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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최용경 May 23. 2021

7개월 간의 '자발적 백수' 생활 회고 (2편)

시작은 '흐릿'하나 끝은 '명확'해지리라.

지난 브런치에서는 백수 생활 시작 단계(STEP 1)의 나의 일상을 회고했다면, 이번 포스팅에서는 백수 생활 4개월~7개월, 바로 오늘까지도 자유롭게 직업을 꾸려가고 있는 나의 일상을 나름대로 정리하여 소개해보려 한다. 이번에도 매우 서툴고 어설픈, 그러나 지극히 '나'다운 방식이니 "가장 효율적으로 프로 N잡러가 되는 방법"을 기대하고 이 글을 읽기 시작한 분들께는 미리 심심한 사과의 말씀을 전한다. 그래도, "뒤로 가기 버튼을 눌러도 좋아요!"라고 말할 수는 없지!


 

이제는 너무 많이 봤을 법한 그래프. 효율적으로 성공하기에 그렇게 집착할 필요가 있을까?



'뒤로 가기' 버튼을 누르기 전에, 그리고 내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아래에 나오는 '클로드 퐁티'의 멋진 인터뷰를 한 번 읽어보시길. 프랑스 그림책의 거장 '클로드 퐁티'가 극단적 효율을 추구하는 세상에 살고 있는 당신에게 자그마한 위로를 선사할지도.


Claude Ponti 작가. 너무너무 귀엽다 ㅠㅠ
"장애물을 마주하고 해결하는 방법은 여러 가지가 있을 수 있어요. 도망가거나 맞서거나 빙 둘러 가거나... 해결책이 한 가지 모습일 거라고 믿지 마세요.

예전에 부모님과 불화로 오랫동안 거식증을 앓다가 거의 회복되어 이제는 다른 환자를 돕는 젊은 여성을 만난 적이 있습니다. 상황이 너무 고통스러웠던 그녀에게 거식증은 죽지 않고 버티기 위한 방편이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거식증은 '회복으로 가는 과정'이자 '해결책'이지요.

시간이 지나 더 이상 거식증에 기댈 필요가 없을 때 빠져나와서 다음 단계로 나아간 것입니다. 좌절이나 상처가 트라우마가 되지 않게 하려면 '해결책은 하나가 아니다', '지금 내가 보이는 이 반응들은 당연한 거다', '난 과정 중에 있는 거다'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습니다."

-
클로드 퐁티 (Claude Ponti)의 인터뷰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중


태어나서 죽을 때까지의 모든 순간은 '과정'이다. 어찌 보면, 인생은 수많은 과정으로만 구성된 것이라고도 볼 수 있겠다. '성공'을 위해 괴롭지만 이 '과정'을 견딘다는 생각 대신, "이 '과정'들이 모여 내가 추구하는 방향에 더 가까운 새로운 '과정'들이 탄생할지도 모르겠다."는 마음은 어떨까? 아마 당신이 평소 가지고 있던 조급하고 후회되는 마음이 슬며시 내려놔질지도 모를 일이다. 


클로드 퐁티가 소개한 사례 속 주인공이 '고통'을 견디기 위한 방법으로 '거식증'을 선택했듯, 백수 생활 직후의 나는, 세세한 전략을 짜는 대신 일단 이것저것을 시도해보았다. 그런데, 놀라운 건 휘뚜루마뚜루 이것저것 하다 보니, 슬슬 기존에 남아있던 정신적 피로감은 사라지고 에너지가 차곡차곡 쌓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드디어 2021년 2월 어느 날,
"이젠 밖으로 나가도 좋겠어!"
귓가에 속삭이는 내면의 소리가 들렸다.



STEP 2. 밖으로 나가버리고...!

2021년 2월 ~ 2021년 4월

(총 2.5개월)


누군가를 만나기도, 설득하기도 버거워 온라인 상 '깔아놓기' 업무만 하던 3개월이 지나고, 드디어 밖으로 나갈 용기가 생겼다. 그래서, 하던 일 중 조금 더 몰입할 건 몰입하고, 탈락시킬 건 탈락시키고, 새로운 것을 추가할 건 추가해보기로 한다.


한 달 동안 꼭 달성하고 싶은 수익 목표도 잡아보고, 하고 싶은 프로젝트들은 잊지 않도록 수첩에 꼭 기록해두었다. 기존 3개월 동안 무엇을 했는지 캘린더와 수첩을 보면서 다시 한번 회고 형태로 정리해보니 신기하게도 힘이 났다. 그리고 지금도 종종 '월별 회고' 파일을 열어 보며, "와, 이것저것 많이 했네!" 대견해하며 스스로를 토닥여주곤 한다.


(왼) 월별 KPI 결과 정리 / (오른) 월별 회고



내가 밖으로 나가려 꿈틀대기 시작하던 때, 마침 날씨도 풀리기 시작해서, 원래는 테니스만 일주일에 2번 하던 운동 루틴에 일주일 1회 등산을 추가했다. 등산도 예전부터 혼자 다니기엔 용기가 나지 않아, 수년 간 미뤄왔던 운동인데, 용기를 내어 친구에게 제안하니 흔쾌히 "Yes!"를 외쳐주었다. 지금까지 우리는 12회 정도 등산을 했고, 올해 안에 한라산 정상을 찍는 것이 목표.


산이 가르쳐주는 것도 참 많더라. 친구와 등산을 하면 이를 함께 느낄 수 있어 더 좋다.



자, 그럼 백수 4개월 차 내가 했던 일들을 한 번 정리해보겠다.




A. 사이드 허슬


1)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 [쿠팡]

: 3월 어느 날, 판매하던 위탁 제품 하나가 특별히 잘 팔리는 일이 일어났다. 당시 TV에 나왔던 브랜드가 큰 화제가 되어 우연히 생긴 일이었기 때문에 약 5일 만에 판매는 다시 예전처럼 정상화가 됐지만, 초보 셀러에게는 매우 흥미로운 일이었다. 커머스는 계속해서 발전시키고 싶다는 결심이 들어, 기존에 운영하던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의 위탁 공급처를 더 많이 알아보기 시작했고, 사입 제품들도 늘렸다. Searchad 광고도 조금 더 본격적으로 하기 시작한다. 스마트 스토어용으로 블로그도 만들고, 인스타그램 계정도 만들었다.


그리고, '쿠팡'도 개인이 운영하기 괜찮다는 얘기를 듣고 쿠팡에도 입점하게 되었다. 쿠팡은 스마트 스토어와는 조금 다른 매력이 있었고 지금도 스마트 스토어와 쿠팡을 함께 열심히 운영 중에 있다. 처음 시작할 때는 스마트 스토어와 쿠팡의 매출 비율이 9:1이었다면 지금은 대략 6:4 정도. 


가끔 이렇게 Friends를 보며 제품을 올리곤 한다.



2) 네이버 블로그 + [유튜브]

: 이 즈음, 네이버 블로그 포스팅 100개를 드디어 채웠다. 그리고는 곧, "카메라도 있겠다, 유튜브도 한 번 도전해보자!" 생각이 들어, 영상 촬영과 편집을 시작했다. 프리미어로 편집을 했는데, 기능을 한 번에 익히기보다는, 영상을 하나씩 늘려갈 때마다 새로운 기능을 한 두 개씩 검색해서 알아가는 방식을 선택했다. 얼마 해보지도 않고 어려워서 질려버리는 것보다, 꾸준하게 천천히 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너무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유튜브도 블로그처럼 특정 주제를 잡아서 운영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알지만, 일단은 영상 편집과 친해지고 싶어 일단 닥치는 대로 영상을 만들었다. "나만의 주제가 생기면 채널은 새로 하나 더 만들면 그만이겠지, 뭐!" 그렇다. 나는 가랑비에 옷이 젖는 것처럼, 나는 그렇게 조금씩 자신감이 생겼던 것 같다.


영상 편집을 하다 보니, 영상 작업이 참 재미있었다. 예전부터 지금까지도 정말 좋아하는 "The Holiday (로맨틱 홀리데이)"라는 영화에서 카메론 디아즈는 예고편 영상 회사 대표였는데, 영화를 보면서 '나도 저런 일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하게 했던 게 떠올랐다. 영상을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은 아니지만, 결국 내가 하는 일은 비슷할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니 피식 웃음이 났다. 이게 바로 N잡러의 정말 정말 큰 장점이 아닐까. 해보고 싶은 건 정말이지 (거의) 다 해볼 수 있다.


영화 <로맨틱 홀리데이>의 카메론 디아즈


유튜브 영상을 12개 정도 올리다 보니, 어떤 영상은 조회수 1,000회가 넘었다. 누군가는 비웃을만한 일이겠지만, 나에게는 너무나 신나고 의미 있는 사건. 게다가 이제는 1호 연습 채널 대신 운영할, 새로운 유튜브 콘텐츠의 주제도 생겨났다. 바로, 내가 지난 3개월 간 번역했던 '영어 동화 읽어주기' 채널. "유튜브에서 난 어떤 주제의 영상을 만들 수 있을까?"라는 고민을 머릿속으로만 했다면 절대 떠오르지 않았을 것이라 확신한다.

부끄러운 마음에 영상은 가리고 보여드리는 나의 유튜브 조회수 TOP 3




3) 애니맨

: 그리고 드디어, 나에게 정말 의미 있는 일이 일어났다. 우연히 '애니맨'이라는 앱을 시작하게 된 것. 기존에도 애니맨을 알고는 있었지만, 사실 이번에 처음 다운로드하여 사용해보게 되었다. 애니맨은 일종의 '심부름 서비스' 앱으로, 애니맨에서 사용자가 필요한 업무 내용을 올려두면, 가격을 비딩 하여 낙찰받아 업무를 수행하는 간편한 앱이다.


애니맨의 사용자 화면.


애니맨이 나에게 준 메리트는 명확했다. 내가 올린 간단한 프로필을 기반으로 누군가 필요한 업무에 대한 수행비 비딩에만 성공하면, 그 일을 바로 수행할 수 있는 것. 즉, 내가 먼저 열렬히 누군가를 설득할 필요가 없다는 점이었다. 그때까지만 해도, "저는 XXX의 성과를 만들었고, AAA를 잘하는 사람이니 저에게 일을 맡겨주세요!"라고 먼저 나를 알릴만한 에너지 레벨은 아니었고, 단지 일을 해주고 그 일에 대한 CS 처리 정도는 할 수 있는 정도였다.


혹시 애니맨을 모르시는 분이라면, 내가 '프로젝트', '비딩' 등의 단어를 써서, 전문가가 아니면 할 수 없는 프로젝트가 올라온다고 오해하지 마시길. 나는 애니맨에서 '스마트 스토어 상품 등록하기', '새로운 앱 사용자 인터뷰 하기' 등과 같은 기존에 내가 했던 업무와 연관되어 있는 업무들 뿐만 아니라, '녹색 어머니회 대신 수행해주기', '초등학교 교실 창문 닦기' 등의 자잘한 업무까지 해보았다.


3월에 나는 애니맨에서 약 60만원 정도의 돈을 벌었었다.


돌이켜 생각하면, 코로나 시국으로 꼭 써야 하는 마스크가 오히려 용기를 2배 정도 높여줬던 것 같다. 그리고, 내가 냈던 '퇴사'라는 용기가 전반적으로 나를 강하게 만들고 있는지도.


처음 애니맨을 시작할 때는 이게 어떤 일들일까? 궁금했는데 매일 집 안에서만 일을 하다가, 밖으로 나가서 일을 해보니 오히려 활력이 생기는 기분이었다. 여전히 책도 읽고, 블로그도 쓰고, 스마트 스토어도 운영하다가, 애니맨에서 일이 생기면, 자전거를 슁~ 타고 일을 하고 왔다. '업무 여행'을 하는 기분도 들었다.




4) 자란다

: 애니맨을 2주 정도 하다 보니, 또 다른 앱이 나타났다. 바로, '자란다'라는 앱이었다. 나보다 훨씬 오랜 기간 1인 사업가로 살고 있는 친구에게서 추천받은 앱이었다. '자란다' 또한 내가 먼저 '저는 이런 커리큘럼이 있는 선생님입니다.'라고 나를 어필하는 서비스가 아니라, 'OO동 / 7세 / 영어 과외'와 같이 고객의 필요가 먼저 올라오는 구조이다. (물론, 익숙해지면 나의 커리큘럼을 올릴 수도 있으나, 커리큘럼이 없어도 충분히 시작할 수 있다.)


선생님 경력이 전무하기 때문에, '자란다' 또한 처음에는 시급이 낮은 놀이 선생님을 먼저 시도해봤다. 내가 아이들을 가르칠만한 자질이 있을까 궁금하기도 했고, 아이들과 잘 맞을지도 걱정되어서였다. 정말 다행스럽게도, 아이들을 가르쳐볼수록 이 업무가 적성에 꼭 맞는다는 확신이 들었다. 게다가, 학부형 분들도 나의 프로필을 보고는 나를 '영어 선생님'으로 인식하시기 시작했다. 자연스럽게 포지셔닝을 점점 '영어 선생님'으로 만들어갔고, 그러다 보니 눈에 띄게 시급도 오르기 시작했다.


아이들을 만나는 시간은 늘 새로운 영감을 준다.



 

B. 타이탄의 도구 모으기


1) 매일 1시간 책과 신문 읽기

: 매일 책과 신문을 읽는 루틴은 여전히 계속하고 있는 습관 중 하나다. 몇 년 전까지만 해도, 책을 정말 싫어했던 나였는데(2017년에는 독서를 싫어했던 이유에 관한 브런치를 쓴 적이 있었을 정도), 책에서 따땃한 위로를 받는 경험이 늘어가면서 책은 하루에 한쪽이라도 꼭 읽어야 하는 습관이 되어 버렸다. 


내 안에 어떤 불안이 뭉게뭉게 피어나면, 책은 곧 '응, 나도 그런 적 있고, 그래도 괜찮은 거야. 인생은 계속되거든.'이라고 말해주었다. 심지어, 매우 정제되고 멋진 언어로 말이다. 그러니 내가 어찌 책을 읽지 않을 수가 있을까.




2) 유튜브 수업 듣기

: 16.5만 유튜버 '포리얼'이 진행하는 무료 유튜브 수업이 있다고 해서 해당 수업을 완강했다. 수업을 듣지 않았으면 결코 몰랐을 유튜브 알고리즘과 콘텐츠에 대한 귀중한 정보를 얻게 되었고, 더불어 자신감도 함께 생겼다.  위에 언급했듯, 당시 연습용 유튜브 채널을 운영 중에 있었고 다음 콘텐츠는 뭘 할까 고민하던 찰나였는데, 유튜브 수업과 더불어 '자란다' 영어 선생님을 해보며 얻은 소중한 경험 덕에 '영어 동화 읽어주기' 콘텐츠에 결심이 섰다.

유튜브 들으면서 한 편으로는 배송 처리를 하고 있었나 보다. ㅎㅎ

 

'준비된 자에게만 기회가 온다'는 말은 바꾸어 말하면 'Connecting the dots'일지도 모른다. A, B, C 등의 점들이 준비되어야 그 점들을 선으로 이어가는 기회를 만날 수 있기 때문이다. 내가 뭘 하고 싶은지 잘 모르겠어서 이것저것 시도했던 것들이 결국 더 나은 아이디어들을 만들어 주었다.


시도해보고, 감탄하고, 실패하고, 수정하고, 배우고, 다시 해보면서 변화하는 존재가 사람입니다.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속담은 거짓말이에요. 그 말 좀 믿지 마세요.

아이에게든 어른에게든 '산다는 건' 예측 불가능한 난관을 통과하는 과정이고, 우리는 언제든 그 과정에서 배우고 수정하고 진화할 수 있습니다.

-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중



 



 

STEP 3. 처음은 '흐릿'하나, 끝은 '명확'하리라.

2021년 4월 ~ 지금

(얼마나 많은 일들이 또 벌어질까?)



얼마 전, 지인의 소개로 태니지먼트라는 성향 검사를 해보니, 나의 강점은 '추진'과 '완성'인 반면, 부족한 점은 '용기'와 '공정'이란다. 태니지먼트가 점쟁이보다 100배는 더 나를 잘 맞추는 것 같다. 그런데, 이상하지 않은가? '추진'과 '용기'는 언뜻 비슷한 성향 같은데, '추진'은 강점인 반면 '용기'는 부족하다니.


꼼꼼히 태니지먼트 결과표를 보니, 나는 리스크가 없는 소소한 일들은 빠르게 '추진'하는 편이지만, 리스크가 있다고 생각하는 일에는 선뜻 '용기'를 내지 않는 스타일이었다.


여러분들도 꼭 태니지먼트 해보시길!


이 결과를 보고, 무릎을 탁! 쳤다. "맞아, 나에게 1년 간 자유롭게 일해보기라는 결심은 내가 인생에서 처음 낸 제대로 된 용기였지!" 그리고, 이러한 성향 때문에 나는 늘 새로운 일들은 작게, 찬찬히 시도하려 하는 것이었다. 여태까지 나의 백수 생활이 발전되고 있는 모습이 조금은 눈에 보이는가?


백수 생활 STEP 3는 현재도 활발히 진행 중이다. 사실, 이제 막 시작 단계라고 해도 무방하겠다. 이 브런치 시리즈를 쓰기 시작한 시점도 STEP 3인데, 현재 진행 중인 일들을 간단히 적어보도록 한다. 추후 이 브런치를 돌아보며, "예전의 나, 참 귀여웠네."라고 말할 날을 상상하며.




A. 사이드 허슬


1) 네이버 스마트 스토어 + 쿠팡

: 앞서 언급한 대로, 스마트 스토어와 쿠팡을 함께 운영 중에 있으며, 사실 커머스에 무리해서 시간을 쓰고 있지는 않다. 커머스 비즈니스는 명확한 장단점이 있는데, 단점 중 하나는 캐시 플로우이다. 월 매출이 1,000만 원이라면, 캐시를 1,000만 원은 가지고 있어야 안정적으로 커머스가 운영될 수 있다는 말도 있듯, 먼저 돈을 들여 제품을 판매하면, 한참 후에야 판매에 대한 금액이 입금되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커머스만의 재미와 다른 비즈니스와의 연결성이 있어 계속해서 커머스는 무리하지 않는 선에서 확장하려고 한다. Shopee, Etsy 등의 해외 커머스도 살짝 손을 대보았으나 생각보다는 품이 많이 들어, 일단은 스마트 스토어와 쿠팡의 매출 규모를 지난 브런치에서 언급한 것처럼 파워 등급(판매액 800만 원~4,000만 원) 선으로 맞춰보는 것이 하반기 목표이다.

3달에 1번 발주를 넣다, 이재는 1달에 2번 발주를 넣는 형태가 되었다.




2) 네이버 블로그 + [유튜브] + [브런치]

: 올해 안에 유튜브 영상 30개 정도를 올리는 것을 목표로 '영어 동화 읽어주기' 유튜브를 기획 중에 있다. STEP 1에서 번역 공부를 안 했다면, 그리고 자란다를 안 하고 있다면 연결시키지 못했을 새로운 사이드 허슬이다.

마이크를 구매해서 여러 번 녹음을 시도해보고 있다.


또한, STEP 3에 새로 도전한 콘텐츠는 다름 아닌 바로 지금 쓰고 있는 '브런치'인데, 네이버 블로그보다 훨씬 내용을 정제해서 써야 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 기존에는 시도하지 못했었다. 그런데, 이제는 브런치도 도전해볼 만한 용기와 아이디어가 생겨서 한 달에 2번 정도는 브런치를 쓸 예정이니, 많은 분들의 관심과 사랑 부탁드립니다.



3) 자란다 + [놀이의 발견] + [영어 놀이 / 독서 교육]

: 기존에 하던 자란다에서 '선생님'으로서의 적성을 발견하고, 새로운 플랫폼인 '놀이의 발견'에도 도전하고 있다. '놀이의 발견'은 어찌 보면 어린이계의 클래스 101인데, 자란다는 대부분 자란다가 정해둔 시급에 맞춰 진행이 된다면, '놀이의 발견'은 선생님이 만든 커리큘럼과 가격에 맞춰 진행이 된다. 이제는 정말 '영업(Sales)'의 영역에까지 들어온 셈이다.


그리고, 어떠한 교육 플랫폼에도 의존하지 않고 직접 커리큘럼을 만들어 소통하고 교육하는 카페와 블로그도 준비 중에 있다. 이는 굉장히 장기적인 계획이기 때문에 조급하게 생각하지 않고, 한 걸음 한 걸음 발전시켜 나아갈 생각이다.



4) 비즈니스 컨설팅

: 퇴사를 하고, 많은 친구들이 내게 권유했던 프리랜서 영역 중 하나가 '비즈니스 컨설팅'이었다. 스마트 스토어, 와디즈, 커머스 물류, CS, 블로그 마케팅, 퍼포먼스 마케팅 등 다양한 분야에 경험이 있는 걸 너무나도 잘 알기 때문에, 그런 업무를 돕고 컨설팅하며 일을 하는 게 어떨지 제안했었다. 그러나 처음 백수생활을 시작했을 당시에는, 나를 알리고 내 지식을 세일즈 하는 것에 큰 자신감이 없었다.


STEP 3의 단계까지 오면서 이것저것 경험하다 보니, 자신감이 조금씩 생기기 시작하며 '이런 업무도 가능하겠다.' 생각했던 바로 이때, 예전에 애니맨에서 알게 됐던 대표님께서 스마트 스토어 관련 업무를 맡겨주셨고, 또 다른 대표님들도 지인을 통해 커머스 관련 컨설팅과 리서치를 요청 주시기 시작했다. 처음으로 비즈니스 컨설팅 업무를 해보면서, 내가 준비해고 정리해두어야 하는 부분이 무엇인지, 일을 어떻게 하면 될지 조금씩 가닥이 잡히기 시작했다.


곧 비즈니스 컨설팅을 위한 내 포트폴리오를 확인할 수 있는 페이지를 만들 예정이고, 아직까지 차마 수정하지 못했던 LinkedIn도 수정하여 컨설팅/리서치 업무 요청을 받을 예정이다. (이 또한,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만족해주시면 제가 더 감사합니다.



6) 크몽 전자책

: 크몽 전자책도 비즈니스 컨설팅과 같은 맥락으로 자신감이 부족해서 시작하지 못했던 일인데, 비즈니스 컨설팅을 맡아서 진행해보면서 전자책도 쓸만한 용기가 생겼다. 얼마 전, 전자책 관련 참고 자료에 펀딩을 해두었으니, 이를 바탕으로 전자책에 대해 빠르게 공부해보고, 상반기 내로 전자책 하나를 업로딩 해보는 것이 목표이다.


전자책 공부도 시작하려, 와디즈에서 펀딩을 했다.





B. 타이탄의 도구 모으기


1) Craft Playground

: 친구의 소개로 알게 된 프로그램인데, Craft라는 iOS 개발 언어를 배우는 게임이다. 재미있게 한 탄씩 깨면서 할 수 있는 게임인데, 최근에 시작하게 되었다. 6개월 간 꾸준히 해보면 분명 새로운 관점이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시작하게 되었다.


아직은 레벨 1인 Craft Playgrounds. 심심할 때 하면 게임하는 것 같고 나름 재밌다.


 



나의 7개월 간의 자발적 백수 생활 속 '업무' 여정을 아래의 표로 정리해보았다. 무엇을 새로 시도해보기도 하고, 그만하기도 하고, 발전시키기도 하면서 나만의 방향성을 만들어가고 있다. 이 과정에서 2개 이상의 점들이 연결되는 현상을 종종 경험했고, 작은 성과를 만들어가면서 단단해지는 나를 발견했다. 그럼에도, 인간인지라 아직까지도 불안한 마음이 문득 찾아오는 날도 있다. 그러나, 불안한 마음도 너무나 당연한 인생의 '과정' 아닐까.


열심히, 한 단계, 한 단계 만들어 가고 있다.



마지막으로, "나 지금 뭐 하고 있는 거지? 나는 좋아하는 것도, 잘하는 것도 없는 것 같아."라고 생각하는 분들을 위한 몇 줄을 남겨두겠다.


"자기 자리를 찾아가는 것, 꿈을 이뤄가는 것은 눈덩이를 굴리는 것과 같아요. 작은 단계들을 하나하나 끈기 있게 거치면 어느새 크게 불어나 있지요."

"자기 안에 잠자고 있는 창의성을 깨우려면 불편한 일, 해보지 않은 일, 잘 못하는 일, 위험을 감수해야 하는 일에 뛰어들어야 해요. 편한 게 늘 좋은 건 아니랍니다. 편안함 안에서는 세상을 보는 다른 관점을 얻을 수가 없어요."

"성숙해지려면 시간을 써야 해요. 생각할 시간을 허락하지도 않고 꿈을 찾으라는 건 말이 안 되는 일이죠."

- <유럽의 그림책 작가들에게 묻다> 중


누구나 길을 찾는 데는 시간이 걸리는 것이고, 조금씩 무언가를 만들어가다 보면 진정한 '나'에 가까워지는 길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아직까지는 매우 짧고, 서툴기만 한 나의 7개월 간의 백수 이야기가 여러분들께 작게나마 위로와 용기의 사례가 되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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