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에 치료를 받으러 오면 오직 자폐만 진단받은 사람이라면 실비보험을 청구받기가 쉽지 않다.
실비보험 적용이 안되면 곧 개인부담비용이 높아진다.
보험사마다 적용받는 게 다르니 실비보험에 대해서만 말하겠다.
그래서 치료비용이 비싸서 병원을 안 다니고 바우처가 되는 센터에서 치료를 받는 사람들이 허다하다.
물론 경제적으로 여유가 있어서 치료비가 부담이 되지 않는 사람들도 있지만, 대부분은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싶어도 다른 발달지연 아이들보다 비용이 비싸기 때문에 장기적으로 치료를 받기 위해선 병원이라는 선택권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오해하지 않도록 덧붙이는 말을 하자면, 센터와 이외 다른 곳에도 훌륭한 선생님들이 많다. 내가 말하고자 하는 것은 "선택권에 대한 문제"인 것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언어지연, 발달지연 아동들만큼이나 조기치료, 오랫동안 정기적인 치료가 필요한 장애임에도 정신장애로 분류되어 실비보험이 되지 않아 비싼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는 게.. 현실이라니 이해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어떤 분은 자폐 진단을 어떻게든 피하려는 보호자도 있다. 물론 우리 아이가 자폐라는 것을 인정하기 싫어서 일수도 있지만 꾸준히 나가는 병원비 또한 무시하지 못할 이유일테다.
또 직전 회차에서도 말했듯이 자폐스펙트럼장애는 감각을 처리하는 것에도 문제가 있다. 그래서 자주 부딪히거나 큰 움직임을, 때로는 작은 움직임만 보여준다. 이것을 "신체적 장애는 아니니까 정신적 장애"로 치우쳐버리기에는 너무 포괄적인 의미로 정해 버리는 건 아닐까 생각한다.
나는 지인의 자녀가 자폐의심이 있어 병원에 가서 검사를 받는다는 상상을 해본다면
검사를 받으러 가기 전에 장기적인 치료를 위해 모든 보험을 알아보고 병원에 가라고 할 것이다.
미래엔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 이 글이 나의 자녀에게 해당할 이야기일 수도 있고. 아니면 이 글을 읽는 독자의 지인에게 해줄 수 있는 이야기가 될 수도 있고.
성인이 된 자폐아동들은 어디 있을까?
대부분의 자폐를 가진 사람들은 성인이 되어서는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게 현실이기 때문에 나는 항상 궁금했다.
몇몇을 제외하고 대부분의 자폐성인들은 단기보호시설에 들어가거나 집으로 돌아간다.
본디 성인이 되면 대학에 들어가거나 생산성 있는 일을 하며 미래를 건설해 나가야 하는데 "자폐 스펙트럼 어른"의 경우 그러지 못하는 게 대부분이니
집에서 지내던 그 패턴을 가지고 평생을 살게 되는 것 같다.
한국장애인개발원이나 장애인근로복지공단 등 여러 기관들이 장애인의 취업과 노사를 도와주고 있다.
이 정보를 알게 되면서 나는 이런 궁금증이 생겼다.
자폐를 가진 사람도 취업을 하겠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맡을 수 있나? 보수는 얼마나 받을까? 월급을 받고 어디에 쓸까? 부모님 용돈은 드리려나? 부모님과 같이 살면 공과금은 내겠지?
이 궁금증들은 나에게 자폐스펙트럼을 가진 사람들의 직장생활을 상상하게만들었다.
자폐스펙트럼 장애인들의 직장생활은 어떠할까?
내가 상상하는 자폐 직장인의 모습들을 하나씩 열거해 보겠다.
1. 정해진 패턴화 된 환경에 잘 적응할 것이다.
왜냐면 시각적 기억력이 우수하기 때문에 숫자나 모양, 색깔 등을 회사 내 곳곳에 표시해 두면 자폐를 가진 직장인은 쉽게 찾거나 그것들을 정해진 룰대로 정리해 놓을 것이다.
예를 들면 파일함을 숫자별로 정리하거나 원래 있던 자리에 물건을 놓는 상황 등.
2. 그의 동료들은 그가 융통성이 있기를 기대하는 것은 조금 져버려야 한다.
갑작스러운 상황에서도 정해진 룰대로 해결하는 것은 그들에게는 쉽다.
하지만 "유도리 있게 행동해", "유연하게 대처해"는 가장 고위인지 면에 속하는 융통성과 문제 해결에 대한 부분인데 자폐아동들은 이게 어렵다.
그 아동들이 다 커서 미래에 자폐 직장인이 된다면 융통성을 요하는 일은 가장 어려운 과제일 것이다.
3. 불안해지면 하는 돌발행동을 사회적 통념상 허용할 수 있는 행동으로 바꾸어야 한다.
직장은 1인 사업이 아닌 이상 입사를 하게 되면 동료나 상사가 있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사회생활을 하는데 자폐의 돌발적인 행동은 큰 장애물이 되기 때문에 꼭 사회적으로 허용할 수 있는 범위의 행동들로 대치해줘야 할 것이다.
예를 들면 불안한 상황에서 소리를 지르는 행동을 하지 않고, 숫자를 마음속으로 세는 행동으로 대치하는 것처럼 말이다.
4. 동료와 상사는 장애에 대한 인식이 높아야 할 것이다.
장애에 대한 높은 인식을 갖는 것은 함께 일하게 되면 당연한 일이지만 동시에 당연히 힘든 일이다.
첫째로는 선입견을 버리고 열린 마음으로 그들을 대해야 한다.
둘째로는 그들의 장애를 이해해야 한다. 어떤 특징이 있는지 정도는 알아야 그 장애가 있는 직원과 소통하는 방법을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장애인은 동정해야 할 대상이라는 편견을 버려야 한다.
이유불문의 동정은 그들에게 나쁜 습관을 만든다. 동정으로 그들을 감싸거나 그들은 못할 것이라 단정 지어 도와준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도 못하게 되고, 그들의 가능성을 빼앗아 버리는 것이라 생각한다.
또 "나 이거 누가 도와야 할 수 있는 거야"라고 오히려 자폐를 가진 동료에게 나쁜 습관을 들일 수 있는 좋은 기회가 되어 버리니까.
그러니 동료들은 그들이 무엇을 할 수 있고 무엇은 어려운지를 잘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이건 자폐스펙트럼 장애뿐만 아니라 모든 장애를 가진 사람들에게 해당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세상에 많은 자폐를 가진 사람들에게도 많은 기회와 가능성을 사람들이 많이 봐주고 포용해 주길 바라며 글을 마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