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누이가 둘이나 돼?
널 엄청 무섭게 보더라"
"시누이?"
내 동서들을 두고 한
친구들의 한결같은 말을 곧 실감할 수 있었다.
분홍빛 치맛자락에
반짝이와 레이스 장식이 화려한 흰색 저고리를 입은
동서들을 보니 웃음이 났다.
그게 내 결혼의 진짜 시작이라는 걸,
난 알고 있었다.
결혼 후
어머님의 첫 생신.
뭘 기대했던 걸까.
신나서 받은 동서와의 첫 전화는 전쟁의 시작이었다.
"형님. 저희는 그동안 아주버님이 다 하셨어요.
어머님 생신인데 형님 손맛도 보셔야죠"
이제는 다 같이 부담하자는 말에
신나서 식당을 고르던 동서의 말에 날이 섰다.
"형님은 집도 있으시잖아요.
전 예단비 드렸어요."
날카롭게 내뱉는 동서의 말에 기가 막힐 뿐이었다.
"니들이 형인데
동생들을 챙겨야지."
시어머니 말에
내가 낳지도 않은 자식에 대한 책임이 나에게 씌워졌다.
화가 나있는 남편을 두고
난 혼자 전쟁을 치렀다.
있는 힘껏 무거운 칼을 휘둘렀다.
"동서는 밥값 5만 원도 없다면서 명품백을 들고 오네요?
모르는 척 하시는 거예요?
모르시는 거예요?"
아직 오지 않은 아이를 위해 져서는 안 됐다.
내 밥상에 얹으려는 숟가락을 던져버렸다.
그렇게 난 나쁜 년이 되었다.
"나처럼 살아봐.
꼭 너 같은 딸 낳아서!"
엄마가 평생을 걸쳐 만든 저주에 빠진 걸까.
결혼하면 아이를 갖고 싶은 한 자락 소망이
엄마가 겪은걸 내 아이마저 겪을까 공포로 다가왔다.
평생 착한 며느리였던 엄마의 날 선 말에
난 착한 며느리도, 좋은 형님도 놓았다.
착한 며느리였던 엄마는
평생 나쁜 며느리로 기억되지 않았는가.
엄마는 기억하지도 못하는 그 저주스런 말이 가슴에 박혀
난 결혼과 아이를 포기한 걸까.
아니면,
흙수저 탈출은 핑계였던 걸까.
난 그 가식을 벗어버렸다.
난 나쁜 년이 되더라도,
내 아이를 지킬 성을 완공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