정

*세이류 온천


나에게 있어서 여행은 새로운 장소에서 좌충우돌하면서 여러 가지 일들을 알아가고, 다음을 기대하고, 그 추억이, 살아가는 동안 두고두고 힘이 되는 일이다. 바람소리에 귀를 기울이면 삶의 지혜가 생긴다. 넓은 바다를 보면 옹졸했던 마음이 너그러워지고, 응어리져 있던 마음은 친절하고 따뜻한 사람들을 만나면 스르르 풀린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와 반복되는 고단함은 다음 여행의 계획과 실행으로 ‘삶에 대해 감사’라는 이름으로 바뀐다.


오늘은 원래 다자이후텐만구(太宰府天滿宮)와 규슈박물관을 가기로 한 날인데 다자이후텐만구에 매화꽃이 피지 않았다는 소식에 (티비 뉴스에서 알게 됨) 2월 6일에 갈 예정이었던 세이류온천을 가기로 일정변경을 했다.

어제 미리 알아 둔 니시테츠역에서 기차를 타고 내려서 온천까지 데려다주는 무료 버스를 타고 가야 한다.




무료 버스시간에 대강 맞춰 기차를 무사히 잘 타고 9시 좀 넘어서 오하시역에 내렸다.

동쪽입구로 나왔는 데 무료 버스 정거장이 어딘지 모르겠다.

버스를 타려는 사람들의 줄이 길어서 금방 찾을 수 있다고 했는데.. 그 버스 못 타면 다음 버스는 한 시간은 기다려야 한다고 했는데.. 왔다 갔다 해봤건만...

알고 온 건물은 결국 못 찾았고, 긴 줄이 아닌 몇 사람들이 서 있는 줄을 발견했다

젊은 부부의 뒤에 서서 혹시 세이류 온천에 가는 줄이냐고 했더니, 맞다고 한다. 한국에서 신혼여행을 온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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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버스가 왔고 무사히 버스에 올랐다. 혼자 온 사람은 나뿐이었다.

온천에 도착하니 손님을 맞는 것이 기계적이었다.

달라는 대로 돈을 다 주고 입장권을 사고 보니 호텔에서 작은 타월을 가져왔으면서도 왜 타월을 빌려서 250엔이 들게 했으며 일본에 올 때 챙겨 온 이태리타월은 왜 안 가져왔는지.. ㅎ

사람들이 많다고 해서 혹시나 우리나라의 대중탕 같지 않을까 싶었는데 아니었다 현지인들이 많았다. 쌀쌀한 날씨에 잘 어울리는 여러 형태의 노천탕도 제법 운치가 있고,

아주 오랫동안 있어도 좋을 만큼 분위기가 좋았다. 이래서 여기가 후쿠오카 추천 장소인가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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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연히 한국에서 왔다는 나보다는 연배가 높아 보이는 두 분과 인사했다.

혼자 여행 왔다는 나의 말에 여간 부러워하지 않으셨다.

용기를 내고 희망을 가지라는 말씀을 드리고 싶었다.

산뜻하게 온천욕을 하고 앙증맞은 작은 병에 들은 우유를 사 먹으려고 자판기에 돈을 넣고 마지막 단계에서 더 이상 진행이 되지 않았다. 여러 번 반복하다가 지나가는 직원에게 도움을 청해서 우유를 샀다. 알고 보면 참 단순한 것을 일단 마음부터 어렵다 생각하고 하니 실패율이 높을 수밖에… 맛은? 정말 맛있었다.

어제 무지막지 고생한 피로가 많이 풀렸다

일정 중간에 온천을 넣어준 남편의 센스가 고마웠다.

무료로 역까지 데려다주는 버스를 기다리며 주변을 산책하고 버스 맨 앞자리에 앉아 창밖 풍경을 사진을 찍으며 하카타 역으로 돌아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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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호텔의 슬리퍼가 영 거슬렸다.

양말을 신고는 괜찮았는 데 발을 씻고 신으니, 헝겊이어서 그런지 위생적이지 못했다.

그동안 몇몇 가게를 들러보았지만 슬리퍼를 파는 곳이 없었고

백화점에 가서 보니 2~3만원이 넘었다.

세이류 온천을 다녀오면서 하카타역 근처 100엔 샵을 검색하니 (100엔 샵은 이제 없나 보다) 가까운 곳에 마트가 있단다.

100엔은 아니고 6000원짜리, 맘에 드는 연한 분홍색으로 하나 장만했다.

막내딸이 일본은 편의점 빵도 맛있다 하며 사진을 보내줘서 편의점에 들러서 샀다.

별거 아니건만 편의점에서 똑같은 걸 찾아냈을 때, 기분이 좋았던 건 편의점에 생전 들어와 본 적이 없는 탓이었을 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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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기를 쓰려고 하는 데 2월 1일이라고 하고 썼다.

잠시 후 아닌 걸 알고

1월 31일이라 바꾸면서 왠지 하루 벌은 거 같아서 좋아서 웃었다.

오늘은 남은 일정을 위해 충전하는 날이었다.

겨울에 와서 꽃을 못 보고 가나 했는데 다자이후텐만구의 매화꽃이 무척 기대가 된다.

오늘까지는 가벼운 여행이었고 내일부터는 좀 멀리 간다.

재미있게 잘 다녀보자 홧팅!

여행 8일째, 그리고 1월의 마지막날 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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