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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치유 Jun 30. 2021

제로 웨이스트를 하면 일상이 치유되는 이유

인터뷰 답변을 위해 스스로에게 해보는 질문들



6월 초, 제로 웨이스트를 주제로 졸업전시를 준비하고 있는 대학생에게서 인터뷰 제안을 받았다.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는 아니지만 지속적으로 실천할 수 있는 로우 웨이스트, 작지만 습관적인 실천을 통해 선한 영향력을 끼치는 마음으로 기획된 <담백한 습관>이라는 전시였다.


사실 나보다 실천을 잘하고 있는 사람이 훨씬 많고, 완벽한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고 있는 것도 아니어서 인터뷰 제안을 받고 조금 망설여졌다. '내가 이런 인터뷰를 할 자격이 있는가?' 하는 생각이 앞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내 생각을 사람들에게 전달하고 작은 것이라도 같이 실천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았다. 무엇보다 서면질의서를 받고 인터뷰 답변 영상을 만들면서 나 스스로도 질문을 해볼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Q1.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아무래도 코로나의 영향이 가장 컸던 것 같아요. 코로나 바이러스의 원인이 환경오염과 무관하지 않다는 인식이 생기고부터 환경 관련 책도 찾아보고 환경문제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어요.

코로나 이후로 이전에 하던 필라테스를 못하게 되자 야외에서 걷기 운동을 자주 하게 되었는데 사시사철 변하는 자연을 보면서 '자연이 이렇게 아름답구나, 이 아름다움을 지키기 위해 내가 할 수 있는 일들을 찾아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되었어요.

그리고 코로나로 인해 택배와 배달음식이 많아지다 보니 일회용품을 더 많이 사용하게 된 것도 경각심을 가지게 된 이유였어요. 일상에서 아무렇지 않게 쓰던 제품들이 쓰레기가 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생활 속에서 조금씩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게 되었습니다.


Q2.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생활 속 제로 웨이스트 습관을 하나 추천한다면?

가장 쉽게 실천할 수 있는 건 텀블러를 사용하는 것 같아요. 커피숍에 갈 때 조금 귀찮더라도 텀블러를 들고 가면 일회용 컵 하나의 쓰레기를 만들지 않을 수 있어요. 회사에서도 물을 마실 때 텀블러를 사용하면 하루에 5-6개의 종이컵 쓰레기를 줄일 수 있어요. 이걸 모든 회사원들이 실천한다면 어마어마한 쓰레기를 줄일 수 있겠죠? 다만, 텀블러 하나를 사면 최대한 오래 사용해야 해요. 제로 웨이스트 한답시고 텀블러를 몇 개씩 사 모은다면 의미가 없으니까요.


Q3.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지 않는 친구를 만났을 때는 제로 웨이스트를 실천하기 어려울 것 같은데 치유님만의 방법이 있을까요?

제로 웨이스트는 내가 자발적으로 실천할 수는 있지만 아무래도 불편함을 감수해야 하는 일이기 때문에 지인들에게 무조건 강요할 수는 없는 것 같아요. 저 같은 경우는 제가 사용해보고 괜찮은 제품들을 선물해주고 자연스럽게 사용해볼 수 있게 추천해주는 편이에요. 제가 쓰는 샴푸바, 손수건, 친환경 립밤, 대나무 칫솔 등을 친구들에게 선물했었어요.


Q4. 평소 들고 다니는 가방과 소지품으로 what’s in my bag을 간단히 소개해 주실 수 있나요?

몇 년 전부터 면으로 된 여성용품을 쓰고 있는데 아마도 가장 먼저 실천한 제로 웨이스트가 아닐까 해요. 집에서 쓰던 대나무 칫솔과 고체 치약도 익숙해지고 나서 휴대용으로도 가지고 다니고 있어요. 플라스틱 칫솔들은 완전히 분해되기까지 몇백 년이 걸리는데 비해 대나무 칫솔은 쓰임을 다하면 자연에서 생분해돼요. 그리고 기존의 튜브 치약은 화학성분도 들어있고, 다 쓰고 나서도 용기의 재활용이 어려웠지만 고체 치약은 천연성분으로 만들어졌고, 알루미늄 틴케이스도 여러 번 재사용 가능해요.

화장품은 케이스가 종이로 만들어진 립 크레용을 가지고 다녀요. 케이스뿐만 아니라 내용물도 비건 및 천연재료로만 만들어져 립과 치크는 물론, 아이섀도로도 사용 가능해요. 여름에는 땀을 닦거나 손을 씻고 나서 물기를 닦을 수 있는 면손수건과 시원한 바람을 만들어주고 햇빛을 가릴 때도 좋은 나무 부채도 가지고 다녀요.

텀블러와 알루미늄 빨대도 가지고 다니면 일회용 테이크아웃 용기 쓰레기가 안 나오게 할 수 있어요.


Q5. 계속해서 제로 웨이스트의 삶을 실천하기 전과 후 삶이 어떻게 바뀌었나요?

제로 웨이스트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미니멀한 삶을 살 수 있게 된 것 같아요. 화장품 용기가 거의 재활용이 안된다는 걸 알고 나서 화장품도 최소한으로 줄이게 되었고, 욕실에 가득 찬 샤워용품들을 치우고 비누 하나로 세안부터 샤워까지 하게 되니 욕실도 미니멀해졌어요. 생각 없이 소비하던 습관들도 여러 번 고민하고 물건을 사는 것으로 바뀌게 되었고요. 공간은 넓어지고 시간은 늘어나고, 소비는 줄어들게 되었어요.

무엇보다 친환경 제품들은 환경호르몬이나 미세 플라스틱을 줄여주니 지구를 치유하기 위해 시작한 일들이 제 몸과 마음을 치유해주는 느낌이에요.


Q6. 치유님처럼 일상을 치유하고 싶은, 처음 제로 웨이스트를 접하는 사람들을 위한 한마디. 감사합니다:)

환경을 위한 일들은 멀리 있지 않아요. 처음에는 불편하지만, 일상의 작은 불편함과 변화들이 색다른 즐거움이 되기도 합니다. 가장 가까이에서 할 수 있는 제로 웨이스트부터 실천해보았으면 좋겠습니다.  


https://youtu.be/K9cpK9kI3B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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