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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윤지 Jun 10. 2022

마음에 시를 지니고 사는 사람


마음에 시를 지니고 사는 사람은

가슴에 꽃을 꽂고 사는 사람입니다.


초등학교 2학년 동아문화센터에서 시낭송을 배우면서 말을 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을 처음 느꼈습니다. 당시 제가 시낭송을 좋아했던 이유는 제가 낭송하는 모습을 보면서 어머니께서 너무나 기뻐하셨기 때문입니다.


선생님과 어머니의 용기 어린 찬사에 그것을 진짜로 믿고..^^ 마치 플라시보 효과처럼 제가 말을 잘한다고 생각하며 아나운서를 꿈꾸게 된 계기가 되었습니다.


선생님께서는 시를 암송하는 과제를 주셨습니다. 덕분에 저도 모르게 이 시들은 어린 시절부터 제 안에 자연스럽게 자리하습니다.


윤동주 시인의 '새로운 길'은 암송할 때마다 그 생명력에 가슴이 뜁니다. 깊은 곳에서부터 강렬한 힘을 주는 이 시는 삶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나의 길은 언제나 새로운 길,

오늘도... 내일도...


내를 건너서 숲으로

고개를 넘어서 마을로.


민들레가 피고 까치가 날고, 아가씨가 지나고 바람이 일어도 나의 길은 어제도 오늘도 언제나 새로운 길이라는 윤동주 시인의 목소리가 따스이 다가옵니다.


김광섭 시인의 저녁에 라는 시도 좋아하는데요. 어린 시절부터 별을 바라볼 때면 시구가 늘 곁에 함께하는  했니다.


저렇게 많은 중에서

별 하나가 나를 내려다본다.

이렇게 많은 사람 중에서

그 별 하나를 쳐다본다.


이렇게 정다운 

너 하나 나 하나는

어디서 무엇이 되어

다시 만나랴.


이종기 시인의 약속은

어머니께서 들어도 들어도 행복해하셨던 시였습니다. 마지막 가시던 길에 이 시 하나를 품고 불어오는 바람에 낭송드렸던.. 기억이 리합니다.


아늑한 꽃밭과 같은 어머니께서

손수 뿌린 한 알의 꽃씨

바르게 자라

한껏 피기를 약속합니다.


마음에 시를 지니고 사는 사람은

가슴에 꽃을 꽂고 사는 사람이란

표지의 글에 미소를 지어봅니다.


책이 가득한 벽 한편이

꽃송이 가득한 화원으로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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