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의 문이 열렸다.
드디어 오늘이다.
찰떡이와 엄마가 된 내가 집에 가는 날.
새벽부터 일어나 서성거렸는데
남편이 올시간이 쉽게 다가오질 않는다.
아침 8시,
남편에게 전화를 걸어 재촉했다.
"자기야~ 최대한 빨리 와~ 알았지?
늦으면 안 돼!
퇴거 시간보다 더 빨리 나가도 되니까.
무조건 빨리 와야 해."
그리고 기다리던 남편이 데리러 왔다
일분일초가 길게 느껴진 시간들.
연애할 때도 안 기다렸던 기다림을
초조하게 누려봤다.
당당한 어깨로
찰떡이를 조심히 품고
"난 엄마야!" 하는 마음으로 차에 탔다.
지나가는 풍경을 바라보며
괜시리 뿌듯했다.
세상에서 나만 엄마가 된 것처럼
어깨에도 힘이 들어갔다.
새끈새끈
자는 아기를 보며
알 수 없는 희열과 몽글몽글한 부드러운 것들이
느껴지고 있었다.
하루 종일 눈감 감고 자는 아기를 바라보는 동안
드. 디. 어
우리만의 공간, 우리 집
그 간절한 곳에 도착했다.
고작 2주 정도 집을 비운 것 같은데
어색하지만 낯설고
낯설지만 반가운 기분으로 집안으로 들어갔다.
하지만,
내 성급함은
찰떡이를 남편품에 맡기고
바깥공기를 맡으러 달려 나간다.
출생신고를 한다는 핑계를 두고 말이다.
그토록 간절히 원한
우리 집으로의 복귀였음에도 불구하고..
세. 상. 에
공기 내음이 달랐다.
바람도 향기도
산후조리원 안에서 밖을 보며 상상하고
기억을 되새겼던 그대로의 바람과 향기였다.
마치, 태어나 처음 맛본 것처럼.
짧지만 온몸으로 자유를 누리고
여유 있게 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깨달았다.
내 현실을.
육아는 이제 시작이었다.
가지런히 정리되었던 거실은
뭔가의 폭풍이 스쳐간 듯 어수선했다.
소파 위에는 급한 듯 벗겨진 남편의 티셔츠와
황금색의 뭔가가 있었다.
아주 노~~~ 란 그것은
아이의 흔적이었다.
안방에서 나온 남편은
날 보자마자
온몸에서 느껴지는 구세주를 반기는듯한 미소.
왜 이제야 왔냐는 간절한 눈빛만을 보내며..
내가 없는 짧은 시간 동안에서의 일들은
듣지 않아도 가늠할 수 있었다.
내가 있었어도 달랐을까?
나도 똥은 익숙하지 않은데 말이다.
나의 성으로 복귀에
염두에 두지 않았던 현실.
아기를 먹이고 씻기는 건
오롯이 내 몫이었다.
남편은 막 전쟁을 힘겹게 승리하고 온 듯한 미소로
한숨 어린 표정과 기쁨에 찬 푸념으로 나에게 말을 건넸다.
내가 외출하자마자
찰떡이 엉덩이에서 구수한 그것의 향기가 올라왔고
한 번도 아이 기저귀를 갈아본 적 없는 남편은
온 집안을 헤비며 고군분투한 것이다.
남편이 입던 티셔츠는 거실에
그리고 소파에 짙게 남은
찰떡이의 흔적.
마치 내 거야! 를 말하고 싶었던 걸까?
웃음이 났던 순간,
나는 깨달았다.
오늘 이후, 내 세계가 조용히 뒤집히고 있다는 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