침묵의 배려

아이에게 배우는 엄마

by 이윤지

아침에 아이를 차에 태워 어린이집에 데려다준다.
잠에 빠진 아이를 조심스레 깨워 뭐라도 먹이고 차에 태우면
매일이 시간에 쫓기는 것 같다.

운전하면서 아이에게 말을 많이 건다.
격앙된 목소리로 옆에 지나가는 자동차 이름을 말하기도 하고
"오늘 잘하고 올 수 있어요~?" 하면서
"네!"한마디를 유도한다.
대답을 하면 물개 박수를 친다.
느닷없이 "파이팅!" 하며 기합을 넣어주기도 한다.

빨간불 신호가 되면 휴대폰으로 아이가 좋아할 만한 음악을 틀어준다.
노래가 흘러나오면 나는
크게 따라 부르기도 하고 중간중간 아이 쪽을 바라보면서
덩실덩실 춤도 춘다.

지나가던 운전자가 보았다면
'저 사람 왜 저러지?' 했을지도 모른다.

멍하니 있던 아이도 내가 재롱을 부리면
한번씩 웃어준다.
"네!" 하고 씩씩하게 대답도 하고
자동차 이름을 신나게 말하며 발구름도 한다.

오늘은 애석하게도 휴대폰이 가방 속에 있었다.
꺼내면 되지만 상황이 여의치 않았다.
조용한 침묵이 계속되자 나도 모르게 운전하면서 생각에 빠졌다.
그러다 빨간불을 보자
'아 맞다!' 하며 노래라도 틀어볼까 가방 쪽에 손을 내밀었다.
그러다 뒷좌석을 바라보았는데,


아이는 자고 있었다.
곤히 잠들어 있었다.


사실 그동안 아이는 가면서 쉬고 싶었던 건 아닐까?
피곤한 중에 조금이라도 눈 붙이면 원생활이 더 낫지 않았을까.

미안한 마음이 들었다.

사실 나는 고요함을 좋아한다.
한바탕 시끌벅적 시간을 보낸 뒤에는
침묵의 시간을 통해 충전한다.

그런데 그러다가도 누군가만 만나면,
침묵을 참지 못하고 자꾸 뭔가를 하려 한다.
안부라도 건네고
대화 중 조금이라도 조용해지면
재미있는 말이라도 꺼내 상대방을 껄껄 웃게 한다.

사실은 상대방도 쉼표가 필요했던 건 아닐까.
침묵도 배려가 된다는 것을
고요히 잠든 아이에게 배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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